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옵티머스큐2를 잡았더니 공밀레~소리가 들려오더라…

사실 옵티머스Q 개발진분들과의 인터뷰가 웃으며 진행되진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적어주신 질문도 그렇고, 제가 준비해간 질문도 그리 ‘예쁜’ 질문들은 아니었던터라 한 분은 끝나고나서 “혼나는 기분이었다”라고 말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진행되던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얇은데, 내구성은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갑자기 한분이 한숨을 푹- 쉬십니다. 그리곤 뭔가 한이 담긴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이 녀석, 품질 잡기 정말 어려웠어요…ㅜ_ㅜ”

뭔가 마음속에 담긴 회한이, 그동안 겪었을 고통이 단숨에 짐작되었습니다.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히 마음속으로 울고 있는 것이 느껴졌어요. ㅜ_ㅜ 그래도 인터뷰가 인터뷰인지라, 그럼 내구성 문제가 있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그 분이 다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그랬다면, 아예 출시되지도 못했겠지요…으.하.하.하.ㅜ_ㅜ”

그, 그렇죠… 잠시 미안한 얼굴로 있는데, 토해내는 얘기를 들어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이 녀석이 얇잖아요. 그래서 품질 잡기가 정말 어려웠거든요. 정말 힘들게 잡았답니다. 이렇게 두깨가 줄게되면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보완책이 계속 들어가게 되거든요. 근데 그걸 전체 외관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넣어야 한단 말이죠. 사실 이 폰은 안보이는 곳에 숨겨진 노력이 더 많아요. 뭐 하나 구현하려고 들어간 시간이랑 노력이 정말… 다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고생했습니다. ㅜ_ㅜ 게다가 이젠 LG전자 내부 기준이나 품질 기준등이 많이 강화되어 버려서요. 아 정말..ㅜ_ㅜ”

…어디선가 데엥~ 공밀레 공밀레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기분이었습니다. ㅜ_ㅜ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진짜 기술

사실 이 옵티머스Q2 폰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옵티머스 블랙의 한 시리즈로 처음부터 같이 기획된 제품이었습니다. 실제 기획이 시작된 것은 작년 10월로, 옵티머스 블랙 풀터치(?) 스마트폰은 일반인(?) 대상으로 먼저 출시하고, 쿼티 스마트폰은 매니아적인 색이 강하니 실효성이 있는 쿼티키패드를 달아서 내보내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지금의 옵티머스Q2. 예전 옵티머스Q에 비해 확실히 달라진 것은 디스플레이와 CPU, 그리고 쿼티 자판 크기이며, 키감에 대해선 사람마다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아쉬운 것은 지식 사전등이 빠진 것. 이에 대해 최대한 필요없는 앱들은 탑재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제 기억으론, 일반(?) 옵티머스 블랙도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삼고 있었어요.). 여러가지 하드웨어 버튼들이 빠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5열 쿼티자판은 전체적인 조화를 생각하다보니 4열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뭐, 여기까지는 그냥 그런 이야기입니다. 진짜 묻고 싶은 질문은 따로 있었죠. 바로, “왜 또 쿼티 스마트폰을 또 만드셨어요?” 남들이 다 실패했고, 옵큐도 실패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대체 LG에서는 왜 또 쿼티폰을 만든걸까요? 그런데 확 깨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퀴티폰, 의외로 잘 팔렸다고 합니다(응?)

옵티머스Q, 한국에서 유일하게 잘팔린 쿼티 스마트폰

진짜에요? 라고 물어보니- 옵티머스Q의 판매량이 무려 30만대. 다른 유명폰들에 비교하면 별 것 아니지만, LG 전자 + LGU+라는 조합을 생각하면, 이 입장에선 꽤나 많이 팔린 폰인 셈입니다. 게다가 다른 쿼티 스마트폰에 비하면 압도적인 우위.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성공한 쿼티 스마트폰은 오로지 옵큐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쿼티폰에 대한 의지가 있는 통신사가 오직 LG U+ 밖에 없었고, 이번 폰도 LG U+로만 나오게된 이유도 그것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업자들은 쿼티폰을 내는 것에 대해 시큰둥했다고. 다만 이번 옵큐2는 옵큐 이상, 쿼티폰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 쿼티폰 매니아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간지나는 폰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앞으로 다른 통신사에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만들 수는 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분들은 막상 ‘옵티머스Q’에 대해선 잘 모르고 계시더군요. 정확히는 폰이 아니라, 그 폰을 둘러쌌던 어떤 상황에 대해서. 그래서 옵티머스Q2가 QT로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해놓고는 ‘QT’가 뭘 말하는지를 일일이 설명해줘야하고, 5대 봉인 같은 것은 없는 거죠? 라고 묻고 5대 봉인이 뭔지를 설명해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그리고 개발자들이, 5대 봉인이란 것이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이 안되거든요. 일부러 기능을 제한해 놓다니! 있는 기능을 풀파워로 뽑아내도 모자랄 판국에 말입니다.

LG 스마트폰은 까이면서 성장한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LG에게는 슬프면서도 기쁜 말일텐데요… 그동안 숱하게 까이면서(?) LG 전자가 성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으하하. 이건 정말 … 재미있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테그라2 채택 때문에 동영상 재생에 대한 걱정이 많다능!”
“걱정말라능! 옵티머스2x 발매했을 때 엄청 까이면서 다 준비해 놨다능! 일반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 지원할거라능!!”

“소프트웨어 최적화 문제 때문에 말이…”
“그래서 이번에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2배로 투입…”

“차기 버전 OS 업그레이드 때문에 말이…”
“당연히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그레이드는 될거라능! 그것때문에 미리 램도 1G로 늘린거라능!”

아 네…-_-;;;
뭐랄까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것이, 그냥 헛일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LG전자도 나름대로 애가 탔겠지만, 그동안 계속 욕먹으면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네요. … 제 심정이야 “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좀 좋아…“였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남은 질문들

그리고 남은 질문들에 대한 것을, 답변만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일단 동영상 같은 경우, 나와서 테스트해봐야 알긴 하겠지만, 풀HD로 30프레임 영상까지는 무인코딩 재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옵티머스Q2의 주요 고객은 단순히 비지니스 or 헤비 SNS 유저가 아니라, 테키한 것을 좋아하는 패셔니스타.

배터리 용량 문제는 전체폰의 디자인을 망가트리지 않는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이전 2X에서 핸들링한 경험이 있기때문에 이번엔 보다 최적화되었다고 합니다. 체감적으로 약 20%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악세사리나 ADK는 아직 제공할 계획이 없지만, 필요성이 있다고 여겨지면 만들 수는 있다고 합니다. 옵큐에 있었던 SNS 관련 버그들은 지금 거의 다 잡힌 상태고, 폰트는 예전부터 변경 가능. 세로 쿼티폰은 아직 기획된 부분이 없습니다.

OS 업그레이드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빨리 업그레이드한 다음 돌출되는 버그를 잡는 형태보다, 조금 늦어도 버그가 없는 상태의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간략히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어떠신가요? 옵티머스Q2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리셨나요?

…물론, 이 인터뷰의 내용이 모두 사실(?)일거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모든 폰은 나와봐야지만 알 수 있고, 출시 이후 또 어떤 문제가 불거질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 많은 애정을 쏟았고, 무엇보다 비슷한 사양으로 두번째 비슷한 핸들링한 폰이기에 최적화가 다른 폰에 비해 잘 이뤄져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분의 마지막 멘트대로, 부디 옵티머스Q2가 최강의 쿼티폰으로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사정상 인터뷰한 분들의 사진을 제가 직접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LG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으니, 나중에 LG 더 블로그에 공개되지 않을까요? ^^

* 약간 난감한 질문들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답변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T가 무슨 뜻인지 설명드렸을때 그 황망한 표정, 잊지 못할거에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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