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페이스, 철수할 줄 알았다

마이스페이스 코리아가 드디어 사업을 접었습니다. 하긴, 야심만만한 시작과는 달리, 주변에선 처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미니홈피가 꽉잡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래…하는 걱정이 있었던 거죠.

그렇지는 저는 다른 이유로, 마이스페이스는 한국에서 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니까, 애시당초 한국에 들어와선 안됐을 서비스였거든요.

▲ 한번 만들고 사용을 포기한, 자그니의 마이스페이스 페이지

사실 예전에, 이글루스 보조용도로 사용할만한 SNS 툴이 뭐가 있을까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대안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마이스페이스..,. 약칭 마스였습니다. 테스트를 겸해서 사흘정도 사용해 봤는데… 거의 경악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이와 지역을 무조건 공개합니다 o_o

아니 이거 뭐…조건 만남 사이트도 아니고.. 그래서 마이스페이스에 메일을 보내 물어봤습니다. 나이나 지역 감출 수 있는 기능 없냐고. 답장이 왔습니다. 없다고 합니다.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끝에 한줄이 더 붙습니다. 이 메일은 그런 것 묻는 메일이 아니니, 정확한 메일로 질문 보내주기 바란다고.

사실 미니홈피가 아닌 다른 SNS,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도전하려면 제대로 도전해야 합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원칙만 고집하는 서비스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던 마이스페이스

한국은 기본적으로 유교문화권에 속합니다. 나이는 부지불식간에 상/하 관계를 낳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어리면 어리다고 애 취급, 나이들면 나이들었다고 늙은이 취급, 이래저래 나이로 인해 생기는 에피소드가 꽤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에게 나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답장을 받고 경악했던 것이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 대체 어디에서 서비스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한국 문화라는 것이, 도토리 팔고 BGM 서비스 달아주고 인기인이랑 1촌 맺고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 마이스페이스는, 전혀 한국에 적응할 생각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이스페이스의 철수가, 아쉽지도 않고 오히려 후련합니다. 이 정도로 마인드가 없는 서비스는 애시당초 들어오면 안됐다는 생각입니다. 문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것을 보여준 마이스페이스, 철수를 환영합니다. (응?)

…저 좀, 잔인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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