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mid 버전 맥북 에어 11인치(A1370)을 입양 했습니다. 정확히는 배터리가 부풀어서 죽은 애를(…) 양고기 사주고 집어왔습니다. 맥북 에어는 나름 많이 판매되고 오래 쓰는 기종이라, 지금도 여러 교체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운 나쁘게 메인보드라도 고장났다면, 그냥 장식품으로 쓰려고 했죠.
… 다행히 전원을 붙여보니, 전원도 안들어온다던 애가 부팅이 되긴 했습니다만-
보시는 것처럼, 키보드판 자체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 뚜껑이 안닫히는 것은 물론이고, 책상 위에 놓아도 바닥이 땅에 닿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해체 작업에 들어갑니다. 작업에는 T5 6각 드라이버와 P5(1.2) 오각 별 드라이버가 필요합니다.
… 그리고 뚜껑을 땄더니-
나사를 풀자마자 퉁-하고 튕겨나가기에, 어어 진짜 상태 심각한가 보다-하고 열어보니, 심각했네요. 6개의 셀 가운데 1개가, 심각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당연히 이 정도면 뒤틀어졌겠지-했던 프레임은 멀쩡. 온라인으로 주문한 배터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5만원 가량, 알리에선 32달러 가량), 일단 배터리만 제거하고 임시 봉합.
전원 케이블로 연결했는데, 다행히 작동이 됩니다. 파티션 날리고, 새로 OS 설치해주고 나니 일단 부활했습니다. 앱스토어 열어보니 제가 예전에 맥북 프로 쓸 때 사뒀던 앱들 목록이 보입니다. 눈물 나네요. 앱스토어 말고 따로 산 앱들도 많지만, 걔들은 2013 맥북 프로에서 쓰려고 산 애들이라, 이 제품으로 운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사양은 램 4G, SSD 128G 입니다. 글쓰기나 웹서핑이라면 아직 쓸만하죠. 바꾸는 김에 SSD도 바꿔버릴까? 하고 생각했지만, 2013 버전이라면 모를까 이 제품에 더 이상 투자하는 건 무리. OS 지원도 끊긴 애인데요(하이 시에라까지만 지원합니다.). 의외로 속은 깨끗해서, 앞으로 5년은 가지고 놀 수 있을 듯 합니다.
음, 꽤 재미있는 장난감을 얻은 기분이네요. 얘로 뭘할까요. 요즘엔 맥북에서 영화 어떻게 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