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입소문, 실패하는 입소문 마케팅

입소문 마케팅은 늘상 호감과 비호감을 동시에 부른다. 사람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인 마케팅이란 생각도 있는 반면, 사람의 믿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비도덕적 마케팅이란 비난도 항상 함께 받는다. 애시당초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구전되는 정보 형성 과정’에 마케팅이 개입한 탓이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구전 정보 형성 과정에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는 것을 사람들이 끔찍해 하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조작은 결국, 누군가의 의도대로 정보를 조작하는 것을 말하고, 정상적인,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정보의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크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내가 내 친구의 말마저 믿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지독한 세상이 될 것이다.

결국 ‘입소문 마케팅’은 정상적인(?) 정보의 흐름을 ‘촉진’하는 것에 머물러야지, 결코 정보를 조작하는 기술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래야만 상품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또한 제대로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입소문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는 마케터나 홍보 전문가들은 드물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소통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마케터들은 자신이 파는 상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하며, 그렇기 위해 더 많은 가치와 더 좋은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각인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인터넷을 통한 자연스러운 입소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입소문의 기술」은 이런 고민을 하는 마케터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자연스러운 정보의 흐름을 위해 ‘인터넷’을 방치한다면, 그건 마케터의 입장에선 최악의 수단이다. 현실의 세상은 끊임없는 갈등과 긴장관계가 존재하며, 내가 내버려두고 있는 사이, 다른 제품의 마케터들은 자신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내뱉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유통되는 사회에서 “인터넷 공간에 제품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세상에 없는 제품과도 같다. 사람들은 그 제품을 모를 것이고, 쓰지도 않게 될 것이며, 오프라인 어느 공간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의심을 사기’에 딱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렇게 마케터들이 고민할 때 등장한 것이, 바로, 블로그다.

블로그는 개인화된,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존재하는 미디어(또는 글쓰기 도구)다. 블로그에 씌여진 글은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타인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존재한다. 블로그의 글은 그 글을 쓴 사람을 느끼게 해주고, 살아있게 해주며,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일방적인 기사보다도 블로그에 올라온 사용기를 더 신뢰한다.

어차피 업체 광고는 일방적이며,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의 한마디 평가보다 믿기가 어렵다. 게다가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꼭 필요한 것을 넘어서, ‘더 필요한 것’을 만들어 팔아야만 하는 시대에,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하는 콘텐츠는 아무리 광고를 해댄다고 해도 ‘기억되지 못한다.’

물론 모든 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어떤 제품들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지 않으면 많이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맞다, 어떤 제품들에게 인터넷 홍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 제품들을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다.

  • 체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제품
  • 설명해 주지 않으면 사용법을 알기 어려운 제품
  • 스펙만으로는 장점을 알 수 없는 제품
  • 취미, 기호 관련 제품

    _ 입소문의 기술, p103

그럼, 이런 제품들이 인터넷에서, 특히 블로거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 간단하다. 블로거들의 눈에 띄여야 하고, 그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블로거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홈페이지를 만든 후 쓸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블로거들의 참여를 촉발(제품 사용 기회 제공 등)시켜 글을 쓰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로 입소문 마케팅은 ‘정보를 촉진’하기 위한 보조 마케팅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마케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입소문 마케팅을 마케팅의 전부로 여기게 되면, ‘노이즈 마케팅’ 같은 어떻게든 인터넷 이용자의 주목 자체를 끌어보려는 헛된 욕심에 이끌리게 된다.

예전에 ‘낸시랭 납치사건’같은 황당한 이벤트를 꾸민 LG 모니터가 그 후 어떤 대접을 받았는 지를 기억해 보라. 비호감을 호감으로 순식간에 바꿀만한 비장의 카드라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노이즈 마케팅은 굉장히 위험한 마케팅 방법이다. 입소문 마케팅은 홍보 과정의 일환이어야지, 절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또 하나, 이용자의 의견을 사랑해야만 한다는 사실. 입소문 마케팅은 대화체 마케팅이다. 누군가가 ‘이 제품 좋아요~’라고 말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그 의견을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비판에 넉넉해져야 하고, 그 비판이 정당한 비판일 경우 적극 수용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제대로된 정보’가 형성되고, 그 정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공감이 생기고, 그 공감이 바로 제품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 이제 입소문 마케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는가? 그리고 잘할 자신- 또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가? 그 다음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입소문 마케팅)을 들여다 보길 권한다. 🙂 이 책에선 블로그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블로거들에게 어떻게 놀 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지, 그들의 비판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 그런 식으로 진행된 이벤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입소문 마케팅을 꿈꾸는 마케터들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참, 이 책만으로 조금 부족한 것 같은 사람들에겐 아래의 두 책을 함께 권한다. 바로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과 「게릴라 PR」이다. ‘바이럴…’에서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서구의 관점과 사례들을 살펴볼 수가 있고, ‘게릴라 PR’에선 인터넷 홍보를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가장 바보 같은 입소문 마케팅 사례 10가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함께 소개한다. 이 책에 나오지 않은, 입소문 마케팅시 주의할 점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자고로 실패한 사례일수록 배울 점이 더 많은 법. 이 사례들이 주는 교훈을 꼭,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

■ 가장 바보같은 입소문 마케팅 사례 10가지(10 Dumbest Viral Marketing Campaigns)에서 배운 것

* 절대 규칙 : 진짜 입소문은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러니, 절대로 거짓말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당신을 사기꾼이라고 볼 것이다.

1. 제품이 좋지 않으면 다 소용없다 : 대통령 후보 Mike Gravel의 유튜브 비디오 사례. 하나의 멋진 비디오로 사람들이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집어치우시길!

NBC의 리얼쑈 ‘어프렌티즈’를 통해  Chevy Tahoe SUV 자동차를 광고하려던 GM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SUV의 광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웹프로그램을 제공했다(현대 투싼 홈페이지에서 이벤트 하던 그것!). 결과는? 그 자동차의 엉망인 성능을 조롱하려는 네티즌들에 의해 최고의 안티 광고들이 대량으로 등장했다는 슬픈 사실.

2. 억지 마케팅은 실패한다 : 치토스 과자와 쿠어스 맥주의 사례. 이들은 자신의 광고에 나온 것(치토스 자국 남기기, 쿠어스 맥주 광고에 나온 단어를 문자 메세지로 보내기)을 사람들이 따라하길 원했고, 그를 위해 홍보 블로거와 UCC 를 통한 정교한 조작을 시도했다. …. 하지만 아무도 따라한 사람이 없었다. 당신들에게 재미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있을 리가 없다. 사람들을 억지로 광고 행위에 동원시키지 마라. 게다가 그 단어가 이미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면 더더욱.

3. 블로거들에게 사기치지 마라 : 소니가 만든 가짜 PSP 사이트의 사례. 이베이 윈도르핀 사이트의 사례. 에델만과 월마트 가짜 블로그의 사례. 소니는 버즈 마케팅을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 PSP의 인지도를 높이길 원했지만, 그 가짜 블로거가 만든 사이트는 곧 사람들에게 들통나고 말았다.

4. 노이즈 마케팅은 혐오감을 준다. : Aliph’s Jawbone 블루투스 헤드셋의 UCC 사례. UCC에선 모든 불쾌한 순간을 벗어던지고, 노이즈 암살자인 자우본의 헤드셋을 사용하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몇몇 UCC들은 지나치게 불쾌했다.

5.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음을 감안하라: Aqua Teen Hunger Force 는 입소문 마케팅을 위한 광고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그 광고판은 보스톤시에선 폭탄 테러를 위한 장치로 오해받고, 법정에 서야했다. MS는 비스타의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이용자 참여 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비스타를 구동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한 사양의 컴퓨터들에게까지 비스타 호환 마크를 남발함으로써, 역으로 그 사이트는 비스타에게 화난(?) 사용자들이 조롱하는 동영상을 올리는 사이트가 됐다(현재 폐쇄).

입소문의 기술 –
고구레 마사토.이시타니 마사키 지음, 윤지상 옮김/라이온북스
게릴라 PR –
마이클 레빈 지음, 노혜령 옮김/굿모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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