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3월 27일(현지 시각) 애플이 ‘A10 퓨전’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애플펜슬’을 지원하는 새로운 9.7인치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가격은 2017년 모델과 같은 43만 원(32GB, 와이파이 기준, 일본은 37,800엔에 세금 별도)부터 시작한다. 교육용 모델은 이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달리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성능이 더 좋아지긴 했지만, 예전 저가 아이패드도 충분히 쓸만했다. 애플펜슬 지원은 좋지만 펜슬을 따로 사야 한다. 물론 이 정도 변화만으로도 살 이유는 충분하다. 태블릿을 사고 싶어 했던 사람이라면. 솔직히 아이패드 말고 다른 태블릿PC를 권할 이유가 없다.
우리 사라고 새 아이패드를 내놓지는 않았다. 목표는 대놓고 말했듯 미국 교육용 시장. 애플이 유일하게 압도적으로 열세에 몰리고 있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구글은 65%, 윈도 기기는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은 15% 이하라고 알려져 있다. 매년 천만 대 이상 팔리는 시장에서 애플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나중에 코딩 교육이 대중화된다고 생각하면, 학생들은 교육용 기기에서 돌아가는 플랫폼으로 공부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 개발자(?)들이 구글 플랫폼을 기반으로 능력을 배우는 셈이다. 하지만 애플 제품은 비싸고 관리하기 어렵다. 그래서 교육용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 키보드 없는 제품을 싫어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이 와중에 팀 쿡이 꺼내든 카드는 애플펜슬이다. 키보드와 달리 펜슬은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 필기와 그림 그리기도 손쉽게 가능하고, 증강현실 앱을 이용하면 더 재미있게 다양한 지식을 배울 길이 생긴다. 다양한 앱은 아이패드가 가진 아주 큰 장점이다. 이만하면 학부모와 학생이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태블릿 시장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시장을 다시 파고들 수 있다면 애플에도 좋다. 다만 구글도 애플 이벤트 전날 교육용 태블릿을 발표했고, MS도 윈도 10s를 내놓으며 저가 교육용 서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누구도 순순히 이 시장을 넘겨줄 생각이 없다. 게다가 애플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
IDC 에 따르면 2017년 태블릿 PC 시장은 작년에 비해 6.3% 줄어든 1억 6380만대 규모다. 3년째 거꾸로 크고 있다. 애플은 시장 점유율 2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가장 많이 팔았던 2013년과 비교하면 2/3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애플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뭐, 내가 더 관심이 갔던 것은 로지텍 크레용이다. 저렴한 애플펜슬이 드디어 나오는 구나 싶었다. ... 학교 전용으로만 판다기에 그림의 떡이 되버렸지만. 그래, 이래야 애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