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중고 디카 구입기(펜탁스 K-01)

이 모든 사건은 아주 작은 검색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번 여행시 들고왔던 파나소닉 루믹스 GF1 카메라를 그만 떨어뜨려버린 겁니다. 다행히 가죽 속사 케이스가 튼튼하게 버텨주는 바람에 카메라와 렌즈는 무사했지만, 렌즈캡이 지하철-_-; 선로에 떨어지는 바람에 어떻게 다시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검색한 것이 가까운 곳에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홈페이지. 처음 확인하려고 했던 것은 요도바시 카메라 영업 시간. 그런데, 엉뚱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오기전 살까말까 엄청 고민했던 펜탁스 K-01이 가격 인하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40mm 렌즈 포함한 제품이 대충 66만원. 이 정도면 한국에선 78만원 정도를 줘야합니다. 그래서 순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살까? 말까? 살까? 말까? 그런데 그때, 내일이 일요일이란 생각이 납니다. 아키하바라에선 주말에 여러가지 행사를 한다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일단 아키하바라에 가서, 중고 제품이 있나 없나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 일요일 오전의 아키하바라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아키하바라(숙소에서 아키하바라가 가깝습니다.). 역시나, 아키하바라는 주말에 와야해요. ㅜ_ㅜ 하지만 점심 약속이 있었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었고, 검색해서 확인해둔 아키하바라 소프맵 맥 전용관(응?)과 중고 제품 파는 곳만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37천엔에 펜탁스 K-01 중고가 있습니다? o_o;;

이 정도면 대충 54만원. 오오. 괜찮은 가격입니다! …만, 그래도 큰 돈을 쓰는데엔 순서가 있는 법. 싸다고 덥썩 지를 수는 없지요. 일단 밖에 나와 담배 한대 피면서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나갔다가 사자! 하고 들어오는데,앞에 “면세”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응? 면세? 오오오- .. 그런데 여권을 안들고 나왔네요. 들어가서 물어보니 여권없이는 면세 안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다음 약속은 코엔지. 바로 전역이 나카노입니다. 나카노에는 후지야 카메라-라는 중고 카메라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그래, 그럼 일단 거기도 가보자! 하는 마음에 일단 전철을 탑니다. 후지야 카메라에 들립니다.

응? 그런데 생각보다 비쌉니다? o_O

▲ 아키하바라 소프맵 중고관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파는 카메라 신품이 45500엔인데, 여긴 바디만 3만원대, 중고는 41000엔~42000엔대입니다. 틀렸습니다. 괜한 헛수고를 했습니다. 결국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저녁때 부랴부랴 숙소에 돌아가 여권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대충 끝나는 시간인 8시에 맞춰서 소프맵 중고종합관에 찾아갑니다. 그리고 제품을 달라고 하면서, 면세도 해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얻은 가격, 35048엔(대충 51만원)

▲ 승리다!!

▲ 제품은 약간의 먼지를 제외하면, 신품에 가까울 정도로 깨끗합니다

사실 진짜 구입하고 싶었던 것은 컴퓨터 부품들이었습니다. 은근히 한국보다 싼 부품들이 좀 있더라구요. 하지만 현실은, PC부품을 들고 귀국하기엔 가방이 너무 작아서….그러다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 이, 펜탁스 K-01입니다. 저도 요즘 같은 환율에 이런 가격 차이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못했네요.

물론 문제는 있습니다. 일단 메뉴 인터페이스는 영어로 놓고 조작할 수 있지만, 일본 내수용인 관계로 한국에선 무료로(?) 수리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이 일본 구매를 망설이게한 요소였는데요- 사실 이제까지 8년간(필름 카메라까지 포함하면 28년?) 펜탁스를 사용해 오면서, 무상으로 수리 받은 기억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서…;; 그냥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중고이기도 하구요.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제품은 이런 가격적인 메리트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편입니다. 그러니 혹시 도쿄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의 가격을 체크해 두셨다가, 아키하바라에 들릴 기회가 생기면 중고 물건을 한번 살펴보세요. 그러다 운좋게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어쩔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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