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클루지 RK925 폴더블 기계식 키보드 리뷰

얼마 전 광군제 세일때 재미삼아 구입한 물건입니다. 로열클루지에서 만든 접이식, 폴더블 기계식(…) 키보드죠. 왜 기계식 키보드를 접어서 다니게 만든 건지는 모르지만, 접어서 가지고 다닌다는 컨셉 때문에 한 가지 장점이 생겼습니다. 바로, 거치대가 부착되어 있다는 겁니다.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은 아주 단순합니다. 키보드, 키보드 넣고 다닐 수 있는 자루, 키캡 편하게 뽑는 기구, USB-C 충전 케이블과 설명서. 그게 다입니다. 다만 키보드 자체가 작은 크기 모바일 키보드인데다, 여러 기능이 여러 키에 주렁주렁 나뉘어 배치되어 있어서, 설명서는 꼭 읽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펑션 키 누르고 써야 하는 기능이 잔뜩 있어서 헷갈릴 지경.

 

전체적인 느낌은… 전에 썼던 LG 롤러블 키보드와 비슷합니다. 거치대가 붙어 있는 모양도 비슷하고요. 테이블에 앉아서 키보드 꺼내고, 메인 기기 거치하고, 그냥.바로 글 쓰면 되는 거죠. 연결되는 기기는 모두 다섯 대까지. 서피스 프로3 정도 두께는 충분히 들어갑니다.

다만 … 무겁습니다. 500g이니까요. 진짜 무겁죠. 다른 가벼운 기계식 키보드도 비슷한 무게라서(키크론 K3나 K7과 비슷합니다.)., 이걸 왜 접어야 했을까. 그냥 기계식 키보드에 거치대 붙여서 내놓으면 안됐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전 화이트 백라이트에 갈축 키보드를 선택했는데, 키감은 나름 괜찮습니다. 딱 로우프로파일 갈축 느낌이 납니다. 다만 로우프로파일입니다.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는 다릅니다. 키감도 아주 가볍진 않고요. 역시 한번 타건하고 사는 게 좋은 제품인데, 써볼 곳이 없네요. 스위치가 어디 회사 제품인지도 모르겠고요. 조금 타자 치는 소리가 나긴 하는데, 카페에서 쓰는 정도로는 괜찮을 듯 합니다. 옆 자리 커플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훨씬 더 크더라고요(…).

 

아무튼, 타건 하는 느낌 자체는 펜타그래프 키보드보다 좋습니다. 다만 백라이트는 끄고 쓰는 게 오래 쓰는 방법이고요. 모바일 키보드 답게 앞에 다리가 없어서, 바닥에 수평으로 붙습니다. 쓰는 책상이 카페처럼 약간 낮은 테이블이면 괜찮은데, 일반 책상이면 그리 어울리지 않네요. 메인으로 쓰기엔 아쉬운 점이 좀 있다는 말입니다. 대신 책상에 안정적으로 붙어(?)있는 건 장점.

 

접어서 다니는 것도 의미는 없지만(?) 장점이 있는데요. 가방 안에 휙 던져 놓고 있다가 꺼내 쓰기 좋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들고 다니면, 은근히 크기가 커서 보관에 신경 쓰이거든요. 다만 키보드 수납 가방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끼워 주는 제품은 입구가 좁아서, 쾌적하게 키보드를 넣었다가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키캡은 쉽게 빠지지만 쉽게 끼울 수 있습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이게 좀 의외인데요. 무게를 빼면 추천할 만 합니다. 모바일 키보드 중에선 당연히 키감은 최상급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요. 무게도 로지텍 MX미니 같은 제품보다 가볍습니다. 자석으로 착착 붙는 것도 재밌고, 거치대가 있으니 확실히 편하긴 합니다. 가격도 6만원 대에 구입했는데, 이 정도면 합리적입니다.

다만 직구 제품은 AS가 항상 문제라서, 일단 6개월 이상 쓴 다음 내구성을 확인한 리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500g이란 무게는, 휴대용 키보드로선 결격 사유이기도 하고요. 아무리 키보드가 잘 고장 나지 않는 제품이라지만, AS 받을 곳이 없다는 건 변하지 않으니, 확인하고(?) 사는 걸 권합니다.

아, 오른쪽 맨 위에 있는 키가 DEL 키가 아니라 insert라는 소소한 문제도 있습니다(의외로 많이 생략되는 프린트 스크린 키라던가 인서트 키라던가, 일반적으론 생략되는 키를 펑션키 조합으로 다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네요.).

아, 그리고 거치대가 기기를 중심으로 가운데에 붙어 있어서, 스페이스바 위치랑 좀 안맞습니다. 우측 기능키 때문에 스페이스 바가 살짝 왼쪽으로 가 있거든요. 글 쓸 때 보니, 제가 기기를 좀 왼쪽으로 옮겨서 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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