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K380 키보드 수리 완료



오늘 로지텍 AS 센터에 전화했다가, 니가 떨어뜨려서 고장 난 거면 수리 못해준다. 우린 교환 밖에 없다. 유상 수리도 못해준다. 뭐 이런 얘길 듣고, 아니 산 지 2개월 밖에 안된 키보드를 이렇게 버려야 하나? 하고 생각하다- 천하귀남님 댓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안 쓰는 키를 뽑아 쓰긴 무섭지만, 전 벌써 3개나 산 거잖아요? 당연히 첫 번째(…) 키보드가 창고에 처박혀 있습니다. 사실 이 키보드가, 청소해준다고 키를 뽑다가 H 키가 맛가는 바람에 못 쓰게 된 제품인데… 거꾸로 생각하면, 남는 부품이 몇 십 개 더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죠.

뭐, 어차피 다 버리게 된 셈이니, 시도해봤습니다. 에스키모님의 13년전 글(링크)을 보며 펜타그래프 키보드 키 분해 방법에 대해 참고했고요. 아무튼 복잡하게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무난히, X 받침대가 뿌러지지 않게 구 키보드에서 CTRL 키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번째 키보드에 꾹꾹 눌러주니, 그냥 들어갑니다. 이게 분해해서 끼우고 조립할 생각이었는데, 필요 없게 됐네요. 원래 휴대용 펜타그래프 키보드 키는 좀 잘 떨어지는 편이라, 평소에 떨어지면 방향 맞춰 붙이고 끼우는 식으로 수리해서 쓰곤 했습니다. K380에도 그냥 먹네요.

그래서 다시 키보드 부활 완료. 키감도 멀쩡합니다. 문제가 된 X받침대를 교체해 준거니까요. 저도 할 수 있는 걸 AS 센터 전문가들이 못할리 없고, 부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간단한 수리일 겁니다. 그런데 안해주죠. 부품만 팔아도 될텐데, 역시 안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 소모품이라고 주장하니까요(애플 키보드 등을 웬만하면 안 사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키보드 2개가 생겼습니다. 이젠 고장나도 걱정 없네요. 대체품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언제까지, 이렇게 수리할 수 있는 제품을 버리게 만드는 문화를, 뻔뻔하게 이어나갈 건지, 궁금합니다. 정 안되면 알리에서라도 부품을 좀 팔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수리할 수 있는 건, 수리해서 쓰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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