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TV는 … 텔레토비다!

텔레토비, 모르는 분 없으시죠?
90년대말 방영된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라고 이름붙은 4명의 생물(?)들이 아무 생각없이 꺄하하- 웃으며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공상과학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아무도 깨닫지 못한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의 정체입니다. 이들에 대해선 외계 생명체다, 그냥 인형이다, 알고보면 흑인, 동성애자등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응용한 캐릭터다-라고 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하고 있는 이들의 정체는 따로 있습니다.

…이들은, 살아있는 TV입니다(응?)

그것도 보통의 생체TV가 아니라, 스스로 보면서, 보여지면서(방송 출연) 보여주는(배에 달린 TV) 사회문화적으로도 연구할 것이 참 많은 그런 TV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야기합니다. 장담컨데, 미래의 TV를 가장 잘나타내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구글 TV도 애플 TV도 티빙도 아닌, 바로 이 텔레토비라고.

텔레토비가 왜 미래의 TV냐구요? 그럼 미래의 TV는 모두 배 나오고 최악의 패션 센스에 말도 못하고 웃기만 하는 그런 생물이 되는 거냐구요? 자자- 잠시 진정하시고-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텔레토비는 편안하고, 재미있다

사실 미래의 TV를 예측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론 ‘디지털화된 콘텐츠’,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 ‘모바일TV등의 신기술’이라는 대명제가 자리잡고 있지만, 사실 이건 만드는 사람들이나 관심 있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이런 조건들이 미래의 TV를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폭넓게 성장한 DVD 판매 시장등이 한국에서는 별로 없는 것처럼, 한 사회에서 어떤 기술을 받아들이고 사용하게 되는 가-하는 것에는 구성원들의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그럼 미래의 TV의 핵심 가치는 어떤 것이 될까요? 딴 것 없습니다. 지금 TV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와 동일합니다. 바로 ‘편안함’과 ‘즐거움’입니다. 그러니까 사용하기 쉽고, 보기 쉽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마치 텔레토비 동산에 놀러온 것과 같은 편안함과 즐거움.

3D? 스마트TV? 쇼핑? 정보찾기? 노노노- 사실 그런 것들은 TV의 본질이 아닙니다. 영상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TV의 본질입니다.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해주는 것. 그것이 TV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아래 동영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2011년 4월, SYZYGY라는 회상에서 공개한 GOAB라는 이름의 컨셉 아이디어를 담은 영상입니다. 태블릿PC를 TV의 2번째 화면으로 이용해, 여러가지 정보나 편성표, 쇼핑등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답니다.

텔레토비는 언제 어디서나 TV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컨셉이 왜 아직 현실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아직 세상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_-;;
그림으로 만들기는 쉬운데, 실제로 저렇게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런 세컨드 스크린에서 동작할 콘텐츠도 미리 만들어놔야 하는데, 이것도 굉장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 뿐인가요? 저렇게 제깍제깍 반응하려면 네트워크 속도도 빨라야 하는데, LTE요? 실제로는 그 속도로도 부족하답니다. ^^

다만, 지금 딱 하나, 해결중인 문제가 있긴 합니다. 바로 언제 어디서나, TV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등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기기로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 텔레토비의 꼬꼬마들은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TV를 수신하고, 그것을 바로 보거나 보여줄 수 있습니다. 머리에 달린 뿔은 그러라고 있는 안테나죠. 그런 것처럼 우리도, 조만간 TV를 보는 장소를 가리지 않게 될 지도 모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CJ헬로비전의 ‘티빙 (www.tving.com)’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TV와 드라마 다시 보기,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서비스를 만드는 분들도 -_-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인터넷 라이브 TV & 다시 보기 서비스입니다. 기술적으로 비슷한 서비스들이야 많이 있지만, 실제 한 국가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TV 채널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알고 보면 이 부분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저작권 등에 관련된 콘텐츠 수급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스티브 잡스가 유언 비슷하게, 동영상 저작권 문제 좀 잘 좀 해결해 달라고 언급했을 정도였을까요.

텔레토비는 함께 논다

마지막으로, 텔레토비는 따로 놀지 않습니다.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에서 어느 한 사람이 빠져버린다면 정말 슬플 거에요. 그처럼 TV 영상, 인터넷 동영상, 아니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영상들은 이제 우리 곁에 항상 자리잡게 될 겁니다. 당장 동영상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개념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예전에는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것 = 배운다’였다면, 이젠 어떤 것을 배우기 위해 뭔가를 ‘봅니다’.

요리를 배우기 위해 ‘O’live TV’를 보고, 거기서 나온 레시피를 인터넷 다시 보기를 통해 보면서 따라 만들어 봅니다. 괜히 ‘겟 잇 뷰티’ 같은 코스메틱 프로그램이나 ‘옴므 3.0’같은 남성 패션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니까요. 실제로 유투브에 how to 라고 검색어를 입력하시면, 이런 수많은 ‘따라배우기’용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미래에 우리가 TV를 어떻게 사용하게 될 지를 말해줍니다. 앞으론 물건을 사도 사용 설명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제품 상자에 인쇄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사용 설명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올리브영에서 물건을 살 때, 이 물건이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면 그 앞에 놓여진, 또는 제품 케이스에 장착된 스크린을 통해 제품에 대해 알 수 있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 영상에는, SNS 올라온 그 제품에 대한 사용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어야겠지요.

또는 TV를 본다는 개념 자체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아래 영상은 프로젝트 리미노(Rimino)에서 공개한, 미래형 스마트폰 유저 인터페이스를 소개하는 영상입니다.

재미있죠?

결국 미래의 TV는 정말 텔레토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얘기하고, 정보를 나누고, 반응하는 TV. 우리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TV를 만지작 거리게 되고, 미래의 TV는 우리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보여주고, 그걸 가지고 친구들과 얘기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 물론 결국 관계를 맺게되는 것은 TV가 아니라, 그 TV를 통해 연결되는 사람들-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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