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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니다가 학교로 돌아 왔을 때, 제일 불편했던 일 중 하나는 같은 과 친구들이 이메일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직장에서 의사소통은 ① 회의 ② 메신저 ③ 이메일 ④ 전화 통화- 이 4가지로 거의 처리했었기에, 이런 의사소통 방법을 모른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물론, 학생들은 학생들만의 의사 소통 방법이 따로 있더군요. 🙂 주로 ① 문자 메세지 ② 메신저 ③ 전화 통화 ④ 인터넷 커뮤니티-를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적응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_-;;; (그러니까, 커뮤니티(홈페이지)에 들리지 않거나, 자주 문자나 전화를 주고 받지 않으면 정보에서 소외됩니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의 목적이 달라서 그런 것이겠지요. 학생들은 주로 친교나 정보 공유가 목적이라면, 직장인들은 업무상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요. 그래도 이메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레포트를 비롯, 말로 전달하기 힘든 긴 자료들, 중요한 자료들은 대부분 이메일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이메일-을 사용하는 방법은 알아도, 이메일을 사용하는 예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메일을 통한 소통은 ① 주고 받은 흔적이 남는다 ② 문서로 정리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③ 수신자가 수신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말이 아닌 글을 통한 의사소통 방법이기에, 잘 사용하지 않으면 많은 오해를 낳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메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이메일은 보통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용도로 사용됩니다.
- 자료 전달(레포트 제출, 원고 전달)
- 업무 요청(업무에 필요한 관련 사항을 요청하는 것, 도와 달라고 하는 것, 원고 청탁)
- 내용 전달(자신이 받은 메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 공유하는 것)
- 문의(확인이 필요하거나 잘 모르는 일에 대해 물어보거나 의견을 요청하는 것)
- 답장
- 안부 메세지(자신의 근황을 전달하거나 친구의 근황을 묻는 것)
- 홍보
이 가운데 7번은 사람들이 별로 안좋아하고, 6번은 아는 사람들끼리 사용하는 방법이니, 이를 제외하면 업무용으론 다섯가지 정도 쓰임새가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딱뿌러지게 용도가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내용을 전달하면서 근황을 묻는다던가, 답장을 하면서 자료 전달을 한다던가… 실제로는 조금 뒤섞여 사용되게 됩니다.
다만, 공적인 사안으로 이메일을 작성할 때, 개인적으로 유념하고 있는 몇가지 원칙들은 있습니다. 글로써 망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_-;;; 앞서 말했듯, 글로 하는 의사소통은 내용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해가 많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다음의 내용을 항상 확인하곤 합니다.
① 어떤 목적으로 쓴 메일인지가 분명할 것
이메일은 잡담이 아닙니다. 이 메일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가 항상 명백한게 좋습니다. 제안한다던지, 제안을 거절한다던지, 모르는게 무엇인지,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인지, 레포트 마감을 늦췄으면 좋겠는지…
② 오해가 없도록, 분명하게 쓸 것
목적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선, 역시 분명하게 쓰는 것이 낫습니다. “상황이 이렇고 저렇고 해서…” 중얼중얼 부언하기 보다는, 일단 첫문단에 “하겠다/말겠다/연기를 요청한다” 등등의 결론을 밝혀주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외로, 이메일 메시지를 잘못 확인해서 오해를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리뭉실한 문장은 두리뭉실하게(읽는 사람의 의도대로) 읽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③ 단순하게 쓸 것, 요약할 것
결국 목적을 분명하게 쓴 메일은, 짧고 단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메일은 가급적 2-3회 스크롤 이상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10문장 안쪽이어도 좋구요.
다만 이메일을 몇번씩 답장하거나 전달하다보면, 메일 제목에 re:re:re:re:re:re:re: 가 계속 붙거나 내용이 너무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땐 간단한 요약을 덧붙이는 것이 자신에게도, 글을 읽는 상대방에게도 이익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메일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며, 이 가운데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래서 어떤 내용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지” 정도로 요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④ 설득력 있도록 쓸 것
단순하고 분명한 내용이 담긴 메일은 당연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론만 달랑 담아서 보내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신이 판단 내린 것에 대한 근거와 참고할 자료들을 보여주세요.
⑤ 논리적일 것
결국 설득력이 있으려면, 짧은 문장안에 논리적인 이야기를 담아서 보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팩트가 아닌 ‘느낌’에 의존하는 메일의 내용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똑같은 팩트라도 잘못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사람에게 동의할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편지를 받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필요한 말만, 분명한 목적을 담아,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가 될 수 있겠네요.
이메일을 쓰기 전, 조심해야 할 것
그렇지만 이메일을 쓰는 사람도 사람인 법,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 그리고 그 기분은 싫든 좋든 이메일에 항상 반영되고는 합니다. ;ㅁ; …물론 받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아래와 같은 원칙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① 화가 났을 때는 메일을 보내지 말라
이게 제일 중요한데요… 예전에, 이메일로 서로 상처주고받은 적이 있었기에… 가급적 절대 -_-하지 않으려고는 일 중 하나입니다. 화가 났을 때는 이메일-_-을 보내지 마세요. 아무리 웃는 척 얘기해도, 결국 문장에 다 드러납니다. 게다가 십중팔구 둘 다 화나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② 쓸데 없는 농담, 특히 성적인 농담은 금물
친한 척 하려고 쓸데 없는 농담을 섞는 것도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적인 농담이나 자료들은 더 그렇습니다. 반면…-_-;;; 잘보이려고 이것저것 공치사 늘어놓는 것도 별로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③ 제목은 분명하게, 이모티콘은 피할 것
제발 제목만으로 이메일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세요…ㅜ_ㅜ 제목 카피를 잘 뽑는 것은 카피라이터나 블로거만이 하는 일이 아니랍니다.
더불어, 이모티콘 남발은 자제를… 특히 공식적인 문서에서는, 당연히 가볍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④ 편지로 불분명한 경우 전화를 할 것
편지 수신 확인이 안되어 있을 경우 마냥 기다리거나, 메일 내용이 불확실한데도 혼자 지래짐작으로 일을 처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화, 폼으로 있는 건 아니잖아요? 🙂
작은 일이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전화하셔도 좋습니다. 이메일-은 다양한 의사소통을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이메일에 너무 집착하진 마세요.
⑤ 수신인은 가급적 한 명에게, 가능하면 이름을 불러줄 것
여러명 -_-에게 보내는 동보 문자가 식상한 것처럼, 동보 메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 보내는지, 가급적 이름과 함께 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번 그럴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면, 본문에 원하는 회신의 형태도 알려주시면 더 좋구요.
⑥ 타인에게 해킹당해도 상관없는 선에서만
모든 이메일은 언제라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론… 타인에게 해킹당해도 상관없는 선까지만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 역시 마찬가지…겠죠?
⑦ 용량 큰 첨부파일, 많은 이미지를 넣지 말자
업무용 메일은 아웃룩이나 사내 웹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이야 메일용량이 많이 커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큰 첨부파일은, 부담스럽죠? 대부분의 웹메일에서 제공하는 대용량 첨부파일 서비스등을 이용해서 메일의 부피를 줄여주세요.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용량을 잡아먹거든요. 꼭 필요한 이미지(원고용 컷, 지도)만 쓰시는게 좋습니다.
그 밖에 쓰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었는데…까먹었네요. ㅜ_ㅜ 기억이 잘 안난다는… 그래도 이 정도의 규칙만 가지고 작성되도, 메일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는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아, 맞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받으면 꼭 답장하라! 입니다. 보통 받은 즉시 잘 받았다고 한 통, 24시간안에 사안에 대해 판단해서 Yes/ NO를 결정하는 한 통, 또는 그 안에 결정하지 못했으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편지를 한 통… 이런 식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받고 답장 없는 사람들, 정말…-_-;; 제일 밉거든요. 게다가 중간중간 전혀 연락 없다가 전화해 보면 ‘아 그거요? 안될 거 같아요- 바빠서요’ 이러시는 분들…. 완전히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거, 명심해 주세요. -_-++
좁은 세상, 착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 어디에서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르구요. 🙂 자- 그럼 모두모두 행복한(?) 이메일 라이프를 즐기세요~
이글……. 회사 메뉴얼로 만들어 놓고 싶네요 ㅎㅎ 가려운 곳을 벅벅 긁어주셨어요 ㅎㅎ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