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게임잡지 들춰보았더니..

얼마전 아미가-님에게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게 구종- 게임잡지들이 있는 것을 아시고는, 게임 잡지를 수집하신다며 혹시 보내주실수 없냐고 하시기에, 잡지 보내드리기 전에 몇 컷을 기념으로 찍었습니다. 진짜- 오랫만에 들춰봤는데… 역시 옛날 잡지를 보는 재미는 특별하네요. ^^

옛 추억도 새록새록 생각나고, 그때 살아가던 모습들도 떠오르고… 그때 같이 게임했던 친구들, 참 그 이후 다양하게 살아갔죠. 모 회사 온라인 게임 이사 됐던 녀석도 있고… 모 히트 게임 기획자로 일했던 녀석도 있고.. 게임 회사 차렸다가 망한 녀석도 있고… 지금은 모 전산원에서 팀장이 된 녀석도 있고…

20년 전 게임 잡지,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살짝 볼까요?

대한민국 최초(?)의 본격 게임잡지, 게임월드- 1990년 10월호입니다. 이때가 창간 2호인가, 3호인가 그랬던 것 같아요. 당시 게임월드의 창간은, 예전 보물섬(만화 전문 잡지)의 등장만큼이나 큰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가격은 무려 2000원! … 다른 잡지 가격의 절반-정도였답니다. 하기야..저때 아이큐 점프-같은 잡지 가격이었달까요… 드래곤볼이 유행하고, 슬램덩크가 사람 혼을 빼놓았던 시절.

당시 메가드라이브-는 삼성에서 슈퍼 겜보이-란 이름으로 수입했었습니다. 이때만해도 대기업(?)들이 정식으로 게임기를 수입하던 시절… 현대는 슈퍼 컴보이(슈퍼 패미컴), 삼성은 슈퍼 겜보이(메가 드라이브), 대우는 MSX(이건 자체 제작)와 재믹스, 금성(현재 LG)은…

당시 게임잡지 목차. 특이한 것은 신제품 소개?나 뉴스가 뒷쪽에 배치되었다는 것… 기획기사-게임분석, 이란 꽤나 다이렉트한 편집을 하고 있었네요. (실은 당시 컴퓨터 잡지들이 다들 그랬다는..)

소프트웨어 하우스들의 광고가 꽤 많이 실려있었습니다. 카피하우스-들이었죠. 회원제로 보통 운영되었는데, 입회비 받고, 카피료 받고 게임을 카피해 주던 회사들…

한때 게임 주변 기기 명가였던 재미나. 나중엔 직접 게임까지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아기공룡 둘리-를 여기서 만들었던 가요.. 기억이 가물가물-

최근 등장한 미래애셋의 증권거래 아이폰 앱-에서도 봤듯이, 최신 기술, 그것도 최신 통신 기술 도입에 있어서 증권 업계는 항상 선두를 달려왔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증권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은 업계의 욕망은 이때도 다르지 않았던 듯.

3D 화면에 대한 욕망도 이때부터 존재했었지요. 엄했던 닌텐도의 버츄얼 보이도 그렇고… 저 3D 입체 안경도 실제 써먹을 곳은 거의 없었던 소문이…

당시 컴퓨터에는, 뭐 하나를 하려면 모조리 주변기기를 사서 확장-해야만 했습니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머킹 보드나 애드립 카드, FM팩을, 팩 꼽는 곳을 늘리고 싶으면 확장슬롯을, 램을 늘리고 싶으면 확장 램카드를, IBM에 조이스틱을 연결하고 싶으면 조이스틱 카드를…

요즘은 메인보드 하나에 모두 통합되어 있죠…-_-;

언제나, 이런 기기들을 사는 이유는 ‘교육용’이란 명분이 붙어 있었습니다. 지금 PMP 인강…도 마찬가지지만. 교육용이란 명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교육용 프로그램. … 물론, 전시장 바깥에서 저 제품들이 돌아가는 것을 본 기억은 전무하다는…

당시 최고 인기 게임중 하나였던 자낙 엑설런트.

배트맨- 게임 화면. … 게임 화면에 대한 설명이 매우… 건전합니다. -_-;

당시 게임들은 이 정도 그래픽…이었다고나 할까요. 패미컴용 슈퍼 혼두라- 게임 화면입니다.

역시 당시 최고 인기작중 하나였던 페르시아의 왕자.

당시 게임 분석에는, 이런 패스워드표가 붙어 있는 것이…. 일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이런 잡지 없겟지만.. 프로그램- 배우는 코너를 연재하기도 했답니다. … DOS도 아니고 무려 GW 베이직.

당시엔 지금 인터넷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잡지를 통해서 해결하곤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달에 한번씩만 업데이트되는 게시판-이라고나 할까요. ….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엽서를 써서 보내곤 했습니다.

물물거래도 잡지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 전화번호와 주소를 다 까는 -_-; 황당한 일을 공개적으로 하는 거였지만… 별 문제 없었던 듯…. (저때는 휴대폰은 아무나 못쓰는 기계였어요…)

그러니까… 집으로 전화 걸어서, 누구 바꿔달라고 하고, 잡지에서 보고 전화했는데 게임 교환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만나야만 했던 거죠.

뉴스는 이때까진 뒷편에. 사진은 무려, 테트리스를 개발한 러시아의 개발자. 80년대 반포된(?) 테트리스는… 한때 소련이 미국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병기-라는 농담이 퍼지기도 했었지요.

전설의 게임 화랑의 검. 얼마 전에 롬이 덤프되었다는 소식을 게이머즈에서 본 것 같습니다.

당시 게임 시세. 20년전에 3만원 정도였으니… 그때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지요.

대우에서 만든 워드 프로세서(워드 전용기) 수퍼르모. 나중에 르모2던가…를 써서 작업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때 가입했던 만화 동호회 있었는데, 책 한 권 만들려고 식자를 워드로 종이에 타이핑, 오려 붙였다지요… (지금도 그런 가요?) …가격은 무려 160만원. 당시 중고차 한대값…

역시 전설의 유아 교육용 컴퓨터, 코보. 이때 이후로 비슷한 시도, 한국에서 이뤄진 적이 있는 지는 모르겠네요. … 실은 MSX 재고 처리용이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최초(?)의 유료 상업망 서비스, 천리안의 전신이었던 PC-serve. 저때만 해도, 무려 분당 요금제-_-을 받아챙겨드셨습니다. 1년 무료 이후 바로 유료화했는데, 사람들 반발이 장난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통신망 이용하던 사람들이 몇백~1,2천명 정도라서.. 힘은 없었다는…

지금은 지스타-가 있지만, 그때도 게임 전시회…는 있었습니다. 이름은 무려 학습지능개발제품 및 게임기기 전시회…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 되버렸네요. 어떤 분은 이 글을 읽으면서, ‘그때 나는 우주의 먼지였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응?) 그렇지만 인생은 기다리지 않아도 다가오는 법.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선 우주의 먼지…(응응?)들이 다시 생명으로 태어나고 있을 텐데요.

그냥, 기념 삼아 한번 남겨둡니다. … 사실 저때는, 게임 하지도 못하면서 게임 잡지만 읽으며 만족하던 시절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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