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가 광우병 촛불 집회 논란을 봤다면-

▲ 사진출처_오마이뉴스

문득 전에 적어 놓은 촘스키에 대한 글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말하는 것이 옳으냐? 이다. – 노암 촘스키」을 다시 읽다가, 최근 학생들의 광우병 관련 촛불 집회 참석에 대한 논란이 생각났다. 만약 그 논란에 대해 그에게 물었다면, 그는 아래와 똑같이 대답했을 것이다.

누가 말하느냐라든지, 그들의 배경이나 그것을 말하기 위한 자격 같은 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말하는 것이 옳으냐“하는 것입니다. (존 마허, <촘스키>, 김영사, 2005(하룻밤의 지식여행 1), p130)

말을 하는 사람이 ‘말을 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를 따져묻는 것은, 보수언론이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정치적 공격이다. 촘스키는 이런 나쁜 방법을 사용하는 어용 지식인을 코미사르라고 부른다.

“지식인 코미사르는 비판가로부터 말할 수 있는 ‘전문가적 권리’를 박탈(p173)”하는 방법을 사용해 이미 존재하는 사실을 희석하려고 든다. 그리고 논점을 ‘문제 자체’에서 ‘문제 외적인 것’으로 돌리려고 한다. 다행히 이제 사람들은 속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짓은 다른 이름으로 ‘논점 이탈’이라 불리며, 우리가 흔히 하는 ‘물타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 물타기에 대해, 이제 네티즌들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리는 수많은 블로그 논쟁들 속에서 물타기를 경험했고, 목격했으며, 이젠 구별할 줄 아는 눈 정도는 가지게 되었다. 이미 세상은 옛날의 세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메이저 언론은 아직까지 우리가 그 물타기를 구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가 물타기를 구분할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들이 그 짓을 하는 것은, 그들이 선동하는 대상이 우리가 아닌, 그런 “물타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물타기에 넘어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문제 자체가 가려질까. 광우병 관련 된 이야기들이 괴담이라고, 팩트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그러면서 미국 교포들도 잘 먹는다고, 한인회의 성명서를 보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들어낸 “가짜 현실”에 걸려 줄줄이 넘어지고 있다.

팩트라고 말하며 들이밀던 것들이 아틀랜타 주부의 전화 한통에, 알고보니 영문 계약의 잘못된 번역으로 드러난 것에, 그저 미국이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었던 “가짜”였음이 들통난 것이다.

사실 알고보면 괴담이라고 돌던 것도 괴담이 아니다. 그저 그동안 전해져 내려오던, 또는 보도되었던 사실들이 부풀려졌을 뿐, 따지고보면 근거없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은 별로 없다. 문제는 괴담이 아니라 그 괴담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이게 그들도 알고 있고, 우리도 알고 있는,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다. … 그런데도 그들은 근거없는 괴담과 선동이란 주장만 주구장창 늘어놓는다. 심지어 한미FTA와 쇠고기 문제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헛주장도 늘어놓는다.

여러가지로 70년대가 다시 떠오르는 세상이다. 이러다가 조만간 계엄령 선포하고 유신이라도 할 것 같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과연 없는 걸까? 촘스키를 다시 들여다보니,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게 해주는 마법의 해답은 없다. 기적의 방법도 없다. 단지 다음과 같이 잘 알려진 것들만이 있을뿐이다. 이해를 위한 정직한 탐색, 교육 및 조직, 가해자에 대한 국가 폭력의 비용을 높이거나 제도 변화의 기초를 놓는 행동,그리고 포기에의 유혹과 수많은 실패 및 제한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미래에의 희망에 의해 고무되어 지속될 그러한 종류의 확고한 책임감이 그것이다. – <흐름 바꾸기(Turning the Tide)> 맺음말 (p175)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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