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에 빠진 디지털 기술. 커피 테크?

저는 평소에 커피를 많이 마십니다. 하루에 적으면 2~3잔, 많으면 대여섯잔 정도를 마시죠. 저뿐만 아니라 IT, 디자이너, 프리랜서 등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커피는 없어선 안될 음료입니다. 사실 이쪽(?) 업계에서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에 가깝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지, 어디서 일하며,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쉬는 지를 보여주는 음료.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보여주는 그런 음료.

그런 맘을 담은 것일까요? 이스라엘 스마트폰앱 개발사인 컵스(Cups)는 커피 월정액제 서비스를 실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서비스 가입자는 한달에 45달러만 내면 얼마든지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한달 5잔, 11잔등으로 종량제(?)로 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이용자들이 가져간 커피값의 50%를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커피를 반값에 사서, 소비자들에게 월 정액제로 판매하는 셈입니다. 과연 이익이 남을까요? 그건 두고보면 알겠죠.

아무튼 이렇게 커피향에 폭 빠진 디지털 기술은 꽤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커피와 만난 디지털 기술, 앱, 기기, 서비스등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커피를 따라주는 집사 로봇의 꿈

아무래도 IT나 디지털 기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터넷이나 로봇, 스마트폰, 이런 것들입니다. 그 중에는 진짜 실현되고 있는 것도 있고, 그냥 몽상 같은 것들도 있으며, 가끔은… 농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죠.

위 영상은 구글 파이버라는, 구글에서 올해 4월 1일에 발표한 커피 배달 서비스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커피를 주문하면, 광섬유를 이용해 집으로 커피를 배달해 준다는 것인데요. 예, 4월 1일, 만우절에 발표된 농담입니다. 진짜가 아니죠. 하지만 IT 회사들속에 커피 문화가 얼마나 깊숙히 자리잡아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글 파이버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겐 예전부터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은, 그러니까 커피를 만들어주는 집사 로봇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3년쯤 전에 타시모라는 회사에서 발매한 브류봇이란 커피메이커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광고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영향을 받은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그런 로봇 커피에 대한 꿈을 보여줍니다.
물론 우리가 진짜 꿈꾸는 로봇은 이런 로봇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상인데요. 인형 같이 생긴 로봇이 직접 커피를 갈고, 커피를 내려주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실은 장난감을 이용해서 한컷한컷 사진을 찍은 다음에 이어붙인 것입니다. 정말 귀엽죠? 판다면 당장에라도 사고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 실제의 커피 로봇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위 영상은 작년에 열린 메이커 페어 2013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 커피 로봇입니다. 다량의 핸드 드립 커피를 한꺼번에 만들어 낼 수 있지만 … 가지고 싶으신가요?

Briggo Coffee Experience from Briggo Coffee on Vimeo.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무인 커피 전문점은 어떠세요? 브링고에서 만든 무인 커피 전문점입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앱을 이용해서 커피를 주문하고,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브링고 매장을 찾아가면 자신에게 딱 맞는 커피를 마실 수가 있습니다. 물론 커피는 모두 로봇이 직접 만들어주고요. 바리스타를 로봇이 대신해주는 셈인데요. 이 때문에 앞으로 커피매장에서 일할 사람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매장이 생기면 청소할 알바생을 먼저 고용해야 할 것 같다는 우려가 들긴 했습니다만(므흣).

아날로그와 조화를 꿈꾸는 카페들

사실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 준다는 것. 간편하긴 하지만 뭔가 사람 냄새가 나진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사용하는 곳은 많지는 않습니다. 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는 그냥 자판기 커피 같은 느낌이랄가요. 대신 카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guardiancoffee from MohawkHQ on Vimeo.

예를 들어 영국 더 가디언지에서 오픈한 카페 #GUARDIANCOFFEE 가 그렇습니다. 일종의 오픈 뉴스룸 형태로, 독자와 편집인들이 만나는 장소로 만들어진 카페인데요. 자리마다 태블릿PC가 놓여있어서 사용할 수 있고, 수시로 독자나 중요인물 인터뷰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물론 커피를 마시면서 쉬었다 갈 수도 있구요. 아, 한국에 없습니다. 런던에 있습니다. -_-;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장을 찾아가면 아이튠즈에서 음악이나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쿠폰을 주는(미국 한정?), 어딜가나 무료 와이파이망을 제공해주는 이 카페는, 알고보면 굉장히 적극적이고 빠르게 IT 기술을 받아들이는 커피 체인점이기도 합니다. 전에 소개했듯 올해 안에 미국 전지역에서 무선 충전 기술을 지원한다거나, 스마트폰앱을 이용해서 자신만의 음료를 주문한다거나, 쿠폰을 적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페 드롭탑은 상암DMC에 국내 최초의 스마트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디지털 파빌리온 스마트 카페 상용화 추진 프로젝트에 힘입어 만들어진 이 카페는, 시간, 날씨,온도등 상황에 맞는 음료를 추천하고 그에 따른 콘텐츠를 같이 제공하는 스마트 메뉴 보드와 스마트 지엑스월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는 하는데요. 사실 찾아가 봤더니 그냥 그런 카페와 별로 다를바 없더라는…-_-;;

커피와 어울리는 기기, 또는 앱들

커피를 만들거나 카페를 차리지 않아도,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기기나 스마트폰앱도 꽤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실 커피를 소개하는 앱은 굉장히 많고, 해외에서는 디지털 커피북-이라는 장르도 꽤 인기이긴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것은 이 정도겠죠.

 

위 제품은 전에도 소개한 적 있던, 핸드프레소 오토라는 제품입니다.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커피를 좋아하고, 장거리 운전을 하시는 분들에게 적합한 제품이죠. 기기에 커피팟을 끼우고, 물을 붓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바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이 완성됩니다. 저기에 물을 타면 아메리카노가 되구요.

…하지만 휴계소가 발달한 한국에서 쓸 일이 많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

아카이아(ACAIA)라는, 커피를 위한 전자 저울도 있습니다.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길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제품인데요. 커피콩의 무게를 재거나, 커피에 붇는 물의 량을 체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뜨거운 것을 올려놔도 깨지거나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마트폰앱을 연동해 정확한 무게나 용량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 건강이 걱정되신다면, 업커피라는 앱을 한번 깔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이와 몸무게, 키를 입력한 다음에 커피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먹을 때마다 앱에 기록하면, 이 정보를 토대로 예상 수면 시간을 산출해서 알려준다고 합니다. 카페인 섭취량과 수면 시간을 열흘 동안 기록하면, 카페인 100mg을 섭취할 때마다 수면 시간을 얼마나 잃는지도 계산해 준다고 하네요.

이밖에도 커피 전문점을 찾아주는 앱이나 커피값을 싸게 마실 수 있다고 광고하는 앱들, 커피와 관련된 IT 제품들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론 디지털 커피북에 대해 소개하고 싶었지만, 커피북 문화가 없는 한국에선 무용지물일 것 같아 잠시 보류. 언젠가는 커피 매니아 전용(?) SNS도 한번쯤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좋은 커피샵과 커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자- 그럼, 농담삼아 얘기했다가 진짜 쓰게된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불타는 금요일 되세요! 커피도 즐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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