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애플에서 배우는 생존법칙?

애플 앱스토어 100억 다운로드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008년 7월 11일 개장한 이후,두달 동안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온 셈입니다. 아이폰 누적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에 1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아이폰 1대당 100개의 앱을 다운 받았다는 계산이 가능해 집니다.

…2년 6개월만에 이런 성과를 거두다니, ‘어매이징’ 하다고 볼 수 밖에 없네요.

처음엔 앱스토어가 없었다

재밌는 것은, 지금은 당연히 여겨지는 앱스토어지만, 처음부터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함께 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이폰이 발표된 것은 2007년 1월, 이때만 해도 앱스토어라는 것은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애플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만 쓸 수 있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탈옥을 감행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봐도 아이폰은 컴퓨터인데,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사용할 수 없다니!-라면서 분노한 거지요. 그리고 해킹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 이젠 아이폰 앱을 소개할 때 대표적인 앱 가운데 하나로 자주 소개되는 ‘피아노’ 앱 같은 것도, 이때 해킹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발표되었던 것이랍니다. ^^

…그리고 아이폰이 발표된지 1년 6개월후,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바램을 받아들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앱스토어가 발표됩니다 -_-; 그리고 이로 인해, 아이폰은 드디어, 풀터치폰-_-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합니다.

▲ 초기 앱스토어의 모습
사실 처음엔 그냥, 아이튠즈의 앱 버전이었어요.

앱스토어가 만들어낸 스마트 생태계

애플에서 앱스토어를 출시하면서 시작된 변화는, 단순히 아이폰에 앱을 설치해서 쓸 수가 있다-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뭐랄까요, 어쩌면 단순한 유인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앱스토어에서 앱을 파세요, 그럼 무조건 개발자가 7, 애플은 3만 먹겠습니다-“라는 정책은, 당시 모바일 개발자들의 환경을 생각해보면 파격적인 정책이었죠.

물론 예전 PDA(?)나 스마트폰에서는, 개발사에서 프로그램을 팔면 100%를 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팔기 위해 들어가야 할 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장에 어떻게 유통시켜서 어떻게 팔 것인가-를 늘 걱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앱스토어는, 그런 유통에 대한 걱정을 한방에 날려보내줍니다.

게다가 아이폰용 앱 개발 환경은 나날이 복잡해져 가고 있던 PC나 콘솔 게임기(응?)의 개발환경에 비하면, 비교적 단순한 편에 속했습니다. 개인 개발자가 혼자 만든 프로그램을 팔아도 될 정도로. 그리고 앱 개발을 통해 몇몇은 초기에, 나름 대박 신화를 내게 됩니다. 이를 따라 새로운 대박을 꿈꾸며 개발에 나선 사람들이 부지기수.

현재까지 애플에서 앱스토어 출시 이후 개발자들에게 지급한 추정 금액은 약 20억달러(한화 2조 3천억 가량) … 결국 앱스토어의 앱은 다양하게 늘어나고, 다운로드 숫자는,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그리게 됩니다.

▲ 파란색은 다운로드 가능한 앱의 숫자(30만개 가량).
빨간색은 앱 다운로드 수입니다(하루 300만건 이상).
(그림 출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하드웨어 기업이다.

그런데 진짜 재밌는 것은, 막상 이런 대규모 -_- 다운로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진짜 수익은 앱스토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애플은 여전히 하드웨어 기업이며, 하드웨어 판매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거둡니다. 지난 2010년 10~12월(1/4분기)에 애플이 판매한 아이폰 숫자만 1620만대, 맥 컴퓨터는 410만대, 그리고 73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습니다.

…매출액 267억 3300만 달러에 순 이익은 60억달러(6조 7천억 가량)

삼성전자가 2010년 4/4분기 매출 41조에 영입이익이 3조 -_-; 인 것을 감안해보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짐작이 가실 것 같네요. 게다가 전체 매출은(30조 가량) 더 적은데 이익은 2배입니다. 장사 정말로 잘한거죠. 그렇지만 애플이 앱스토어를 비롯한 SW에 들이는 공을 보면 장난 아닙니다. 당연한 것이, 바로 SW 때문에 애플의 하드웨어 사업이 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자신의 하드웨어를 사람들이 왜 사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애플의 하드웨어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삽니다. 아이폰으로 통화를 하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하고, 신문을 보고, 맥 컴퓨터로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합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그런 ‘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고 싶어합니다. 그 행위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애플의 소프트웨어이며, 하드웨어입니다.

▲ 맥OSX의 시작은 넥스트 스텝. 10년도 넘게 걸려 여기까지 왔죠.
소프트웨어는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디지털 시대, 애플에서 배우는 생존 법칙(?)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은, 더 빠른 CPU, 더 화려한 액정, 더 얇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회사들은 여전히 스펙 놀이에 빠져 이 점을 잊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있게 말하는데, 3개월만에 267억달러어치의 애플 제품을 팔 수 있는 힘은 바로 2년 6개월동안 추정치 30억달러에 불과한 앱스토어 사업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앱스토어가 잘된 것은, 사람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지는 대로 반응하는 재미있는 소프트웨어, 그 소프트웨어가 미끄러지듯 돌아갈 수 있는 OS와 하드웨어,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살 수 있는 생태계.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즐거움. 사실 그건 특이한 세상이 아니라 원래 그런 세상입니다. 사람은 원래 그렇게 살아갑니다. 망치 두드리는 방법 때문에, 책을 읽는 방법 때문에, 신발을 신는 방법 때문에 머리 아프게 고민하며 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도구는 당연히 그렇게 인간에게 반응해야만 합니다.

다만 그동안 디지털 신기술이란 이유로, 발에 맞지 않는 신발에 억지로 발을 끼워맞추며 불편하게 살아왔을 뿐이지요. 그리고 이제, 그런 세상은 점점 끝나가고 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 100억 다운로드가 말해주는 것은, 그런 당연한 것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사람들이 얼마나 재밌어하고 있는 지를 말해주는 것일 뿐입니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여전히 갈 길이 멀긴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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