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프리즘 휴대폰 디자인의 뿌리를 찾아서

식도락 Charlie님(DVD 지름 Charlie님과 구분하여, 이렇게 부르기로 했습니다.)의 「모토로라 모토프리즘과 스타트랙의 커뮤니케이터.」글을 읽다가 뽐뿌받아(?) 모토로라 모토프리즘 폰 디자인의 뿌리가 어디에 있을지 한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아래 물건은, Charlie님께서 모토로라 디자이너의 ‘트랙키(TV 시리즈 스타트랙 매니아)’설을 강하게 주장하시며 제시하신 증거입니다. 바로 오리지날 스타트랙(Star Trek)에서 쓰였던 통신기(Communicator)…지요. 터치 스크린 개념은 당연히 없고, 다이얼을 돌려서 사용합니다. (그나저나… 1960년대에 방영된 TV 시리즈에 나타났던 기기를 찰리님은 대체 어떻게 알고 계신건가요..o_o)

이 녀석을 사용하는 방법은 완쪽과 같습니다. 저는 스타트랙 오리지널을 본 적이 없어서, 드라마상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상단 흑백 모니터에 그래프가 나타나고, 다이얼을 돌려서 주파수를 맞춘 다음, 버튼을 눌러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론 무선 워키토키 기능을 구현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사실 따지고 보면… 휴대폰이 2차세계대전 후반, 전파를 이용한 쌍방향 라디오의 개념- 그러니까 일종의 무선 워키토키로 연구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때 무선 전화의 개념을 SF적으로 구현했다고 봐도… 틀리진 않겠네요. 하지만 그 깡통 워키토키 디자인이 여기에 계승되고 있는 것은 아니구요…

디자인적으론, 두가지 제품의 형태가 계승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당시 유행했던 HAM radio(아마추어 무선 라디오) 기기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군용 나침반입니다. -_-;;;

▲ 얘는 좀 오래된 나침반 모델입니다.

▲ 얘는 현재 판매되는 나침반 모델중 하나구요.

어쩌면 이럴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게, 당시에는 손에 들고 다니는 기기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정말 저 나침반, 메모장, 시계정도나 들고 다니던 시절이라서…

▲ HAM radio 기기중 일부.

아시다시피 동그란 모니터는, 당시 대부분 기계들이 저 원형 모니터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각형 모니터가 발달된 것은 불과 몇십년되지 않았어요. 디지털 이전 시대라서, 당연히 모든 콘트롤은 원형 다이얼로 이뤄지고 있었지요.

그리고 세월은 흘러흘러…. 스타트랙의 통신기는 네모난 모양(탁상용 무선 전화기의 축소판?)으로 변했다가, 나중엔 어깨에 부착하는 뱃지처럼 변하지요(지금으로 따지면 헤드셋?).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도, 저 비슷한 휴대용 전화기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모토프리즘 디자인의 시작은 소니 에릭슨의 R380s 모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소니 에릭슨, R380s 모델

굉장히 오래된 모델이죠? 하지만 전면 풀터치에, 그 터치되는 면을 보호하기 위한 뚜껑을 부착하고, 뚜껑이 부착된 상태에서도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키패드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한국에도 이 비슷한 짝퉁 폰이 하나 판매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나중에 소니에서 제작한 PDA 클리에 시리즈로 계승되게 됩니다.

▲ 소니 클리에 SJ 33 모델

▲ 소니 클리에 TH 55 모델

하지만 여기까진, 반투명 케이스는 멋내기와 화면 보호를 위한 단순 뚜껑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 뚜껑에 터치 기능을 넣어 다기능으로 만든 것이, 어제 발표된 모토로라 모토프리즘 모델의 디자인입니다.

여기까지… 찰리님의 글에 뽐뿌받아, 한번 가볍게 뒤적거려 봤습니다. 확실히, 뭐든 그냥 태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지금 다시 생각해도, 모토프리즘 디자인 보고 스타트랙의 저 초기 가젯을 떠올려내신 찰리님에게는,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역시 트랙키이신 분은 무섭군요… 🙂 (응?)

* 물론, 진짜로 영향 받았는 지 아닌 지는 디자이너에게 물어보지 않아서 모릅니다. 아마, 물어봐도 몰랐을 것 같아요.. 🙂

* 근데 왜 자꾸 클리에- 대신 클리앙-이라고 적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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