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태블릿 PC는, 그냥 킨들이다.

테크크런치에 MG SIEGLER의 아마존 태블릿 PC 사용기가 올라왔습니다(링크). 인상적인 것은,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라고 불리지 않고 그저 ‘아마존 킨들 태블릿’이라고만 불린다는 것. (킨들 커뮤니티에선 K-Tab, 그러니까 킨들 태블릿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제품은 다른 흔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닮았습니다. 7인치에 정전식 터치 방식, 그리고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나마 다른 점이라면 아마존 킨들 고유의 UI를 탑재했다는 것 정도? 그리고 가격이 250달러 정도 된다고 하네요. 11월말에 출시될 예정이구요. 아마존 태블릿이 나온다고 했던게 지난 7월쯤이었니, 정말 빠르게 출시되는 셈입니다.

▲ 아마존 킨들 목업 디자인

목업 디자인도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디자인을 보면 왜 블랙베리 플레이북과 비슷하다고 적었는지 알것 같습니다. 아마존 킨들의 UI는 커버 플로우 같은 느낌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 ‘위젯’을 통해 정보를 보거나 앱-을 먼저 구동한 다음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가 전면에 노출되어 있어서 바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태블릿 on-> 앱구동 -> 콘텐츠 선택 -> 콘텐츠 사용-이란 구조를, 태블릿 on-> 콘텐츠 선택 -> 콘텐츠 사용-이란 구조로 단순화 시켜버렸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킨들 단말기랑 사용 양태가 똑같습니다. ^^ 물리적인 버튼이 없다는 것은 기존 단말기와 다른 점이겠네요. 이 점은 아쉬워 하시는 분들도 많을 듯.

또 하나의 특징은, (놀랍게도)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신 모든 콘텐츠가 아마존 서비스와 연동되어 작동합니다(이걸로 짐작해 보건데, 공개만 하지 않았지, 아마존은 좀 더 오래전부터 이 기기를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자책은 킨들에, 음악은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에, TV와 영화는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와 연결되어 작동합니다.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하지 못하면 안되지 않냐구요? 천만의 말씀. 감히 이야기하건데, 아마존 앱스토어-_-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보다 더 낫습니다. 아마존 앱스토어는 디자인이나 관리가 애플 앱스토어급입니다.

▲ RIM의 블랙베리 플레이북
단, 아마존 태블릿은 가로로 놓을 경우 하단의 메뉴들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진짜 뛰어난 점은 거기에 있지 않습니다. 이 제품의 진짜 뛰어난 점은, 앞서 말한 대로 ‘태블릿 pc’나 ‘아이패드 대항마’가 아니라 그냥 ‘킨들’이기를 택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아마존 킨들 태블릿은 이전 킨들 단말기와 마찬가지로, 그저 ‘간편한 콘텐츠 사용 기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존이 뛰어난 ‘콘텐츠 제공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요. 때문에 아마존 킨들은 이전 콘솔 게임기의 사업 모델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싼값(…제조원가에 가까운)에 단말기를 공급하고,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얻습니다.

아마존의 미국 전자책 시장 점유율은 약 2/3. 현재까지 팔린 킨들은 대략 600만대. 여기에 킨들앱 내려받은 횟수까지 감안하면 이용자 숫자는 어머어마해 집니다. 미국에서 전자책 판매 실적은 2011년 1~2월 기준으로 1억 6410만달러(링크). 전년 대비 3배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마존에선 지난 4월부터,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링크).

이 사용자 기반에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즐길 수 있는 아마존 킨들을 하나 더 얹어주는 겁니다. 다양한 앱을 사용해 다른 것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물론 그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기에 촛점을 맞추지 않았을 뿐이죠.

…그래서 이 제품은, 그냥 킨들입니다. 아이패드를 따라한 짝퉁이 아니라,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킨들. 그리고 어쩌면, 사용자들이 정말 원하고 있었던 것은 그런 제품인지도 모릅니다. 아마존이 정말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아마존은 그저, 가장 상식적인 선택을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아마, 아이패드를 제외하고 태블릿PC 시장에 자리매김한, 첫번째 태블릿PC가 될 것입니다.

* 한국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입니다. 미국에서 발행된 신용/현금카드가 없다면요.

* 무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상당히 가벼운(300~400g)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초기 킨들 디바이스에 대한 불만중 하나가 무게에 대한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아마존에서도 꽤 신경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2점 터치만 지원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탭 브라우저가 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 미국인들은 아마, 모토로라나 삼성, LG, 델의 태블릿 PC 이름은 몰라도, 킨들-이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 아마존 프리미엄 서비스-를 아마존 킨들 구입자에서 무료로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건 진짜- 아마존의 아마존 킨들 태블릿 판매를 위한 히든 카드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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