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로지 지하철에서, 예고편만을 보고 호기심이 동해 보게된 영화. 저 포스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 이게 어딜 봐서 '가상 현실'이고 미래전쟁이야? 차라리 뇌내망상..이라고 하면 모를까.
2.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조금 헷갈리는 것은, 베이비돌-의 이야기로 시작해 스위트피-의 이야기로 끝난다는 것. 사실 보고나서 옛날 영화 '펄프픽션'이 생각났다. 이야기를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이면 해피엔딩이지만, 이야기를 어떤 순서에 맞춰 꿰다보면 언해피엔딩이 된다.
일반적인 상식(?)에 맞춰 이야기를 꿰어맞추면 베이비돌(주인공 1)이 정신병원에 감금돼, 여러가지 사고를 치다가, 기억소거작업(?)을 받게 되기 전, 자신이 했었던 일이 주마등 같이 스쳐지나간 이야기다. 기억소거술이 끝나고 담당 선생이 진실을 알게되고, 그로 인해 베이비돌을 괴롭혔던 모든 일들은 해결..되겠지만, 베이비돌은 끝내 인성을 잃어버린 상태로 남는다.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읽어버리면, 스위트피(주인공 2)가 동생 때문에 집을 나왔다가(또는 현실에선 정신병원에 감금됐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일종의 오딧세이아다. 이때 베이비돌은 영화 시작 부분 나레이션 그대로, '소녀'의 모습을 한 수호자(angel).
3. 하나 더 망상 놀이-를 해보자면, 어쩌면 주인공 1과 주인공 2의 현실은 일종의 평행 현실이었을 지도 모른다(응?). 전투장면만 그냥 베이비돌의 상상(또는 춤의 영상화)라고 치면, 두 개의 평행 현실이 교차편집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어차피 현실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보일 수도 있는 거니까. (영화 속에서 잠깐씩만 묘사되지 않던 베이비돌의 현실1, 그리고 스위트피가 주인공인 현실2),
...그런데 그럼, 대체 할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거야- (하는 것을 보면 엔젤이 분명한데, 굳이 따지자면 결국 스위트피-의 엔젤이었던 건데. 그럼 스위트피를 지키려고 베이비돌에게 엔젤의 능력을 기증한건가.)
4. 영화 보는 내내 다른 영화 캐릭터가 겹쳐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건 SF 액션 + 고딕 판타지 + 교복 로리... 라서. 메카닉은 사쿠라 대전이. 칼잡이 캐릭터는 '블러드-더 라스트 뱀파이어'가, 영화 '레지던트 이블' 삘이 나는 장면도 여러가지고, 앰버는 미녀 삼총사...(+ 월드오브투모로우..의 안젤리나 졸리) 로켓-이나 첫번때 춤(미래 전쟁)의 로켓과 적 전투병들은 왠지 헬싱(+인랑).
사실 인랑-에 나오는 병사들을 더 닮은 것 같지만..
그런데 막상 영화보는 감각은 '언차티드 2'를 플레이하는 느낌이었고, 열차씬은 얼핏 FF7CC가 생각나기도. 열차씬 적들은 펩시맨(응?) 각각 맡은 역할이 나뉘어져 있는 것도 게임 감각. 앰버는 메카닉, 블론디는 후방 지원 사격, 스위트피는 파워 캐릭터 겸 장총, 후방 엄호, 베이비돌은 돌격대로 검과 권총을 사용.로켓은 측면 엄호...
5. 마지막으로, 이거 3D로 만들었으면 재밌었을 것 같은데.. 왜 안나왔을까? 하는 생각. 게임으로 나와도 재미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아니, 진짜 별 '의미없는 전투'까지 포함해 게임 같은 영화. 그 흔한 캐릭터의 성장과정 조차 전혀 없음. 그냥 스테이지 1, 2, 3. 미션의 목적을 완수하지 못하면 실패.
공식 코슈춤(?)도 이미 발매
추신. ...망상 놀이라고 미리 말했습니다. 망상 놀이라고.
추신2. 알고보면 이거 배경이 1950년대..라네요. 정신병원만 놓고 보면.
추신3. 나름 꽤 재미있게 봤는데, 혹평이 많아서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추신4. 혹시 보시게 된다면, 스텝롤은 절대 놓치지 마시길. 유일하게 진짜 춤-과 노래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