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책의 서평에 실린, 하류 인생의 체크리스트 때문에 말이 좀 있습니다.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화성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나의 점수 : ★★★
여기서 하류인생임을 알 수 있는 체크리스트-라는 것이 나오는데 아래와 같습니다(옮김).
# 하류도 체크리스트 (절반 이상 해당하면 당신도 하류인생)
1. 연간수입이 연령의 100배 이하다.(단위 만원)
2. 그날그날 편히 살고 싶다.
3. 자기답게 사는 것이 좋다.
4.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다.
5. 단정치 못하고, 모든 일이 귀찮으며, 외출하기 싫다.
6. 혼자 있는 것이 좋다.
7. 온순하고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이다.
8. 옷 입는 패션은 내 방식대로 한다.
9. 먹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10. 과자나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다.
11. 온종일 집에서 비디오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12. 미혼이다(남자 33세, 여자 30세 이상의 경우).
뭐, 오해받기 딱 좋은 서평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당신은 하류인생이니 상류인생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처세술 관련책이 아닙니다. 저도 서점에서 간단하게 흩어본 정도지만, 일종의 하류사회가 형성되고 있고, 그들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라는 마케팅 서적입니다. 열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사회과학 논문들처럼 각종 도표가 가득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말하는 하류인생이란, 당신의 인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이미 형성되어 있는 하류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몇년전부터 일본에서는 꽤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른바 프리터-들로 대표되는, 2차 베이비붐 세대(주로 70년대 초중반생들이 해당됩니다.)의 삶에 대해서. 이들은 어떤 면에서보면 근성도 없고 자기자신만 아는, 자본주의 사회에 기생하는 사람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반자본주의적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실체는, 또 하나의 소비문화(오타쿠 산업, 게임/만화 산업, 가라오케 산업 등)를 주도하면서 존재하는, 명백한 사회 계층입니다. 그냥 필요할 정도로만 벌어서 나 좋아하는 것이나 하며 살겠다-라는.
문제는 이들의 존재가, 장기적 전망으로 봤을 때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일본 사회안에서는 이들을, 일본 사회의 구조적 모순 때문에 생긴 계층이 아니라, 그저 ‘근성이 없는’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만.
감정의폭주족님의 나는 하류인생이다 에서 트랙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