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텔 스매시, 어쩌면 한국이 살려낸 일본 샤프?

최근 일본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펜텔의 유명한 샤프…’스매시’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게 왜 재미있냐 하면, 이 샤프, 실은 1986년에 발매된 샤프거든요. 게다가 지금은 21세기, 다들 펜 같은 물건은 안들고 다니는 세상 아닌가요. 이 시대에 갑작스럽게 80년대에 출시된 제품이 차트 역주행을 시작했다니, 신기할 수 밖에요.

이에 대한 분석 기사가 일본 동양경제 신문에 실렸습니다(링크). 알고보니 2014년쯤 한 유튜버가 이 샤프를 소개했더니, 그때부터 청소년에게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출하량은 10년전과 비교하면 10배 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 이렇게 인기를 얻기 전까지 이 샤프가 단종되지 않도록 만든 것이, 바로 한국이었다고 합니다.

기사 원문에 내온 내용을 옮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根強いリピーターはいるものの、国内で伸び悩んでいたスマッシュを支えたのは、海外市場だった。10年ほど前から主に韓国で売り上げがアップ。受験戦争が激しいお国柄のため文具にはこだわりがあるのか、日本製のシャープペンは人気で、スマッシュも学生たちに高く評価されているという。

간단히 말해 매니아층은 있었지만 잘 팔리지 않았던 스매시 샤프를 지원한 것은 한국 시장이라고 합니다. 10년전부터 한국 매출이 올라갔다고. 그렇게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버티다가, 2013년 일본 아마존 필기구 랭킹에서 1위로 올라가면서 반전이 시작됩니다. 당시 불고있던 고기능 샤프 열풍과 맞물려, 한정판으로 내놓은 제품이 매진되는 등 인생 역전 성공.

.. 지금은 한정판을 사려면 프리미엄이 붙어 2배를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니까요.

물론 제품이 좋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평가가 높았을 리가 없죠. 무려 16000원짜리 샤프인데요. 묘하게 힘있는 디자인이 다시 먹힌 건지도 모르겠어요. 애시당초 디자인 컨셉이 ‘적극적으로 글을 쓰기 위한 강한 샤프’였다고 하니까요. 꼭지는 오토바이 쇼바를 본딴 것이었고, 아무튼 지금은 보기 어려운 쓸데없는 힘이 잔뜩 들어간(?) 샤프라고 합니다.

당시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모두 20대였고, 이들이 만들고 싶은 디자인의 샤프를 그냥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일본 회사 분위기에서 그런 일이 가능해?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의외로 가끔 이런 물건이 나와요. 물론 80년대 일본이 아니었다면 과연… 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아무튼 재미있습니다. 86년에 나온 제품이 30년이 지난 지금 히트치고 있는 것도 재밌고, 이때까지 계속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던 것도 재밌고, 그걸 지탱해줬던 것이 한국 시장..이었다는 것도. 우린 분명, 꽤 좁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단 말이죠. 진짜로. 아, 덤으로, 일본 문구 시장은 최근 상승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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