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열을 통해 만드는 그들만의 공화국


얼마 전 제 친구의 네이버 블로그가 ‘상업성 게시물’이 등록되었단 이유로 접근 차단을 당했습니다. 맛집, 여행기등을 주로 올리고 있던 블로그인지라 왜 접근 제한이 됐는지 몰랐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똑같은 상태네요. 처음에는 “네이버에서 검열 프로그램을 돌려서, 자동으로 차단시키는 방법을 이용하는 바람에 운나쁘게 잘못 인식된 케이스일꺼야”-라고 생각했는데.

한번 검색을 해봤더니, 왠 걸, 접근 차단, 접근 제한-등을 당한 블로그가 한 둘이 아니군요. 그 중에는 아이디를 해킹(?) 당해 스팸 게시물이 올라와서 걸린 경우도 있고, 음란성 팬픽(?)등이 올라와서 당한 블로그도 있지만… 대부분이

네이버 이용약관 [제13조, 제18조]에서 제한하고 있는 홍보/상업성 에 해당하여 삭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라는 사유로 접근 차단을 당했군요.


그런데 다른 블로그 글을 통해 확인한, 네이버 에서 홍보/상업성 게시물로 판단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연락처 및 가격, 계좌번호, 약도 등 기재
  • 쪽지나 이메일, 연락처를 통한 상업적 거래
  • 특정 사이트 기재 및 링크

… 뭐, 뭐냣!!!!
(덤으로, 퍼온 글에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경우도 해당된다..)

이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저를 비롯한 이글루나 티스토리의 수많은 블로거들은 접근차단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저 같은 경우 글을 쓸 때 글 출처가 된 곳의 링크, 가격을 표시한 곳의 링크를 바로 걸어놓는데, 네이버 입장에선 완전 상업 블로그 -_-로 보이겠군요. 

물론 네이버의 경우 다른 블로그에 비해 상업적 블로그가 매우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정말 짜증날 정도로 많죠). 스크래핑 블로그도 많고,  검색을 통해 나타난다는 점을 이용해, 자기 사이트로 유도하는 피싱 블로그도 매우 많습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은 판단 기준을 만든 것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피싱 블로그나 상업성 블로그만이 아닌, 개인이 정보 공유 차원에서 올린 정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버린다는 것에 있습니다. 심지어는 책 서평을 쓴 블로그도 상업/홍보성 블로그로 판단해 버립니다.

네이버는 갈수록 내부에서 돌고돌고도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예전의 피씨통신 사이트 처럼, 네이버 사이트 내부에서 정보를 얻고(검색), 채팅을 하고, 메일을 주고 받고, 커뮤니티의 글을 읽고, 블로그의 글을 쓰고, 쇼핑 정보를 얻고, 신문 기사를 읽는 활동을 모두 할 수 있습니다. 꼬리와 꼬리를 무는 뱀 같은 구조로 변해있는 것입니다.

폐쇄적인 공간. 그것은 이용자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서비스-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입니다. 스스로 매개체임을 자처하며, 검색을 통해 타인에게 드러내고픈 욕망을 자극하며 블로그와 카페를 개설하게 만들고, 그래서 대량의 카페와 블로그가 만들어진 다음에는 거기서 나가는 길을 닫아버립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상업성/홍보성 게시물에 대한 판단 장치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사람들의 분노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접근 차단이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굉장히 황당해하고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정교하게 설계되었어야 합니다. 사실 이뿐만이 아니죠. 검색을 통해 접근한 카페의 글을 읽기 위해, 대충대충 가입해버린 카페만 벌써 몇개인지 모릅니다..ㅡ_ㅡ;;;

게다가 위와 같이 접근 차단을 당한 사람들이 접근 해제를 하기 위해선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답변이 온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좀 더 많은 글을 올리고 싶은 블로거들에게,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이라면, 정말 하나밖에 없네요. 

네이버 블로그 글쓰기 그만하시고, 다른 블로그에서 시작하시는 것을 정중하게 권해드립니다(웃음).
장기적으로 본다면, 정말로 그래요..(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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