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인에게 배우는 자기 관리의 원칙

사람들은 왜 시간 관리, 자기 관리에 관심을 기울일까요? 어떤 사람은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도 대답합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일 속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죠.

그렇지만 어떻게 살아도 일은 끝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가 생깁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도대체 나는 왜 살고 있는 거지?”

…그래서 IMF 사태가 터지고 나자, 철학과 대학원의 경쟁률이 잠깐 올라갔었다죠. 사람들이 철학을 배우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람에 말입니다. 물론 결론은 중도 포기자 속출. 삶의 의미를 남에게 물어보고 싶다면, 그런 것은 ‘철학과’가 아니라 ‘철학관’에 가셔야 할 일. 애시당초 삶의 의미는, 자신이 찾는 것이지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삶의 의미는 정말 아무에게도 도움 받을 수 없는 걸까요?

많은 시간 관리를 다룬 책에서는 ‘자신의 사명’을 먼저 찾으라고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먼저 발견하라는 것이죠. 그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인생의 의미라고.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남의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희망을 말하는 것에 익숙해졌지, 자신이 진짜 무엇을 좋아하는 지 들여다 본 적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어릴적 꿈을 생각해 보세요. 판검사, 의사, 연예인, 사장, 작가… 지금 우리 모습과는, 굉장히 다르지 않나요? 🙂

 

 

고대 그리스인들에게서 배우는 자기 관리의 원칙

비밀을 하나 말씀 드릴까요?
실은 우리의 생활은, 우리 자신의 의지와는 크게 상관없이 굴러간답니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 역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항상 조정 받게 됩니다. 스케쥴을 아무리 잘 짜도 허사가 되는 것도, 다 다른 사람과 관계 속에 우리 삶이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전을 발견하고 할일 목록을 작성한 다음, 성과를 관리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바로, 생활의 리듬을 만드는 것,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
다시 말해, 삶을 미학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일입니다. 🙂

요즘 유행하는 것이 아닌, 아주 오래전 고대 그리스인들이 익히며 살아갔던 방법이기도 하고요. 고대 그리스인의 자기 관리라니… 조금 황당하게 여겨지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단 한번 들어볼까요?

진중권 선생님은 푸코의 말을 빌려, 그리스인들의 삶의 미학, 자기 배려의 방식을 다음의 4가지로 정리합니다.

  • 첫 번째는 양생술입니다. 말 그대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을 말합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죠.
  • 두 번째는 가정 관리술입니다.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가정 경제’의 개념에 더 가깝겠네요. 가족을 이루고, 그들이 먹고 살기 위한 수입(?)을 유지하는 일을 말합니다.
  • 세 번째는 연애술입니다. 일종의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입니다. 원래는 성애적 표현이지만, 요즘엔 친구, 연인과의 관계, 즉 개인적 관계를 어떻게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볼 수 있겠네요.
  • 네 번째는 철학입니다. 고민하고 생각하고 지혜를 추구하는 것. 요즘으로 따지자면 종교나 공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자기 배려의 방법을 통해,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구성하고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기 배려의 방법이 이루려는 것은 바로, 조화로운 삶입니다.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 버릴 것들, 인정할 것들

앞서 말한 4가지 자기 배려 방법은,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1. 신체/건강/안아프기
2. 일/성공/수입/재산/명성
3. 가족/연인/친구/관계/관심
4. 감정/자아/문화/종교/자아실현/공부

으흐, 조금 단어가 많죠? 🙂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어울린다 생각하는 단어를 택하시면 된답니다. 그리고 이 4가지는 내 자신의 삶을 받치는 기둥, 내 자신이 이 세계에 나로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들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이 4가지의 균형이 깨져버리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게 되버립니다. 그렇기에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한마디로, 바쁘게 산다고 행복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어떤 태도를 갖춰야만 할까요? 매번 이야기되는 것이지만, 단순히 중요한 것과 버릴 것, 위임한 것을 결정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를 택하면 다른 것들을 버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한계와 책임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TV나 영화,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모든 것을 잘할 수도 없으며 잘해서도 안됩니다.

인정하실 수 있나요? 🙂

① 그렇다면 먼저 해야할 일은 내게 맡지 않은 역할과 부탁을 거절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삶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세요. (전에 썼던, <진짜 CEO는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할까?> 라는 글에서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

② 그 다음은, 나는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님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의지를 잘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다만, 서로 행복한 관계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지요.

 

삶의 균형이 삶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아시겠지만, 앞서 말한 4가지 영역은 서로 따로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어떤 수치로 나눠서 이건 이만큼, 저건 저만큼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돈을 아무리 벌어도 소용이 없고, 돈이 없으면 행복한 관계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행복한 관계가 없이 자아 실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마음이 상처받으면 몸도 건강할리가 만무합니다. 균형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4가지 영역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계속 맞물리는 과정에서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을 우리는 중용이라고 합니다…만, 이렇게 나가면 너무 어려운 얘기가 되겠네요. 🙂 다만 자신의 소망과 현실은 결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새겨두셨으면 합니다. 하나에 신경을 쓰면 다른 하나는 신경을 덜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최고의 직장과 행복한 가정, 초콜릿 복근, 평정심을 유지하는 마음…은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것에 더 방점을 둘 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모두 얻을 수 없다는 것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부탁드리는 것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문제지를 풀듯이 한두시간 마음 속으로 고민해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 대해 계속 되새겨보고, 자신이 하는 일들을 기록하고 다시 리뷰했을 때, 그러다 어느 순간 어렴풋이 마음 속에 떠오르는,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4가지 사이의 균형, 잘 잡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솔직히 저도, 잘 잡으며 살고 있는 지는 자신이 없답니다. 🙂
다만 노력할 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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