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학생 폭행 치사 사건에 대한 정리

인터넷에는 오랫동안 떠다니는 괴담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 가운데 몇 가지는 완전히 거짓이고, 몇 가지 이야기는 상당히 철지난(특히 수혈 요청 메세지) 이야기지만, 몇 가지 이야기는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서해교전 당시 사망 병사의 동생이 쓴 글이라고 올려진 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사를 해보니 그 병사에겐 동생이 없었습니다. 반면 지난 아프간 피랍 사건 당시 피랍자들의 행적-이란 글이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당시 피랍자들과 직접 관계된 내용은 아니었으나, 그동안 아프간 선교를 위해 몇몇 교회에서 행했던 일들이 짜집기되어 만들어진 글이었습니다.

이번에 네이버 ‘귀신아 싸우자 – 빵셔틀‘ 편 때문에 다시 화제가 된 ‘부산 중학생 폭행 치사 사건’, 또는 최 모군 사건 역시 비슷한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언급된 글들은 대부분 어떤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몇 가지 근거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지만, 실제론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취사 선택된 사실이 특정 결론을 향해 짜집기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공평무사한 글이란 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글이 실제 진실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그저, 주어진 자료를 정리해서 모아놓은 글에 불과합니다.
■ 부산 중학생 폭행 치사 사건에 대한 정리

2005년 10월 1일 : 부산 개성 중학교에서 동급생에 의한 폭행 치사 사건 발생. 가해자 최원의, 피해자 홍성인. 

사건 원인 – 홍 모군이 다른 친구에게 던진 책이 최 모군에게 부딪혀 발생(KBS 취재(!#1#!)), 두 사람이 같이 책을 읽다가 홍 모군이 책장을 빨리 넘기다 시비가 붙어서(경찰(!#2#!))

사건 내용 – 최 모군이 홍 모군에게 자신에게 책을 던진 이유를 말하라고 함. 최 모군은 학급 부반장. 싸움 잘함. 이에 (겁에 질린) 홍 모군 대답 못함. 대답 못하자 폭행. 의자로도 때림(일방적 폭행으로 보임). 동맥 파열로 뇌출혈 발생, 의식 잃음(KBS 취재). 양호 교사 응급 처치 후 응급차로 병원 이송(학교측 주장). 병원 도착시 이미 소생 불가능(자가 호흡 불가능) 상태.

2005년 10월 5일 : 홍 모군 사망. ‘H군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란 글이 인터넷에 올라옴(!#3#!). 올린 이는 피해자의 고종사촌 누나. 내용은 홍 모군 어머니가 구술한 내용. 인터넷 확산. (!#4#!) 최모군 구속.

2005년 10월 5일~ 11일 : 담임 교사가 최 군을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 최 군의 부모는 재력가다.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를 매수했다. 2년 6개월을 선고 받은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라는 등의 억측 확산. 학교측 네이버, 다음 등에 학교 이름 및 당사자 이름 금칙어 설정, 관련 댓글 제한 요청(!#5#!) : 이때는 재판 이전 상황. 실제로 위 글은 대부분 경찰의 !#6#! 씌여짐.

* 최모군집은 재력가는 아니라고. 학교 운영위원회 위원도 임원도 아니라고. (학교측 주장, !#7#!) 담임 선생이 올렸다는 글은 장례식장에 갔다온 홍 군의 친구가 올린 글에 나오는 ‘선생님들이 최 모군 두둔’이라는 글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됨(!#8#!)

2005년 10월 7일 : 홍모군 장례식.

2005년 10월 8일 : 담인 선생글이라고 올라온 글에 대한 학교측 해명 발표. ‘해당 글은 누군가가 담임 선생을 가장하여 쓴 글'(!#9#!) : 실제로 담임 선생의 글일 가능성 낮음.

2005년 10월 11일 : 최 모군 검찰 송치(구속. 그동안은 불구속 조사. !#10#!) / 홍군 아버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학원 폭력 근절 캠페인에 나설 뜻 밝혀(!#11#!). KBS 뉴스에 사건 보도(!#12#!)

* 이때부터 계속 홍군 아버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을 만든 교육 당국의 책임있는 사과입니다. 홍성인 군의 아버지가 장례식 이후 올린 글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13#!

2005년 10월 15일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결핍이 부른 범죄의 늪 – 아동 범죄자’편 방영.

2005년 10월 16일 : 홍모군을 위한 1차 촛불 집회 개최(!#14#!)

2005년 10월 18일 : SBS 프로그램에 나온 한 초등학교 교사의 최모군 두둔 발언에 분노, 홍모군 아버지 1인 시위(출처).

2005년 10월 19일 : SBS 에서 당시 보고 경위와 상황 설명. “담당 PD에 따르면 K교사는 SBS의 취재 당시 “홍군과 C군은 친구였고 초등학교를 다닐 때 C군이 상을 받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학생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K교사의 발언 중 C군의 성장기 부분을 중심으로 방송이 나가고 ‘지금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한 부분은 방송되지 않았다는 것

2005년 10월 22일 :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네티즌 연대’에서 주최한 촛불집회 부산 서면에서 개최. 홍군 아버지도 참여.(!#15#!)

2005년 11월 1일 : 최모군 가족과 홍모군 가족 합의. 최모군 보석으로 석방.(!#16#!)

2005년 11월 2일 :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들, 교육인적자원부 앞에서 1인 시위(!#17#!)

2005년 12월 3일 : 최모군 소년부 송치 결정(!#18#!)

2007년 2월 22일 : 홍군 아버지 홍군 동급생들의 졸업식 참여(!#19#!)

2007년 7월 3일 : 홍군 아버지 교육청 상대 손해배상청구 기각. 홍모군 측에서 가해자 부모와 부산시 교육청을 상대로 손배해상 청구 소송을 내서, 1심 재판부는 가해자 부모에서 1억 1천만원 손해배상 판결. 이날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판결은 부산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 (!#20#!)

2009년 9월 28일 : 사건 가해자 최모군이 연세대 의대 수시 전형에 지원했다는 소식 유포. 루머로 확인(!#21#!)

2010년 1월 13일 : 싸이월드 홍모군 추모 카페에 관련 정리글 올라옴(!#22#!)

한 사람이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 분량입니다. 여기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모군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결을 받았는지 : 소년부 송치 이후 판결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2년 소년원 수감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이 역시 추측에 불과합니다. 소년부 판결 내용은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원래 접근이 어렵습니다.
  • 버디버디 홈피 메세지의 진위 여부
버디버디 메세지의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것은, 실은 이 문제는 문제의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태도 문제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정과는 달리, 이 사건은 처음부터 누군가가 은폐를 시도한 사건이 아닙니다.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고, 가해자가 처음부터 자신의 가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 발생 당시 네티즌들의 정서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이전 개똥녀 사건을 비롯해, 개인 정보가 퍼날라지는 게시물은 원래부터 블라인드 처리 되었습니다.
사건 초기에 나돌았던 이야기중 많은 부분은, 일종의 허위정보고 루머였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루머를 믿었고, 지금도 그 루머가 사실인듯 믿고 있습니다. 사실은 사라지고 루머만 남습니다. 그리고 그 루머만 남게되는 배경에는, 사건 이후 가해자와 그 친구들이 보여줬다는 태도… 그리고 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짐작되는 미니홈피 글과 메신저 대화명 때문입니다.
….반성 없음, 비판 상대에 대한 경멸.
그렇지만 그에 대한 진실은 확인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제 친구의 말이지만, 그 미니 홈피에 남겨진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우선 받아야 합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리 사회, 또는 대부분의 인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하나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랄까요. 그것은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과 적개심입니다. 한 편으론 그런 것을 가지길 바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그런 것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 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분노합니다.
… 하지만 슬픈 것은, 그러면서 알게 되는 것이, 결국, 우리들 하나 하나는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일 뿐라는, 또 다른 도돌이표에 불과하기 때문이겠지요.
이제와서 다시, 홍 군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아직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을, 아직 작고 여린 학생들에게도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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