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은 보조금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휴대폰 시장에서 SKT가 패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는 처음보는데요- 번호이동가입자 숫자가 격감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간 KT의 가입자는 12660명으로 8개월만에 늘었는데, SKT의 경우 48189명이 다른 통신사로 빠져나갔다고 합니다(링크).

사실 이런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보조금과 단말기가 휴대폰 시장을 결정한다는 단순한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사실임에도, 의외로 토론 같은 것을 하기 위해 나가보면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LTE 같은 신기술, 통화품질, 고객과의 소통, 브랜드 충성도… 물론 이렇게 많은 것들이 휴대폰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시장을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보조금과 단말기입니다.

이전에는 KT에서 단말기 가격 정찰제등을 계속 시도 했었죠. 그러다 지난 8월부터 대대적으로 마케팅비를 풀었습니다. 거기에 아이폰4s등의 구형 스마트폰에 대한 창고 정리도 시작했구요. 번호 이동 가입자는 대부분 이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가입한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SKT는 지난 8월 스마트폰 시장 빙하기를 이끌었던 주범.

…사실 보조금은 이통사들의 목을 죄고 있는 양날의 검이거든요. 보조금을 안풀면 가입자가 줄어듭니다. 보조금을 풀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다들 정책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건데요- 개인적으론, SKT에서 실탄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반기에 아이폰4와 갤럭시S2 가입자들의 기변 시기가 다가옵니다. 아이폰5, 옵티머스G등 전략 스마트폰들도 대거 출시되구요. 이때를 위해 잠시 웅크리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말은 다들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휴대폰 가입자숫자가 인구보다 더 많은 요즘 상황에서,이 치킨 게임을 멈출 수 있는 이통사가 과연 있을까요? 게다가 보조금을 줄여도 기존 가입자가 덕보는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그리 반길 것 같지도 않고 말입니다.

결국 치킨 게임은 계속될 것입니다. 누구 하나 이기지도 못하고 망하지도 못할, 그런 치킨 게임이.

* 보조금 별로 안주는 스마트폰을 사면 피보는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ㅜ_ㅜ 씁쓸하지만, 시장이 그쪽으로 드라이브가 너무 강하게 걸려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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