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베타 없이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쓰라고 해도 될까

동아 사이언스에 이덕환님의 칼럼이 올라왔습니다. 아주 강하게 교육부의 디지털 교과서 정책을 비판합니다. 잘 모르던 일이라 읽어봤는데, 꽤 당황스럽네요. 당장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대상은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고 해당 과목은 수학·영어·특수교육 국어.

 

 

 

일단 에듀테크 기업에 돈 퍼주는 사업인 건 확실합니다. 현 교육부 장관의 개인 숙원 사업인 것도 잘 알겠습니다. 이덕환님이 말하는 생성AI 사용 이야기는 아직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요?

교육부가 내놓은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지침’을 보니, 이거 그냥 웹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스마트폰 토익 앱이나 문제 풀이 앱 같은 곳에서 이용자 수준에 맞게(…) 커리큘럼을 짜준다거나 하는 기술을 도입할 것 같은데요. 여기에 생성 AI가 필요하다면, EBS 자료를 학습해 뭔 가를 더 할 수는 있겠죠(EBS 자료 사용은 공식 발표한 내용입니다.). 아, 그런데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죠.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매주 중요하게 취급되는 문제입니다. 어떻게 배우는 가에 따라 어떤 학교에 진학하느냐, 좋은 미래를 얻을 수 있느냐가 갈린다고 다들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이 나빠지면, 사교육 시장이 배를 불립니다. 교육 정책이 잘못되면, 사교육 시장이 활개칩니다.

디지털 교과서는 잘못된 정책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파급력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걸, 오픈 베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웹 서비스 형태로, 전국에 있는 학생들, 그것도 초등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서비스 한다고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싶어서 그냥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아니, 이런 일이 크게 공론화되지 않고 있는게 진짜 신기하네요. 선생님과 학부모들만 알아서 골탕 먹으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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