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폰은 아이폰을 이길 수 있을까?

지난 5월에 포스팅했던 것처럼,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아직까지 고심 -_-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폰에 불만이 가득한 것은 아니지만, 슬슬 휴대폰 자체가 맛이 가고 있는 상황이라서요(2년반 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아이폰을 사기위해 총알장전중이었는데, 이거 언제 출시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본격 아이폰 까는 FAQ」를 읽고 맘을 고쳐먹었습니다.

이 FAQ는 일본의 상황에서 일어난 문제점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일본 못지않게 독특한 휴대폰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바꿔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해준다면 나쁠 것 없지만…

▲ 사실 휴대폰 세계는 정말로 오묘합니다.
위 사진은 NEC의 컨셉 모델인 플라스크 폰-입니다.
폰에 담긴 액체가 밧데리가 얼마나 남아있는 지를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어떤 휴대폰으로 바꾸는 게 더 나을까요?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모델은 최근 LG에서 출시된 시크릿폰입니다. 물론 시크릿폰보다는 LG 초콜렛 3 폰에 더 관심이 가긴 하지만… 이건 아직 출시도 안된 모델이니 제끼겠습니다. 뭐, 솔직하게 말해 시크릿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오드리 헵번 누님 때문입니다. ;ㅁ;

다른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헵번 누님이 나오는 CF를 보고, 오로지 헵번 누님의 배경화면을 다운받겠다는 일념하에 팬사이트를 찾아갔습니다. 이벤트 응모를 위해 열심히 -_- 시크릿폰 광고를 지켜보는데, 으흠- 이거 생각보다 쓸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객관적으로 말해 초콜렛 3나 아이폰에 비하면 분명히 디자인은 떨어집니다. -_-;; 기능도 많이 부족합니다. 애시당초 비교 대상이 아닌 녀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쓰는 휴대폰 라이프 스타일…에는, 적당히 들어맞습니다. 제 습관에 잘 들어맞는 폰 … 휴대폰처럼 1년 내내 함께 다니는 녀석이라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휴대폰을 사용하십니까?

에? 그렇다면, 저는 어떤 용도로 휴대폰을 쓰냐구요? 저는 보통 아래와 같은 목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합니다.

  • 음성 통화(당연히!)
  • SMS 문자(한달에 300건 가량 사용합니다.)
  • 샷 메일(사진을 다른 폰에 전송해 주는 것) : 1주일에 한번 정도?
  • 모바일 게임 : 프린세스 메이커4, 영어두뇌습격, 역전재판..등을 즐기고 있습니다.
  • 모바일 인터넷 : 주로 촛불집회 나가서, 뉴스나 다음 아고라 베스트를 확인할 때 이용합니다.
  • 모바일 지도 검색 : 어디 찾아가다가 길을 잃어버렸을때,검색을 이용하면 지도와 전화번호 확인이 가능합니다.
  • 빠른 길 찾기 : 이건 주로 차 가지고 다닐때… 100원? 정도의 금액이면, 어느 길로 가면 가장 빠른 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 사진 찍기 : 하루 10여장 이상 찍습니다.
  • 동영상 찍기 : 블로그에 올릴 내용 취재(?)할때 사용합니다. 비상용으로 요긴합니다.
  • 모바일 뱅킹 : 각종 공과금도 휴대폰으로 냅니다..–; 지하철에서 앉아서 잡다한 일을 다 처리할 수 있거든요.
  • 가끔 동영상 보기 : 일본 드라마를 휴대폰용으로 컨버팅해서 봅니다.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LG LF1200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음악 듣기 : 곡을 넣거나 선택하는 것이 불편해서 사용안하게 됩니다.
  • 느린 모바일웹 속도 : 사진 한장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느립니다. -_-;
  • 낮은 동영상 화질
  • 밧데리 용량 부족 : 이건 시간이 지나니 점점 짧아지더군요.
  • 모바일웹 페이지 미지원 : 조금씩 나아지긴 하는데.. LGT 자체의 한계이기두 하구요.
  • 블로깅을 할 수 없음 : 네이버나 다음블로그는 되는데, 이글루스는 안됩니다..ㅜ_ㅜ
  • 구글 페이지 미지원 : 최근 구글 검색은 추가되었는데… 구글 리더, 지메일 같은 경우 불가능.
  • 메일 확인 불가 : ez-i 메일만 지원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처음 찾았던 것은, 오즈폰-이었지만, 강자이너님의 오즈폰을 사용해보고는 깨끗하게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거, 너무 느려요…;ㅁ; 게다가 자바도 거의 사용안되고…;ㅁ; 거기에 전면 터치스크린이란 것이, 꽤나 부담스러웠습니다. 지문이 많이 묻는 것은 둘째치고, 저같이 험하게 -_- 폰을 다루는 사람에게… 폰을 귀하게 대할 것-_-을 바라고 있었거든요.

시크릿폰에 관심이 가는 이유

시크릿폰에 관심이 가는 이유도 같습니다. 제가 부족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해결해 줄 것 같아서 입니다. 일단 LGT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크릿폰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입슬라이드색상Black
크기103.8(L) x 50.8(W) x 12.0(H) mm무게118gLCD2.4인치 QVGA TFT LCD
벨소리64화음MP3MP3 이퀼라이저X
카메라500만 화소 카메라(CMOS)내장플래시
(카메라)
블루투스X
지상파 DMB위성 DMBXIrDA
외장메모리연속통화약 150분 이상연속대기약 150시간
뱅크온X영상통화기분존X
패스온X텔레메틱스X자동로밍X
OZ웹서핑 이메일 뮤직온
구성물휴대전화, 사용설명서, 배터리(표준형), 외장안테나, 휴대용 끈, 배터리 전용 충전거치대, 스테레오 이어마이크, 휴대전화 케이스, 데이터 동신 및 충전 겸용 어댑터
기타오늘은

제일 관심가는 것은 역시 500만 화소 카메라. 솔직히 100만 화소로도 그동안 굉장히 요긴하게 써먹고 있었습니다. (예전 포스팅 고깃집으로 뛰어든 소나타 차량 사고는 휴대폰으로만 취재(?)가 이뤄진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화질의 부족함은 언제나 절실히 느끼고 있었기에, 이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강화유리와 뒷면의 탄소섬유. 저처럼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는 인생들은 기기를 곱게 다루지 않습니다. 기기 성능의 극한까지(?) 모두 뽑아먹겠다–;; 라는 자세로 살아갑니다. 얇은게 장점인 제품에 왜 케이스를 씌워서 두께를 키우는 가! 손맛이 중요한 제품에 왜 액정보호지를 붙여서 손맛을 줄이는가! …가 일상적인 주장입니다. –;; 그런 저에게, 저런 튼튼한(?) 제품 설계는 무척 반갑게 다가옵니다.

풀브라우징-을 지원해주는 것도 장점. LCD 해상도가 낮아서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최소한 모바일 페이지들은 제대로 보여주겠지요? 어여 LGT가 구글에서도 원활하게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위성DMB 안테나가 내장되지 않은 것이 안쓰럽긴 하지만, 외장형이라도 있으니 다행입니다. DMB의 안테나는 중요하거든요. -_-; h264 동영상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 오즈를 지원하니 메일도 받아볼 수 있어요!

.. 대신 교통카드나 뱅크온을 지원안하는데…이건 국민은행이 VM을 지원한다고 하고, 교통카드는 원래 후불 카드로 들고다니니… 나중에 자세하게 확인해 봐야겠습니다(응?). 그밖에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모바일웹이 얼마나 빨리 표시되는 지도 알아봐야할 것 같네요. 영상통화도 좋아하는데, LGT에선 한번도 안써봐서…


시크릿폰은 아이폰을 이길 수 있을까?

사실 휴대폰은 이용자의 사용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때론 그 습관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결국 휴대폰은 커뮤니케이션의 편리함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입니다. 더 편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주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크릿폰은 아이폰을 이길 수 있을까요?

사실 비교가 안되는 질문이긴 합니다. 아직 출시도 안된, 컨셉도 굉장히 다른 휴대폰을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조금 어불성설이거든요. 하지만 시크릿폰은 기존 휴대폰을 ‘발전’시킨 단계에 있는 물건이라면, 아이폰은 ‘전혀 다른 컨셉’에서 시작한 돌연변이입니다. 돌연변이가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며 한국의 휴대폰 문화를 진화시킬지, 아니면 기존의 휴대폰 문화가 유지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도 그 지점입니다. 만약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가 된다면, 전혀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어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기존에 잘 사용하던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편한가-하는 것이죠. 지금 저는 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한국에서 아이폰은 정식 출시가 된다고 하더라도, 얼리어댑터-_-들만 사용하는 신기한 물건으로 끝나고 말겁니다.

기존의 습관은 매우 무섭습니다. 동영상 통화가 아직까지 잘 보급되지 않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얼굴 보고 통화하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가에는 불편한 사용방법과 비싼 요금 문제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모바일웹의 보급이 늦은 것도, 결국 초기 비싼 요금 때문에 ‘무선 인터넷은 비싸니 절대 쓰지 않을거야!’라는 생각의 프레임을 만들어버린 것이 주요했다고 봅니다. 제가 모바일웹을 자주 쓰는 것도 오즈 요금제 아니면 불가능했을테니까요- … 그러니까, 한국 이동통신사들은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바보들…-_-;)

거기에 만약, 맨 위에 링크했던 FAQ처럼, 아이폰에서 “문자 메세지를 보내기 어렵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다면, 아이폰은 한국 시장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겁니다. 그때는 두고 볼 것도 없이 시크릿폰, 또는 기존 휴대폰 모델들의 승리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습관을 다 끌어안으면서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그때는 정말 흥미진진한 모바일 전쟁이 벌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과연 앞으로, 시크릿폰이 이길까요, 아이폰이 이길까요?
…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생각도 한번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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