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LA 타임즈에 까이다.

진씨는 “이처럼 나쁜 영화를 보기는 쉽지 않고 줄거리가 거의 없는 등 한국에 창피한 일”이라며 “한국인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없었다면 누구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심 감독의 전략이었고 그는 결코 자신의 영화에 담겨있는 미의식을 거론치 않았다”면서 “오로지 애국심 뿐이었고 한국인은 승리의 소식을 듣기를 원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진씨는 “한국인들은 광신적이고 인터넷을 통해 결집하곤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며 “한국은 사람들이 인터넷 문화속에 자신들의 모든 삶을 쏟아붓는 곳이면서 성공이 온라인상의 히트수로 결정되는 곳이 되고 말았는데, 맹목적 애국심의 시대는종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_“‘디워’ 향한 한국의 맹목적 애국심 시대 종식돼야”

결국 디워 광풍은 하룻밤 꿈에 불과했던 것으로 결론났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어떤 것도 미국 시장에는 먹히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심형래의 말은 섯부른 바램에 불과했다.

…결국, LA 타임즈에도 된통 까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자세한 내용은 위에 링크한 동아일보 기사 참조, 원문 링크는 글 맨 밑에)

진중권 선생의 논리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디워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아직도 ‘애국심’ 마케팅이 먹힌다는 것, 정확하게 말하자면 ‘애국적 자본주의’ 마케팅이 먹힌다는 사실이다. 더하자면 어쩌면 우리에게도 ‘어린이 영화’ 시장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희망 정도? 아니면 의외로 괴수물 매니아들이 많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웃음). 그래도 재밌게 봤다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앞으로 그 사람들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사실 디워를 둘러싼 논란은 영화 디워 자체보다도 그 주변의 논쟁이 더 특이한 것이었다. 명백한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음,은 예전부터 인터넷 논쟁에서 반복되던 것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몇몇 사람들의 자발적인 억지 정당화는 꽤 심한 것이었다. 지금은 숭실대에 있는, 예전에 sf 소설을 쓰던 이성수씨의 글을 읽으면서도 황당했고, 논쟁 자체보다 ‘디워 옹호했다가 자신이 캐발렸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는 사람들도 우스웠고, 디워가 얼마를 벌어다 줄 거라고 소설을 쓰던 기존 언론들도 마찬가지고…

제대로 된 담론이 존재하지 않았던 논쟁. … 이 나라 몇몇 사람들은 아직까지, 누군가가 대신 자신의 부(富)를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간절한 것 같기도 하고(불가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 뭐랄까, 경기가 흥청망청 좋아져서 덩달아 자기 장사도 잘되길 바라는 어떤 자영업자 마인드-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던 한 논쟁이, 이제 일방적 무너짐으로 종결되어 간다.

… 애시당초 논쟁이 될 만한 영화가 아니었다. 쪽팔리게, 우리는 정말 심형래와 쇼박스의 마케팅에 놀아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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