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가 징계를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프레시안 기사 인용).
의견: (…) 윤리위원회는 판결의 폐지(removal)가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씨의 행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intact)는 점에 주목한다.
이 점에서 윤리위원회는 올림픽 관계자(party)의 행위가 윤리적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그 행위 자체의 범죄구성 여부와는 전적으로 다른 문제임을 상기한다. 동일한 행위라도 나라에 따라 형법상으로 처벌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위들은 윤리적으로 그릇된 것일 수 있다. (…)
이로 인해 IOC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IOC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항 번역).
오늘 IOC 이사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1. IOC 위원 이건희는 올림픽 헌장과 IOC 윤리강령에서 정한 윤리 원칙을 침범했다. 올림픽 운동의 평판을 더럽혔으며, 그 결과 올림픽헌장과 IOC윤리강령을 위반했다.
2. 올림픽헌장 23.1.1조에 따라 이건희에 대해 다음의 제재를 가한다.
a) 징계(a reprimand )
b) IOC 위원회에 참가할 권리를 5년 동안 주지 않는다.
…이건희가 받은 처벌은 제명을 제외하면 가장 강한 처벌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번 결정의 가장 중요 포인트는 IOC 위원 자격 회복. 이로 인해 IOC 회의에 참가할 수 있고, IOC 위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은 IOC 위원들의 표를 따는 -_-; 작업…
2. 배우 김민선(김규리로 개명)과 PD수첩 제작진이 광우병 관련 소송에서 이겼다고 합니다. (관련 링크) 미국 쇠고기 수입업체에서 김민선씨가 미니 홈피에 올린 글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기각 당했습니다. 애시당초 소송할 만한 사항이 아니었던 탓입니다.
…그렇지만 한 개인의 의견을 가지고 피해배상 소송-을 낼 수도 있다는, 어떤 공포 분위기 조성에는 성공했으니…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별로 손해본 장사가 아닐려나요. 반대로 발언이나 글을 쓸 때 조금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게 됐으니, 장기적으로 볼 땐 글 쓰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득이 될까요.
아무튼, 이미 연예인들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힘들어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3.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MBC 방문진의 간부진 결정 강행과, 이로 인한 엄기영 사장의 사퇴.
…정권의 방송 장악 작업이, 이로 인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참 신기하죠. 이렇게 대놓고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려하다니… 예전 국민은행 건도 그렇고, 이 정도로 대놓고 내 뜻대로 하겠다는 정권, 참 오랫만에 봅니다. KBS가 그랬고, YTN이 그랬고 EBS가 그랬듯이, 이제 MBC도 시사 비판 프로그램이 줄 폐지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MBC의 몇몇 프로그램은 매우 소중합니다. 무한도전도 그렇고, PD 수첩도 그랬고, 예전 MBC 느낌표! 도 그랬고… 이런 프로그램들은 분명, KBS나 SBS의 그릇에선 나오기 힘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아시겠지만 처음부터 이런 프로그램들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분명 예전에, 아주 장난 아닌 시절이 있었지요…
그 장난 아닌 시절로 다시 되돌아가려는 걸까요? 글쎄요. 가능은 하겠지요.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이미 자유를 맛본 사람들이, 다시 알아서 기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할 지는. 뭐, 언제나 그렇듯, 대답은 언제나 하나입니다.
기자든, PD든 정작 무서워해야 할 것은 정권의 탄압이나, 비이성적인 일부 집단의 광기어린 공격이 아니다. 직업인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을 지키지 못해 독자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는 일이다.
뭐 제가 한 말 아닙니다. 조선일보..-_-;가 한 말입니다. 틀린 말 아니지요. 공공성, 지켜주십시오.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 더 많이 만들어주세요. 위에서 아무리 기사 쓰지 말고 취재하지 말고 보도하지 말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라고 해도, 지켜주세요, 자신의 자존심을.
…기왕이면, 엘리트 의식은 좀 버려주시면 겸사겸사 고맙고요.
4. 그나저나, 내년부터 전기요금, 유가-환율에 연동해서..내야할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_-;
간단하게 말하면 현재는 ‘기본요금 + 전력량 요금’인데, 앞으로 ‘기본요금 + 전력량 요금 + 연료비 조정 요금’으로 개편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전기요금에도 유류할증료…를 내라는 거지요.
전기요금 계속 올리려고 호시탐탐 노리다가, 여론이 좋지 않아서 어쩌다 고민한… 정부의 획기적(?)인 노림수네요. 이미 “국내 도시가스요금ㆍ열요금ㆍ항공요금 등에는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 중”이라면서… 조만간 버스요금, 택시요금, 지하철요금…등도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간 환율이나 유가움직임에 서민경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을 텐데… 경제위기 한번 올때마다 가계가 휘청하게 생겼습니다.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교통비등은 공공요금의 성격이 짙습니다. 일상생활에 밀착히 연결되어 있기에, 누구나 안쓰고 살기는 어렵기에… 가격조정에 매우 신중해야 할텐데…
이런 식으로 처신하는 것을 보니, 매우 씁쓸해집니다. 이제 국민은 세계 경제 흐름까지 공부해야하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