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들에게는 죄가 없다

블로거들에게는 죄가 없다

얼마 전 아고라 논객으로 활동하던'권태로운 창'님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오늘자 한겨레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경찰들이 형사소송법과 경찰직무집행법을 무시하고 막무가내식으로 네티즌들을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와중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경찰이 피해를 줘도 면책범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는 말도 들린다. ... 딱 일제시대, 그리고 해방직후 순사들이 했던 꼴이다.

뭐, 한국만 유달리 호들갑을 떠는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포스트 8월 12일자에 Erick Schonfeld가 올린 글 'Blogging Is Not A Crime'에 따르면, 2003년에 전세계적으로 5명의 블로거가 체포된 이래, 2007년에 35명이 체포되는 등, 현재 약 64명의 블로거가 체포되어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이란, 이집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등의 국가지만, 캐나다, 프랑스, 그리스,미국등의 국가에서 체포된 블로거들도 있다.

 

- 자료제공_The World Information Access Project(WIA)

 

그중 대표적인 사람은 인디저널리스트이자 비디오 블로거인,Josh Wolf다. 그는 2007 G8 반대운동기간, 경찰차를 불태운 것을 찍은 동영상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죄로 체포되었다. 만약 그가 기성 저널리스트였다면 체포될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미국에선 지금, 그의 재판을 돕는 기금을 만들어 사람들이 그를 지원하고 있다.

짐작하겠지만, 이렇게 체포된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시민 저널리스트 활동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부의 방침이나 공공정책에 반대하는 글을 쓰다가 체포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비웃으면서 후진국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라고 여겨졌던 일이, 우리들에게도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되어버렸다.

아니, 역시 한국 경찰은 이런 쪽에선 최첨단을 달린다. 집회 채증 사진과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대조해 사람을 찾아내고, 병원 CCTV와 채증사진을 대조해 경찰조사를 벌인다. 남의 휴대번호에 남겨진 전화번호로 함부로 전화하고, 단식농성을 했다고 집에 들이닥쳐 컴퓨터와 휴대폰을 가져간다. ... 마치 무슨, 중국 공안이나 러시아 KGB를 보는 기분이다. 아마 지금쯤 몇몇 사람들은, 놀란 마음으로 자신이 블로그나 아고라에 올린 글을 지우거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뒀던 자료를 지우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광화문이나 도심에 배치된 CCTV를 초고성능으로 바꾼 다음, 자동 채증해서 자동으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대조, 판독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내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원칙과 자존심, 자부심이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사람들이니... 🙂 이제 당신들은, 영혼이 없는 인간들이라고 불려도 할 말 없다. 출세와 승진에 눈 먼 짐승들일 뿐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것만으로 잡혀갈 이유는 없다. 블로깅은 죄가 아니다. 아고라에 글을 쓰는 것은 죄가 아니다. 사노련이 사회주의 강령을 가지는 것도 죄가 아니다.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를까. 그런 것들은 죄가 될 수가 없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세계인권선언 18조, 19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18조

모든 사람은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에는 자신의 종교 또는 신념을 바꿀 자유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권리에는 가르침, 실천, 예배, 의식을 행함에 있어서, 혼자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개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자신의 종교나 신념을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제19조

모든 사람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에는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을 뛰어넘어 정보와 사상을 모색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그들이 잘못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 지를 밝혀라. 우리가 중국이나 이란같은 나라가 아니라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잡혀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찍어서 조사하고 감시할 권리를 경찰에게 주지도 않았다. 마침 세계인권선언 제60주년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세계인권선언 읽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제발 인권선언 먼저 읽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 한줄요약_니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인권에 대해서도 좀 지키고 살자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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