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욕심이 LTE를 죽일 것이다

결국 SKT가 일을 저질렀다. LTE 요금제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앤 것이다. SKT의 주장은 이렇다. SKT의 무제한 요금제(올인원 54)에 가입한 고객은 SKT 스마트폰 가입자의 약 55%이며, 이들은 평균적으로 1.1G를 쓴다. 5G이상 쓰는 사람은 2.04% 수준이다. 따라서 LTE 52 요즘제로 1.2GB를 주면 충분할 것이다. 어찌보면 더 싸졌다고도 볼 수 있다-고.

…그런데 대체, 속도는 더 빨라졌으면서 다운로드는 똑같은 용량을 받을 것이란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뭐, 어디서 나왔는지 찾을 필요도 없다. 그냥 둘러대는 말이니까. 요금제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실제 SKT가 노리는 것은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들이 3GB의 데이터를 주는 LTE 62 요금제로 넘어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자신들에게 내는 돈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아주 웃기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더 빠르게 다운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해서 가입했더니, 더 많이 받을수는 없덴다. 뭐냐 이게. 추가 용량? 어림잡아 1G에 1만원 정도를 내야한다. 어차피 쓰는 만큼 내는게 맞지 않냐고? 그러니 그 돈 내고 받겠다고? 몰라봐서 미안하다. 당신, 갑부였구나…

▲ 원빈은 그래도 된다. 돈 많으니까.

 

까놓고 말해, 무제한 요금제를 택한 사람들이 왜 평균적으로 1.1G 정도의 데이터밖엔 쓰지 못했을까? 여러가지 대답이 있을수 있겠지만, 느렸다. -_-; 유튜브 한번을 보려고 해도, 티빙이나 네이버에서 제공해주는 스포츠 TV 중계를 보려고 해도, 도저히 보지 못할 정도로 느렸다. 쓰지 않아서 1.1G가 나온 것이 아니라, 쓸 수가 없어서 1.1G밖에 못썼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LTE를 원한 것도, 더 빠른 통신망을 원한 것도 그런 이유다. 유튜브를 빠르게 보고 싶다, 스포츠 중계를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다, 안 끊기면서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다, 그런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톡이나 하려고 LTE를 원한게 아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통신사의 대답이 걸작이다. 자기들이 3G망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고, 오로지 무제한 요금제 때문에 3G망이 나빠졌다고 원인을 돌리며, 그러니 4G를 쓰려면 더 비싼 돈을 내라고 한다. 월 5G 이상 쓰는 2.04%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한다. 더 속도가 빨라지면 더 다운로드가 많아지는 것이 당연한데, 그건 애써 모른척 한다.

보통 사람들에겐 충분… 운운 하지 마라. 그 용량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LTE로 안 옮겨도 된다. LTE로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실질적으로 요금을 올렸다. 그래놓고는 마치 싸진척 거짓말한다. 그래야만 한다고 둘러댄다.

… 그냥 LTE 하지 말고, 그 돈으로 3G망에 투자하면 안될까?

 

 

LGU+이 어떤 요금제를 들고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LTE 요금제를 보면 예전 2G의 무선 인터넷 요금제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통신사의 수익성에 대한 강박이 한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갔고, 무선 인터넷 시장을 아예 꽃피우지 못하게 막아버렸다. 슬프지만, 아이폰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무선 인터넷 불모지에서, 피처폰의 와이파이 기능조차 막힌 나라에서 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LTE는 통신사가 죽일 것이다. 통신사의 욕심이 LTE로 옮기려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그냥 3G에서 주저앉히게 될 것이다. 통신사야 3G에 대한 투자를 미루며 4G로 옮겨갈 것을 강요하겠지만, 아서라. 사람들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물론 SKT는 자신들에게 수익이 나면 그 뿐이다. 최신폰은 그저 LTE로만 만들어서 낼 것이고, 어쩌면 이쪽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할 지도 모른다. 최신폰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LTE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 그리곤 여전히 무제한 요금제를 탓하며, 나중엔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나쁜 놈으로 몰고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통신사가 제정신이라면 최소한, 52 요금제 데이터가 3G는 되야만 했다(이조차도 무제한 요금제에서 넘어갈만한 메리트가 되진 못한다.)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할 거야, 그런데 더 많이 다운받지는 마? 이런 앞뒤가 안맞는 소리를 믿어줄 사람은 없다. 지금이라도 요금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면, 단언한다. 그런 요금 정책으로 인해, 사람들은 결국 LTE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들이 설계한 대로 끌려와 이유도 묻지않고 더 높은 요금을 내는, 돈 내는 기계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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