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왕기초 이론부터 시작해 3단계 문장 확장까지 모두 들었고, 영어 단어는 모두, 영작문과 영어 발음은 절반 정도 들었습니다. 10분 강의라고해서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보통 10분 이론에 10분 훈련편이 있어서 실제론 한 강의당 20분짜리입니다. 다음에 또 들을 것 같지는 않고, 개인적인 정리 차원에서 적어보는 글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질문 순서대로 적어 봅니다.
1. 영어 공부에 효과가 있나?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우입니다.
전 2015년 8월부터 키잉글리쉬로 화상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이게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추가로 신청한 케이스입니다. 영어 평가 등급은 초중급 정도? 비영어권 외국인 친구들과 큰 어려움없이 대화하는 정도 수준입니다(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영어권 친구들은 별로... 가끔 대화를 할 때가 있는데, 제 영어를 이해하려는 맘이 없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제 경우 영어를 배우고 나서, 영어로 문장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적을 때가 많은데, 그때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문장 만들기'를 조금 수월하게 만들어 준 것이, 야나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기초를 가르쳐 줬다고 해야 하나요.
다만 이 강의를 들으면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다, 이건 좀 모르겠습니다. '표현'을 잘하게 해준 것은 맞지만, 모든 언어는 잘하고 싶다면 절대적인 사용량을 늘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강의를 몇 번 들어도 기적처럼 외국인과 대화를 잘하게 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강의만 수동적으로 듣는다면요.
2. 강의는 좋나?
좋습니다. 원예나 쌤이 강의를 잘합니다.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탓인지, 녹화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이쯤에서 잘못하고 있는 실수나, 이건 뭐지? 하는 질문이 떠 오를 때, 정확하게 그 부분을 고쳐줘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 그냥 동영상 강의일 뿐입니다. 다른 영어 교육 서비스처럼 기술적으로 훈련을 시켜주거나 그러는 것은 없습니다.
3. 어떻게 공부했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강의보다 Mp3 음성 파일을 더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Mp3 파일을 듣고, 궁금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화상 강의를 들었습니다. 들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해결하고, 다시 반복해서 Mp3 파일을 들었습니다. 봄부터 운동 삼아 많이 걸어다녔는데, 걸어다니면서 Mp3 파일 들으면서, 입으로 따라하면서 다녔습니다. ... 사실 이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살짝 외울 정도로요.
* 전 글보다 먼저 소리로 시작하는, 소리 학습법에 맞는 타입입니다.
나중에 좀 지겨워지면, 좋아하는 음악 파일 몇 개와 강의 파일 몇 개를 섞어서, 랜덤으로 들으며 다녔습니다. 특히 2강 느낌전달편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친구들에게 내 느낌을 이렇게 말하면 되겠다- 페북에 내 맘을 이렇게 적으면 되겠다-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3강은 예문이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 웅, 이건 아닌데... 싶을 때가 있긴 했지만요.
아, 영작문편도 들어두시면 영작에 꽤 도움됩니다. 내용 자체는 2/3강이랑 겹치는 부분이 종종 보이시겠지만, 그건 복습이라 생각하고 들어두셔도 괜찮습니다.
4. 추천하나?
먼저, 이것만 하시면 안됩니다. 이것만 하셔서 영어 실력이 확 늘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도움 받은 것은 '영어로 표현을 하는 기초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다른 쪽으로 도움 받겠지요. 어쨌거나,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고, 강의는 해결사가 아니라 도우미입니다.
두번째, 하루 10분도 쉬운 분량 아닙니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일단 아예 앱이나 사이트에 접속하지도 않게 되요. 만들지 않고 쌓여가는 건프라, 보지 않고 쌓여가는 책들처럼요. 일단 시작하실거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영어 공부를 위한 시간을 비워두세요. 아침에 세수나 샤워하고 집을 나서는 것처럼요.
세번째, 입으로 따라하지 않으면 소용 없습니다. 귀로만 들으면 귀로 날아갑니...다. 소리내어 따라하면서 들었던 강의 효과와 그냥 듣기만했던 강의 효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뒷부분 영작문 강의 듣다가 조금 건너뛰어버린 이유입니다. Mp3는 꼭 자주 들으세요.
사실 야나두 강의를 끝까지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10분 시스템. 성격이 안좋아서 뭔가 빨리 빨리 안넘어가면 잘 못듣습니다. 스피킹 맥스를 예전에 들었다가 포기했던 이유도 뭐가 느릿느릿해서 였고(문장 하나 녹음하려고 한참을 기다리는 기분?), 듀오 링고 같은 각종 유명한 영어 공부 앱들을 쓰다가 지워버린 이유도 느려서...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친구들. 여행하면서 알게된 친구들과 어쨌든 매일 같이 페이스북으로 댓글을 달고 채팅을 하니, 영어를 매일 조금씩이라도 쓸 수 밖에 없었거든요. ... 제가 한국어 배우는 친구들 한국어 작문 교정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요.. 어쩌다보니...-_-; 이 친구들이 제 직업을 Writer 로 이해하는 바람에... 틀린 건 아니지만... (눈물)
그리고 1년 넘게 한 쌤에게서 화상 영어 수업을 하는 바람에, 이젠 저에 대해 (아마도) 가장 잘 알고 있을 지도 모를 -_-; 화상 영어쌤에게 듣다가 궁금한 것은 그때 그때 질문할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가족을 빼면 일주일에 두번씩 20분간 1년 8개월간 얘기 나눈 사람이 쌤 밖에 없...).
이 글을 적는 이유도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일단 까먹지 않기 위해서고, 나중에라도 계속 Mp3 파일 들으면서 복습할 생각이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요즘 영어 사이트들 광고 엄청 때리는데, 그거 다 믿진 마시라고요. -_-; 이상하게 가격도 다들 올랐고...
이제 겨우 1년 넘게 다시 공부하고 있지만, 외국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러니 이 사이트에선 어떤 것을 얻어가실 수 있을지, 그 정도는 알고 등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공부할 거냐구요?
* 요즘 튜터링이란 전화 영어 앱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영어로 얘기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디비 잉글리쉬(DiVii)라는 앱도 괜찮습니다. 단어를 입력하면, 그 단어를 쓰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그 부분만 보여줍니다. 신기해요.
* 30초 영어앱이나 파이널리 스피크도 이용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이 앱을 써본 후기들은, 일단 더 써보고 나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