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소비자여, 단결하라!

예전에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그랬던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라고. 이때까지만 해도 사회주의자들은, 만국의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에 맞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단결할 수 있을줄 알았다. … 물론 이후 벌어진 일들은 그러지 못했지만. 만국의 노동자들은 가끔-씩만 단결했을 뿐이다.

21세기, 이제 세계의 흐름은 생각지도 못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화, 또는 자본의 전지구화가 이뤄지는 시기. 전지구적 산업의 연계망이 이뤄지는 시기. … 재미교포들도 미국 쇠고기 잘 먹고 있다는 주장을 깬 것은 미국 아틀랜타에 사는 한 주부였고, PD수첩이 방영한 병든 소를 찍은 사람은 미국 소비자 단체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 정부이며, 미국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OIE다. 이제 전선(?)은 한미 소비자 vs 한미 정부로 나뉘어 버렸다.

사실 한국 국민들은 지금도 이미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변화를 당신들이 이끌어 내줬다. 과거에 미국 축산업자들은 도축장 문제에서든 동물성 사료 금지 문제에서든 이런 모든 제한을 두는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전부 다 반대를 해왔다. 또 미국 정부는 그런 축산업계 입장에만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한국 등에서 강력한 반발이 발생을 하면서 이 문제들이 이제 미국 수출업자들에게도 그 입장을 바꾸게 되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사실 이것은 미국의 국내 소비자 그룹들로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었던 그런 성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 지도자들이 좀 더 많은 압력을 행사해서, 그것이 다시 미국의 국내 축산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그래서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여러분이 조금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주기를 오히려 저희가 부탁드리겠다.

–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 국장, CBS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면 거의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아틀랜타에 사는 주부가 한국 돌아가는 사정을 어찌알고 한국 TV에 전화를 하겠으며, 미국 소비자 단체가 한국 사정을 어찌알고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을 부탁하겠는가. 하지만 이미 혁명은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만국의 소비자가 단결하는 시대를 눈 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먹거리 공포를 눈 앞에 둔, 어쩔 수 없는 소비자들의 국제적 연대-_-;; … 이제 우리는 세계적으로 연대하지 않으면 이겨낼 수 없는 공포와 맞서싸워야 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재밌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마르크스가 살아서 이 모습을 봤다면 과연 뭐라고 말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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