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도 다르지 않습니다. 작은 퍼즐 게임 속에는, 작고 씁쓸한 우리네 인생 법칙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가늘고 긴~ 인생’, 바로 그것입니다. …. 응? 무슨 소리냐구요? 자-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애니팡에서 배우는 인생의 법칙. 물론, 진심으로 읽어주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
1. 절대 대박을 노리지 마라
애니팡은 퍼즐 게임일까요? 보통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보면 압니다. 애니팡은 액션 게임입니다(응?). 일반적인 퍼즐게임에서 통하는 규칙, 그러니까 한꺼번에 여러 아이템을 없애면 높은 점수를 얻는다던가, 연쇄를 일으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던가- 이런 것, 애니팡에선 하나도 먹히지 않습니다.
…애니팡 고득점을 위해 필요한 것은, 그저 연쇄 콤보 딱 하나.
저도 살다살다 이런 퍼즐 게임은 처음 봤는데요… 따라서 우리는 머리를 다른 쪽으로 굴리게 됩니다. 연쇄를 일으켜 한꺼번에 많은 아이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딱 3개씩, 가늘게 이어서 긴 콤보를 만드는 쪽으로요. 인생 역시 마찬가지. 한방 역전 같은 것, 없습니다. 차근차근 목표를 계속 이뤄나갈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답니다.
2. 절대 규칙이 절대적이라고 믿지 마라
또 하나, 애니팡은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버그가 꽤 많다는 것. 요즘엔 좀 줄긴 했지만, 아예 터트릴 것이 없는데도 삐용~하고 빛나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아이템 2개가 합쳐서 움직이지 않기도 합니다. 아예 게임이 얼어붙는 것은 물론이요, 최고 점수를 기록했는데 서버와 통신할 수 없다고 나오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아실 지 모르겠지만, 처음 시작할 때 ‘준비~ 스타트~’하는 느낌이 드는 그 순간, 스타트 소리를 듣기 전에 이미 게임은 시작해 있습니다. -_-; 믿지 못하시겠다면 움직여 보세요. 터집니다. 점수도 올라가고, 콤보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스타트!~라는 말에 속고 있었던 거죠.
이렇듯 인생은 가끔 우리가 믿고 있는 규칙을 배반합니다. 아니, 규칙이 우리를 배반한다고 봐야 할까요. 이런 불공평함에 대한 느낌은 인간을 굉장히 화나게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때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운이란 것이 있다고 믿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받아들여야죠.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하고 좌절하고 싶을 때도 많겠지만, 진실은, 누구에게나 그렇답니다.
3. 절대 예측불가능성을 줄여라.
연쇄 콤보를 일으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의외의 상황을 줄여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들이닥치는 폭탄이라던가, 아이템이 여러개 터짐으로서 다음 콤보를 어디서 이어야할지 모르게 되는 경우는 최대한 줄여야만 합니다. 4개보다는 3개씩 터트린다던가, 아래보다는 위에 있는 아이콘들을 먼저 터트린다던가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경영에서도 흔히 하는 이야기지만, 가늘고 길게 인생을 가져가기 위해선 이런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최대한 줄여야만 합니다. 사실 뭔가를 예측하기 어려울 때 인간은 혼란에 직면하게 되거든요. 너무 큰 변화보다는 작은 변화속에 여러가지를 실험해 보는 것. 예를 들어 직장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직장을 찾기 보다,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응?).
우리가 보다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해 꼭 배워야할 기술 중 하나입니다.
4. 절대 포기하지 마라
우리를 배신하는 것은 규칙만이 아닙니다. 애니팡을 하는 도중에도 원하지 않는 일들은 수시로 일어납니다. 내가 1등을 달리고 있는데 1주일에 한번씩 강제 리셋되는 것은 기본이요, 애니팡 도중에 전화가 오기도 하고, 아예 게임이 멈춰 버리기도 합니다. 이번에 대박 날 것 같은데 배터리가 떨어져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아무리 예측불가능성을 줄인다고 해도, 이런 일들을 아예 일어나지 않게 만들 방법은 없습니다. 아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고 이야기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현명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문제가 일어났을 때 신세 한탄을 하지 않고, 문제를 풀 방법을 찾는 다는 것을 말합니다.
인생은 항상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5. 절대 시간에 속지 말라
애니팡의 플레이 시간은 딱 1분입니다. 뒤로 가면 갈수록 음악도 달라지고, 콤보 연계 시간도 짧아지고, 그래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흘러가는 시간은 다 똑같은 법. 하지만 급한 마음에 실수를 하는 경우도 더 많아지지요. 일단 터트릴 것이 안보이면 폭탄부터 터트리는 분들도 계시고… 뒤로 갈수록 느껴지는 위축과 당황.
사실 인생도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은 더더욱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죠. 예전에는 설레이던 크리스마스도 그냥 명절일 뿐이고, 하루하루 월급날이 다가오는 재미에 살게되는 것이 인생(절대 제가 솔로인 탓이 아닙니다.). 하지만 객관적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채울 지 역시 차분히 준비하는 자의 마음.
마음이 바쁠 수록 잠시 템포를 늦춰 보세요. 오히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더 잘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특히 하단 귀퉁이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터트릴 것들이 뾰로롱하고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구요… (응?)
6. 절대 머리만 쓰지 마라
처음 말했듯, 애니팡은 퍼즐게임보다는 액션(?) 게임에 더 가깝습니다. 처음에 이리저리 고민해 봤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차분히 수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10만점 잘 못넘으시는 분들에게 이런 패턴이 많이 보이는데요- 일단 머리 보다는 행동입니다.
손가락을 움직여 보세요. 이상하게 더 잘보입니다. 가끔 운좋게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터지기도 합니다. 머리로 고민할 시간이 있으면, 되든 안되든 아무거나 움직이면서 찾아보세요. 인생은 짧습니다. 고민하는 시간도 좋지만,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 잘하는 사람은 움직이면서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7. 절대 하트가 인간 관계라 믿지 마라
돈들이거나 아니면 친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하트입니다. 그러다보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하트를 계속 날리게 되는데요- 확실히 하트는 많이 날리는 사람이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트를 많이 날린다고, 모두 하트를 보내주는 것은 아니죠. 어떤 사람은 하트 수신 거부임에도 불구하고 하트가 날라오고(이유 모름. 제가 이래요), 어떤 이는 수도 없이 하트를 날리지만 그때문에 욕(?)만 얻어먹기도 합니다.
…관계란, 하트 하나로 만들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사람들은, 하트를 날리면서 옛 친구와 간만에 대화도 나누고 하는 그런 사람들. 하트가 매개체인 거죠. 반면 어떤 이들은 정말 카톡 대화방이 하트로만 꽉 차 있기도 합니다. 오로지 필요에 의해서만 하트를 주고 받는 그런 관계들. 하지만 하트를 아무리 많이 주고 받는다고 해도, 그것이 인간 관계를 나타내주진 않습니다. 관계는 오로지 관심 주는 것, 그러니까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 진짜 대화에 의해서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무리 요식적인 인사를 많이 나눈다고 해도,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편하게 대화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건 관계가 아니죠. 그런 관계를 진짜라고 믿지 마세요. 필요에 의해서 하트만 주고 받은 관계를.
8. 절대 언젠가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마라
애니팡이 유행이다 보니 이런 저런 매뉴얼도 나오곤 하지만, 결국 잘하는 사람은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못합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는 사람은 안됩니다. 게다가 운도 많이 작용하죠. 그럴땐 깨끗하게, 나는 잘하지 못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잘하겠지, 많이 하다보면 잘하겠지-하는 생각, 필요없습니다. 어느 정도까지(30만점?)는 노력하면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묘하게 운과 재능의 차이란 것이 분명히 있더라구요.
말콤 글래드웰의 책에서도 이야기되지만, 운과 노력과 더불어 재능 역시 인생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인간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가 없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서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되는 건 안되는 거고, 되는 건 되는 거죠. 그 부분을 인정할 수 있을때, 애니팡을 좀 더 자유롭게 즐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9. 절대 1등이 전부라고 여기지 마라
그리고 마지막. 우리는 애니팡 랭킹에서 1위가 되면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이기는 것에 더 집착하게 되죠. … 그런데, 1위 하셔서 행복해지셧습니까? 사실 1위는 그냥 숫자에 불과합니다(웃음). 진짜에요. 모든 사람의 스마트폰속 애니팡에는 서로 다른 순위표가 생성되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친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폰에선 내가 1위지만, 다른 사람폰에선 13등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결국 1위란 것은, 함께 있는 사람들의 기준에 따라 그냥 바뀌는 것에 불과합니다.
행복은 자신의 기준을 어디에 매기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면, 오히려 돈이 많은 것이 행복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는 현상. 게임은 게임으로 즐겨야 하듯, 인생에서 1위하기 위해 너무 목을 매달진 마세요. 1위 안해도 애니팡 재밌게 즐길 수 있듯, 인생, 꼭 1위 해야만 좋은 것도 아니랍니다. 그게 아니어도, 얼마든지 재밌게 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