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청룡언월도와 적토마가 있었다 한들 관우가 될 수는 없는 법이고, 관우가 장팔사모를 든다고 한들 어울렸을 것이며, 장비가 엑스칼리버를 든다고 왕이 되었겠습니까.
이와 유사한 논쟁은 아침밥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깔끔하고 간편하지만 맛이 한정적인 ‘콘푸레이크’를 먹을 것인가, 다양한 반찬과 국과 밥을 먹을 수 있고, 개개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가능하지만 , 귀찮고 준비할 것이 많은 ‘한국식 아침밥’을 먹을 것인가-라고요.
외국인 친구에게 콘푸레이크 줬더니 바로 잘만 먹더라, 한국식 아침밥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몰라 난감해 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 콘푸레이크가 최고다-라고 할 수도 있고, 주어진 것만 먹는 콘푸레이크가 뭐가 맛있냐, 그거 먹는 사람 얼마나 되냐, 자고로 밥이랑 국이랑 반찬 없으면 식사가 아닌 것 아니냐-할 수도 있겠지만-
…정답은, 다들 아시겠지만, 주어진 상황에 맞게 알아서 골라 먹으면 됩니다. 둘 다 싫으면 빵을 먹든 굶든 칼로리 발란스를 먹든 해도 되는 거구요. 따라서 ‘오늘 아침, 이런 것을 먹으면 어떨까-‘, ‘입맛 없는 여름을 위한 시원한 아침 제안’ 같은 거야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콘프로스트를 먹어야 당신 아침 스타일이 산다’, ‘반찬도 없으면서 아침식사라고?’하는 논쟁은 좀 이상하잖아요-
그냥 자기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 쓰세요. 근데 그게 누구보다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내 눈에는 내 고양이가 제일 예쁘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내 고양이가 제일 예쁘니 너희들 열폭하셈”하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인 것처럼. 도구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매겨지는 거지, 좋은 칼 들고 있다고 최강의 무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NASA의 우주 왕복선엔 아직도 XT, AT급 CPU가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i7 CPU가 달린 컴퓨터 가지고 싸이질이나 한다고 뭐라할 수 없는 것처럼. 맥북 프로를 가지고 트위터 전용 머신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PS3나 Xbox360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 많은 머신을 선택해서 즐기면 되는 것처럼.
서로 장단점은 있겠지만, 자기한테 잘맞는 도구를 고르고, 그 사용법을 익히고, 그냥 편하게 사용하면 되는 겁니다. 안 그런가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