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사랑한다면, 스마트폰 배터리와 함께 두지 마세요

개를 사랑한다면, 스마트폰 배터리와 함께 두지 마세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동대문소방서 소속 임성태 소방위 등의 화재조사관이 실험해 알려진 내용입니다. 다름 아니라, 애완견으로 인해 스마트폰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실제로 올해 애완견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깨무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2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짜로 애완견이 배터리를 문다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지, 한번 테스트를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먼저 개의 이빨과 유사한 모양의 나사못을 고정한 도구를 만들고, 이 도구로 스마트폰 배터리를 2㎜ 깊이로 반복적인 압력을 가했다-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번 네번 찍으니까 내부에서 발열이 생기고 배터리가 점차 부풀어올라 불꽃이 방출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은 이런 실험은 네일 테스트라고 해서, 배터리 제조 업체에서 배터리 제작시 항상 하는 실험 중 하나입니다.

애완견이 물었을 때 배터리가 폭발한 이유

왜 이런 폭발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일단 모든 배터리는 일종의 에너지 덩어리라는 것을 생각해 주셔야 합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예전부터 전자 기기에 많이 사용되던 배터리입니다. 그 안에는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양극과 음극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이 들어있고요, 그 사이를 분리막으로 나눠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뾰족한 물체로 배터리 외부에서 자꾸 압력을 가하면 이 막이 찢어지게 됩니다. 그럼 내부의 에너지가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열이 나고 결국 불이 나거나 그렇게 되는 거죠.

배터리에 열을 가하면 안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너무 온도가 높으면 내부의 분리막이 손상되게 되고, 그럴 경우에는 내부에서 급속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 발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만들어지는 스마트폰 배터리들은 분리막을 만들 때 신형 소재를 사용해서, 어느 정도 높은 열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 항공기에는 반입 금지?

이런 위험성이 있기에, 리튬 이온 배터리는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항공기 화물칸에는 아예 못 싣게 되어 있는 그런 짐입니다. 실제로 몇 건의 비행기 추락 사고의 경우엔 이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내부에서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요즘 해외 여행을 나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마트폰 등의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계실 경우, 수화물로는 못 부치고 모두 들고 타셔야 했을 겁니다.

실제로 2011년에 호주 국내선에서 아이폰4 배터리 발화된 적이 있었고요. 올해 1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갤럭시S5 스마트폰의 배터리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두 건 다 모두 금방 진화해서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배터리,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스마트폰 배터리, 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뭐... 솔직히 요즘 스마트폰 배터리는 아주 튼튼하게 만듭니다. 만져보시면 아시겠지만, 안전성을 위해서 아예 쇠로 둘러 쌓여져 있어요. 안전회로도 잘 갖춰져 있구요. 덕분에 왠만하면 큰 문제는 없는데요. 그래도 꼭 지켜주셔야 할 것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스마트폰 배터리를 꺼내보시면 하단에 경고 그림이 4가지가 있거든요. 애완동물 조심하고, 불에 넣지 말고, 영상 40도 이상에 두지 말고, 뾰족한 것으로 찌르지 말라는 경고 그림입니다.

그 밖에 스마트폰 사용시 주의할 점으로, 전 스마트폰을 안경처럼 대해 달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안경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깔고 앉지는 않잖아요? 좁은 곳에 꽉 끼워넣거나, 긁히기 쉬운 물건들과 함께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다뤄주시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참, 그리고 외장 배터리나 스마트폰 충전기, 충전 케이블은 반드시 정식으로 인증받은, 좋은 것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굉장히 많은 스마트폰 사건 사고가 불량 충전기, 불량 배터리, 불량 케이블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충전 중 휴대전화 사용도 위험하다- 이렇게 말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정상적으로 사용하면 큰 위험은 없습니다. 보통은 과열이 되기 전에 알아서 스마트폰이 작동을 멈추게 됩니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배터리가 불량이면, 그때는 불이 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목욕하시면서 충전 중인 스마트폰을 쓰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실제로 이렇게 사용하다가 감전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 2015-12-01 / [시사초점1] 애완견이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일으킨다? 스마트폰 안전 상식 /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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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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