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수업 – 사람은 누구나 떠날 때가 온다

그러자 거의 네 시간 동안 그곳에 묵묵히 앉아 있던 경찰관이 일어섰습니다. 그는 현장에 맨 먼저 도착해서 어린 보니를 품에 안아준 바로 그 경찰관이었습니다. 그는 소녀의 엄마에게 다가가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이야기하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아이가 그때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만 알아 주십시오.”

-p55

“뭐하고 계시는 거에요, 지금?”
“와투시 족의 춤을 추고 있어요.”
“왜 그 춤을 추고 계시는 거죠?”
“지금 출 수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이 옳았습니다. 우리는 놀 수 있기 때문에 놀고 싶어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충동을 억제합니다. … 죽음은 놀이의 필요성을 아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다 보면, 삶의 마지막에 이르면 즐겁게 지낸 놀이의 순간들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시골길에서 자전거를 타던 거 기억하니?”. “바닷가에 간 일 기억나?” … ‘놀이가 왜 배움이 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후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인생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하는 것입니다.

수십 년동안 임종을 앞둔 환자들과 상담을 해오면서 우리는 단 한 번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더 일했어야 하는데.”라거나 “근무시간이 8시간이 아니라 9시간이었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았을 텐데.”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p182

“농담하고 노는 것이 삶이에요. 웃음은 내가 이 병을 견뎌 내는 방법 중 하나예요. 당신의 학생들이 농담을 했다 해도 난 개의치 않았을 거예요.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이 ‘죽음’이나 ‘암’같은 주제나 단어를 일부러 피하는 거에요. 난 차라리 그것에 대해 농담을 하겟어요.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보다는 웃는 것이 더 즐겁고 진실하니까요.”

-p187

놀이와 놀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 할 일은 항상 많지만 그것이 놀지 못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에게 놀이 시간을 주지 않으면 결국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게 됩니다.

놀이란 이따금씩 우리에게 주어지는 휴식의 순간 이상의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놀이는 그것에 실제로 투자된 시간을 의미합니다. 당신은 일에서부터, 삶의 심각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p192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인생수업, 도서출판 이레, 2006

이청준 선생이 폐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일용할 건강이 오늘도 허락됐구나”하고 감사하는 기도를 먼저 올린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에 가장 충실하게 살아가는 시간들은, 끝이 보임을 알게된 그 시점, 자신의 생명이 언제라도 끝날 수 있음을 알게된 바로 그 때부터인 경우가 많다.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책을, 이제서야 우연히 읽었다. 「행복의 공식」이나 「우연의 법칙」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 쓰여 있어서 조금 놀랐다. 한 명은 뇌과학의 성과를 통해 행복을 말하고, 다른 한 명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행복을 밝히는데, 그 결과는 많이 비슷하다.

현재에 충실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들. 모두들 이야기하지만, 알아도 하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가득한 세상인가.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나의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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