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무제한 요금제, 실제로 이용하면서 느끼는 것들

LTE 무제한 요금제, 실제로 이용하면서 느끼는 것들
이상합니다. 나오기 전에는 참 말이 많았는데, 막상 나오고 나니 말이 쏙 들어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LTE 무제한 요금제도 그런 것들중 하나입니다. 우선 정확하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없습니다. 오해소지가 있다고, 방통위에서 그런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나는 요금제 이름...-_-;을 쓰고 있는 것이 현실.

아무튼 LGU+에서 LTE 무한자유 요금제가 처음 발표되고, KT와 SKT도 앞다퉈 거의 비슷한 요금제를 발표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크게 4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무리수'. 한명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거죠. 어차피 통신사들이 하는 모든 이벤트는 한명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한명에게서라도 더 많은 돈...-_-;을 털어내기 위함이니 이건 당연한거지만, 정말 무리수였을까요?

다른 하나는 '너무 비싸다'. 이건 일반 사용자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무제한 요금제에 세금 포함하면 기본료만 10만원이 넘는데, 대체 그걸 누가 쓰겠냐고. 사실입니다. 한두푼 하는 것이 아니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다른 속셈이 있다'라는 반응. LTE 무제한 요금제를 통해 데이타 트래픽을 늘린 다음, 주파수 경매에서 -_-; 좀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속셈.

* 3사 LTE 요금제 비교는 엔돌슨님 글(링크)을 참고해 주세요.

그런데 막상 사용해 보니, 위에서 말한 3가지가 모두 맞으면서도, 모두 뻥...처럼 들립니다. -_-;

LTE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

일단 '안심데이터 프리'등의 4G 데이터 소모시 3G로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무제한 요금제처럼 선전하는 것에는 넘어가지 맙시다. 어디서 약을 파시나요 -_-; LGU+에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이 5일만에 1만 4천명이라는데, 이중 1만 3천명이 데이터 안심 요금제 가입자들입니다. 이건 3천원 더내는 안심 옵션이나 마찬가지니 가입할만 하죠.

우리가 실제로 LTE 무제한 요금제로 여기고 있는, 9만5천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겨우 1000여명. 예, 그리고 이 중 한명이 저입니다. ㅜ_ㅜ

제가 가입하게된 이유는 정말 간단했습니다. 필요했거든요.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서 내려가다가, LTE를 이용한 테터링으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섭습니다. 데이터 소모량이. 6G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이용자임에도 불구하고, 1월 31일 아침 9시까지 데이터 이용량 800M 초과. 추가 요금 대충 8000원. 그래서 1월 31일 아침 9시에 바로 LTE 무제한 요금제 신청... (그날 계속해서 노트북을 써야 했거든요.)

...그 이후 제 스마트폰은, 와이파이를 켜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데이터를 쓰는 것은 아녜요. 하루에 1G 꼴로 사용해, 약 6G 정도를 현재 사용했습니다. 아직 주어진 기본 데이터도 다 소진하지 않았죠.

▲ 영화 같은 것도 다운받아 봅니다.
2G 정도 데이터를 받는데 10~12분 가량 소요.

LGU+가 얻어간 것

일단 가입자 숫자가 적으니, 위에서 말한 데이터 트래픽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그냥 다 허공에 붕-뜬 소리가 되었습니다. 트래픽 대란은 기우에 불과했고, 따라서 그에 기반한 주파수 경매를 노렸다는 주장도 음모론에 그쳤습니다. 그냥 '비싸다' 정도만 여전히 유효합니다. 비싸긴 정말 비쌉니다. (휴대폰 할부 지원금도 짜요. 62 요금제일때 18000원씩 지원받았는데, 95요금제임에도 할부 지원금은 겨우 22000원...ㅜ_ㅜ)

이걸 과연 LGU+가 몰랐을까요? 음... 아마,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따져봤더니 손해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KT와 SKT가 LGU+가 발표하자마자 자기들도 하겠다고 뛰어들었죠. 물론 같은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드러났듯, 너무 비싼 기본 요금(게다가 가입도 한시적) 때문에 가입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대신 LGU+는... 'LTE는 LGU+'란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게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LGU+가 무제한! LGU+가 드디어 터트려! 등등으로 얼마나 많은 기사와 블로그 글이 나오게 됐는지 모릅니다. 아주 훌륭하게 마케팅한거죠. 들인 돈에 비해 성과가 높은.

그럼 이 요금제가 ... 맘에 들까요? 최소한 저는 그렇습니다. 너무 비싸긴 하지만 -_-; 덕분에 저는, 자유를 얻었습니다(응?). 사실 KT의 와이브로도 이용중인데, 이 녀석은 속도도 생각만큼 빠르지 않은데다, 제대로 안붙는 지역이 너무 많아요. ㅜ_ㅜ. 반면 LTE 음영지역은 사실상 없다시피 할 정도이기 때문에, 사용이 아주 편합니다. 거기에 이동시에는 항상 제 옵티머스뷰2를 테터링 모드로 놓으면서, 아이팟 터치와 맥북 프로를 붙여놓고 사용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만 열면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분, 아마, 모르실겁니다. 그냥 감동입니다. ㅜ_ㅜ

모두에게 권할 수 없는 요금제, 하지만...

이쯤되면 눈치채셨겠지만, 이 녀석은 정말 모두에게 권할 수 있는 그런 요금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 특히 기기를 많이 이용하고, 밖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편한 요금제입니다. 제 옵티머스 뷰2의 태터링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제가 가진 모든 기기들을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어느 기기가 뛰어나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딱딱 -_- 붙어서 편합니다.

한마디로 ... 자유죠. 요금제 걱정없이 언제 어디서나, 내가 가진 어떤 기기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동영상들을 데이터 걱정없이 볼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맘에 듭니다.

한가지 걸리는 것은 제게 주어진 데이타를 다 사용시 제공되는 하루 3G의 데이터. 아직 오랫동안 써보진 않았지만, 이걸로 하루를 충분히 버틸 수 없을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하거든요. 3G를 다써도 2M의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이건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요금제입니다. 저 같이 기기 좋아하면서 바깥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위한 요금제. 바깥에서 계속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해야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요금제. 그러니 나오기 전에는 그렇게 말이 많았다가, 나오고 나니 관련된 이야기가 쏙- 들어간 거겠죠. 그런 한정된 계층을 위해 만들어놓은 가격으로, LGU+는 참 홍보 잘...했습니다.

그래도, 필요한 분들에겐 권해드립니다. 정말, 상당히 쓸만하실 거에요. 프로모션 요금제라, 필요할 때만 쓰고 필요없을 때는 일반 요금제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진짜 함정이긴 하지만요...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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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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