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몇 달전 한 친구와 같이 서점에 갔다가, “이런 책은 누가 사주지 않으면 읽지 않을 것 같아”라고 한마디 했다가, 그 친구가 책을 사주는 바람에…(응?) 보관하고 있던 책이 있습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굳이 이유를 대라면 책이 너무 가벼울 것 같았고, 이런 식으로 “소설로 읽는 xxx” 같은 책 중에 잘된 것을 별로 못봤거든요.

…그러다 어제, 아무 생각없이 잡았다가 대박. 쭈-욱 읽어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한번 잡으면 몇시간이든 그 자리에서 끝을 내야하는 스타일이긴 합니다만…-_-;; (스티브 잡스 전기 붙잡았을 때는 무려 5시간동안…-_-;)

이 책이 가진 최고 장점은, 역시 재미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제껏 이런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들이 억지춘향식인 격이 많았다면, 이 책은 의외로 괜찮은 청춘 소설의 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를 잘 녹이고 있다는 것도 장점(…너무 바이블이나 매뉴얼처럼 인용하는 경향도 있긴 있지만).

…예전에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을 때는 “쌀로 밥짓는 이야기네”라는 느낌으로 넘어갔던 것들이, 소설속 한 조직(야구팀)의 성장 과정속에 녹아드니, 아아, 이런 거였구나-하면서 받아들여집니다. 물론 이것은 동시에, 학생이었던 때와 지금은 어떤 ‘고민의 지점’이 다른 탓이기도 하겠지요.

다시 말해 이 책은, 어떤 고민이 없으면 그냥 평범한 청춘 소설, 좀 과장된 이야기 정도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구성이 단순한 편이라 소설적 재미만을 찾고 싶다면 추천할 수는 없는 책입니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으로,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 또는 자신이 해야하는 일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으면서도 뭔가 남는 것이 있으실 거에요.

…그러니까, 피터 드러커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거지요(응응?)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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