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라이브 TV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응? 원래 TV는 생방송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TV는 생방송입니다. 하지만 TV 수상기가 있는 장소에 묶여 있었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DMB 방송이 보급되었지만, 부족한 채널 + 열악한 화질 + 사업모델 부재…라는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해서 허덕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 물론, 대신 공짜-라는 최고의 장점은 있었지만요.
그런데 이제, TV가 TV 수상기에서 해방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라도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어디서나 라이브 TV(Anywhere Live TV)’,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혁명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까지 오프라인(?)에 잡혀있었던 TV 생방송이 디지털 기기로 넘어오는 것. 그것은 아날로그 미디어의 완전한 세대 교체., 다시 말해 거의 모든 미디어 포맷을 디지털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티빙, 라이브 TV 서비스의 가장 최선두에 서다
사실 기술로만 따지면 애저녁에 서비스가 가능했습니다. 이미 여러 방송사에서 실시간 웹방송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 생방송을 즐긴다는 것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을 비롯해, 이해 관계자들이 풀어야할 온갖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벤처 기업은 애시당초 뛰어들 수도 없는 사업이었죠.
대신 생방송을 보길 원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대안을 찾았습니다. 외장형 튜너를 달기도 하고, 아날로그 방송을 무선으로 바꿔 전송하는 기술을 쓰기도 하고, TV 화면을 인터넷 생방송 등을 통해 중계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불법으로 남의 방송 스트리밍 주소를 채가서 보여주는 앱을 팔아먹는 사람까지 생겼습니다.
…본방 사수를 하고 싶다는 마음, 친구들과 함께 같은 방송을 보며 즐기고 싶다는 마음은 다들 비슷했으니까요.
하지만 아직 라이브 TV 서비스는 이제 막 첫걸음을 땐 아기와 같아서 불안불안하기만 합니다. 나라마다 다들 사정이 달라서 일괄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나라에선 콘텐츠를 수급못해 ‘텅빈 서비스’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한 케이블 방송사는 자사 고객들에게 모바일 앱을 제공했다가 이에 반대하는 콘텐츠 회사들이 프로그램 채널을 통째로 빼버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티빙은, 어쩌면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자국에서 방송되는 대다수의 채널을 공식적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일 겁니다. 그리고 티빙 아이패드 앱은, 스마트폰용 앱과는 다르게 티빙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대다수의 채널을 꽤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앱입니다.
진짜, 아이패드가 TV로 바뀐다.
너무 거창하게 얘기하는 것 아니냐-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진짜 그렇습니다. 아이패드에서 티빙을 켜놓고 있으면 옆에 진짜 TV를 한대 가져다 놓고 보는 기분입니다. 예전 티빙 1.0 보다 미려해진 UI, 아이패드 전용 독에 꽂고도 시청 가능한 편리한 UI, 8개 이상의 무료 채널 및 다양한 무료 VOD, 120여개의 방송 채널은 오히려, 그냥 공중파만 수신할 수 있는 저희 집 마루의 TV 보다 낫습니다. –_-; (…말해놓고 보니 뭔가 슬프네요)
▲ 다양한 채널을 제공하는 티빙 아이패드앱
화질도 깨끗한 편이고, 와이파이 상태에서는 쾌적하게 잘 나오는 편에 속합니다. SBS와 KBS 1, 2를 비롯, EBS와 OBS등 MBC를 제외한 공중파 채널은 다 나옵니다. tvN, Mnet 등 CJ E&M 계열의 채널들은 거의 다 들어와 있는데다, 대부분 VOD로도 제공됩니다. 제공되는 채널의 80% 정도는 3G 상태에서도 시청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시청 방법도 정말 간단.
앱을 실행시키고, 원하는 채널을 클릭하면 끝.
…아이러니 하지만 PC에서 티빙을 이용하는 것보다 아이패드 앱에서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간편합니다. CNN 등을 비롯한 영어, 독어, 힌디어 등의 원어 방송이 편성되어 있는 것과 채널 막돼먹은 영애씨나 채널 슈퍼스타K 등, 다른 TV 플랫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용 채널이 편성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네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바둑 TV를 밖에서도 볼 수 있다고 좋아하셨습니다만… (누가 볼까 했는데, 의외로 매니아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 책상 옆에 놓고 있으면 그냥 TV 보는 기분
▲ 슬프지만, 혼자 밥 먹을 때에도 좋은 벗이 되어줍니다..ㅜ_ㅜ
티빙, 모자란 2%를 채워가길 바라며
물론 이런 티빙 아이패드 앱에도 모자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눈 크게 뜨고 찾아보면 꽤 많이 보일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유료라서 그렇다구요? 아뇨, 제 짧은 생각이지만 유료는 별로 단점이 아닙니다. (응?) 무료로 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당하느니 차라리 유료로 더 많이 얻어가는 것을, 저는 택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첫 화면에는 VOD 보다는 마이채널-목록이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VOD는 그 보다 하단이나 중단, 또는 상단 프로그램중 하나로 빼구요. 마이 채널을 클릭하려면 꼭 편성표-마이채널을 눌러야 한다거나 실시간 TV-마이채널을 눌러야 하는 등, 터치가 몇 번 더 늘어나는 것도 조금 그렇습니다. VOD에 볼만한 영화들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구요. 기왕이면 무료 VOD도 (응?)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요. (아, 이번에 티빙 2.0이니, 두번째로 뜨는 건가요… ^^)
생각 이상으로 보수적인 미디어 업계에서, 솔직히 이 정도 채널을 확보하고 앱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놀랐습니다. 처음 티빙 2.0을 런칭했을 때는 참… 아쉬운 것도 많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보여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이 기세 놓치지 말고, 계속 쭈욱- 지금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하나, “돈 낸 것이 아깝지 않은 서비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