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뭘까, 이런 것이 정말 팔릴까? 싶은 물건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오쿠타 하토 모쿠(OQTA HATO もく)도 그런 시계입니다. ‘하트 클럭’ 시리즈 시계로, 스마트폰 앱을 터치하면 … 뻐꾸기 시계에서 뻐꾸기가 뻐꾹하고 웁니다. 이게 전부. 이 기능 밖에 없는 시계가 약 3만 5천엔.
…대체 뭐냐 너…
가끔 일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겠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는데, 다른 신문에 올라온 기사가 보입니다. 음, 옥타의 CPO… 치프 필로소피 오피서… 최고 철학 책임자…-_-; 타카하시가 언론과 나눈 인터뷰입니다. 원래 반다이에서 개그 장난감을 만들다가 나와서, 보드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차려서 게임 몇 개를 성공시키고, 친구 소개로 이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그가 들어간 회사가 바로, 이 시계를 만든 오쿠타(OQTA). IT가 아닌 ET, 감정 기술(?)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실은 이 시계도 그래서 만들어졌습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것은 ‘버튼을 누르면 뻐꾸기가 운다’라는 간단한 움직임 하나지만, 거기에 ‘내가 너를 생각할 때, 이 뻐꾸기가 운다’라는 의미를 집어 넣었습니다. 마치, 좋아하면 울리는… 그런 시계처럼요.
누군가 생각나면 누르세요. 뻐꾸기가 울거에요. 거기에 그 사람이 없어도.
소요 시간은 딱 1초. 그 정도면 됩니다. 상대방이 확인했는지 아닌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나는 부모에게 마음의 앙금이 있습니다. 부담없이 전화하기가 어려운 관계예요. 가끔 걱정돼서 전화를 하면, 반드시 싸우고 맙니다. … (어린 시절) 칭찬 받았던 기억은 거의 없고, 나쁜 일도 안했는데 혼난다고 느꼈습니다. 나를 미워해서가 아니란 것은 알아요. 하지만 내 안에 깊이 스며든 악감정은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 그런 내가, 이것을 사용해 부모와의 관계를 만약 개선할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인터뷰 중에서
누가 보냈는 지도 모릅니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의미로, 하루에라도 한번,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시키고, 버튼을 누르는 … 그 짧은 ‘의도적인 1초’ 니까요.
어딘가,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렵거든요. 부정당하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딱히 그 사람이 미운 것은 아닌데 말을 안하게 되는 일도 많죠. 알고보면 우리는 항상 서툰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죽어가도(?) 괜찮은 걸까요.
요시마 타이치라는 유품 정리인이 있습니다. 고독사 현장 등을 정리하는 사람이죠. 전에 그가 전에 쓴 책에서, 이렇게 적어 놓은 것을 봤습니다. 생각날 때 가끔, 부담 없이 안부를 물을/물어줄 사람 하나만 있어도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하고요. 물론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천천히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나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많이 줄어듭니다.
그런 사람들에겐, 이런 시계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나 대신 뻐꾸기…를 날려줄, 그런 시계가 말이죠. 나 지금, 당신 생각이 났어요- 당신 생각을 하고 있어요-하고. … 안 그런 분들,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가득한 분은 그냥 이 글을 지나가 주시면 되고요(웃음).
그나저나 그 1초를 만들기 위한 35만원짜리 시계라니, 여전히 일본인을 이해하긴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