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으며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지친 한 분은, 직접 다이얼식 휴대폰을 만들어 버립니다. 저스틴 하우트(Justine Haupt), 뉴욕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 천문 장비(an astronomy instrumentation) 엔지니어가 만든 언스마트폰, 로터리 휴대폰입니다.
만든 이유요? 당연히, 스마트폰이 싫어서…
이 폰은 기특하게도(?), 진짜 다이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양이 아니라 진짜 다이얼이라서, 번호 하나에 한 번씩 돌려야 합니다. 진~짜 느립니다. 작년에 한번 다이얼 전화기 만질 기회가 있었는데, 이거 속 터져서 못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분은 그걸 아예 휴대폰에 붙여 버렸어(-_-;;)
제작자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면, 자신은 문자 메시지도 받을 필요 없는, 진짜 ‘통화’만 되는 폰을 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폰이야 말로, 가장 완벽하게 쓸 수 있는 휴대폰이라고 합니다. 필요한 기능만, 딱, 완벽하게.
게다가 (제작자가 보기엔) 스마트폰보다 더 기능적입니다. 전화를 걸 때, 스마트폰은 키고-검색하고-누른 다음-통화를 합니다. 이 기기는 (아마도 외우고 있을) 번호를 돌리고-통화 합니다. 음, 이렇게 보니, 그럴듯한 주장인데요? 게다가 소중한 사람에게는 버튼 한 번으로 걸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언스마트폰에는 ‘방향성 안테나’로 바꿀 수 있는 안테나가 붙어 있습니다. 저기, 와이파이 공유기에 달린 안테나 같은 부품이죠. 당연히 이 안테나를 이용하면, 신호 강도가 스마트폰보다 강합니다. 슬라이드 스위치가 붙어 있어서 간단히 전화를 켜고 끌 수 있고, 얼마나 전파가 쎈지, 배터리가 남아있는 지를 알려주는 LED 인디케이터가 옆면에 있습니다.
… 음, 뭘까요. 이 분, 뼛속까지 공대인, 긱, 너드 같아 보이는 이 기분은….
그도 그럴 것이, 천문 관측용으로 쓰일, 세계에서 가장 큰 32억 화소 카메라 센서를 개발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그냥 취미로 작업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 좋은 것은, 이 제품을 키트로 만들어서 팔기로 결정했다는 사실. 현재는 3G 키트만 있고, 4G 키트도 올해 9월 나올 예정입니다. 메인보드는 90달러이고, 3D 프린터에서 막 뽑은 케이스는 50달러부터.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부품을 얼마든지 스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습니다.
.. 다만 다이얼은 직접 구해야 한다는 거…;; 키트 판매 페이지를 보시면, 관련 자료 역시 모두 공개되어 있으니, 직접 제작하셔도 됩니다. 어쨌든 참, 재미있는 세상이네요. 버튼식 전화기나 스마트폰이라면 모를까, 3G 다이얼 전화를 만들 날이 올거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