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 대학교와 UCLA의 합동 연구 팀은 2014년 발표한 논문에서, 강의를 들으며 손으로 필기하는 학생들과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들 차이를 추적함으로써 학습과 비틀기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강의 내용을 손으로 필기하는 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것보다 더 힘들고 비효율적이다. … 쓰기가 타이핑보다 느리기 때문에 쓰기로는 타이핑과 또같은 수의 단어를 기록할 수 없다. … 하지만 두 대학의 합동 연구 팀은 두 집단의 시험 성적을 조사하고는 깜짝 놀랐다. 노트북을 사용한 학생들에 비해 손으로 필기한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기억하는 시험에서 두 배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손으로 쓸 때는 책에서 ‘비틀기’라고 부르는 것, 그러니까 주어진 정보를 가공해서 자기화하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손을 움직이는 행위가 기억에 더 도움이 된다- 뭐 이런 얘기가 아니라, 그냥 손이 느리기 때문이죠.
손이 느리니 강의 필기를 하려면 자기식으로 정리해서 요약하는 과정이 중간에 추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보가 머릿 속에 더 많이 기억됩니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친구와 얘기하면 더 기억에 잘 남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비틀기, 얻게된 정보를 자기화, 또는 자기식으로 정리하는 과정. 예전에 학교 다닐때, 시험 보기 전, 교과서를 보면서 연습장에 요약 노트를 만들며 공부했던 방법과 같더군요. 아무튼 지식 또는 정보는, 그렇게 비틀기를 해야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특히 무엇인 가를 배울 때는 반드시 필요한 방법이라고 하네요.
그나저나 이 책 ‘1등의 습관’, 제목을 왜 이렇게 잡았을까요. 저자가 ‘습관의 힘’을 썼던 사람이라 이렇게 붙인듯 한데, 덕분에 가볍게 생각하고 잡았다가 4시간을 보냈습니다. 왜 이리 길어…라고 생각하며 서지 정보 확인하니 488p. 하아.
원제는 더 똑똑하게, 더 빠르게, 더 낫게-입니다. 88 올림픽 슬로건 같은 제목이긴 한데, 크게는 ‘생각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이 가진 문제점을 알아야하며,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려줍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네요.
여러 다양한 사례들이 선보여서, 사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읽는 재미가 있을 거에요. 특히 콘텐츠를 창작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볼 만 합니다. 조직의 성공 요인은 개인이 아니라 문화라는 것, 현실에서 비롯된 상상력이 왜 중요한지, 조직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이 어떤 의미인지, 아무튼 여러 이유로 읽어볼만 합니다. 아, 미주까지 다 읽으시면 더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