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을 바보취급 하지마-

코케빵

이젠 마녀사냥이란 말도 지겹다. 그저 보수층의 눈에 거슬리는 것은 무조건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 보는 역겨운 세상. 일본만화, 데쓰메탈, 장정일, 마광수, 청소년, 빨간마후라, 나쁜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 이젠 이현세까지도 두들겨패고 보는 개같은 집단들.

자신이 힘을 가졌기에 두들겨도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지랄맞은 인간들. 자신들이 권력을 가졌기에 자신들이 쓰는 힘은 공권력이며, 그것을 껍질삼아 자신에게 반대하는, 자신의 기준에 어긋나는 것들은 범죄로 치부하는 지배계급. 인간의 다양한 주장, 그들의 인권 따위는 개똥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그들.

누가 그들에게 나의 머리를 맡겼는가. 누가 그들에게 우리의 판단을 맡겼는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한국적 정서에 어긋난다고? 그것이 어긋나는지 아닌지를 누가 당신들보고 판단하라고 했는가? 그것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직접 결정할 문제다. 가수들이 힙합바지를 입든 말든, 귀걸이를 달든말든 그것도 당신들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 그건 가수들의 맘이다.

우리에겐 그만큼의 이성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틀린지 조차 판단못할 바보들이 아니다. 그걸 왜 당신들이 대신해서 멋대로 판단하는가?

– 누구는 몇천억씩 쳐먹는데 우리는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 하나 못보고,
– 누구는 광주에서 떼거지로 사람죽이고도 사면 하느니 마느니 하는데 누구는 만화에선 폭력의 폭자도 나오면 안된다고, 그저 좋은 것 이쁜 것 이 사회에 해되지 않는 것만 나와야 한다고 하고,
– 누구는 단란주점에서, 캬바레에서 자기 딸같은 여자들과 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서, 누구는 노래방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 비디오 가게엔 별 거지같은 3류 에로물들이 흘러넘치는데, 멀쩡히 학교 복귀에서 잘살아가고 있던 아이는 옛날에 포르노 찍었다고 등교하는데 잡아가고,
– 누구는 조선일보니 동아일보니 통해서 별 씹소리 잡소리 다하는데, 누구는 통신에 글 하나 올렸다고 글 짤리고 아이디 정지 먹고,
– 누구는 국민세금으로 1년에 몇천만원씩 받아먹고, 호텔에 2천만원을 깜박두고 다니면서도 대통령 경선이니 뭐니 정신팔려 자기 할 일 하나 하지 않는데, 누구는 뼈빠지게 일해놓구도 명퇴나 조퇴니 매일같이 목이 간당간당하고, 마치 경제위기의 원흉인 것 처럼 욕이나 먹구,
– 누구는 머리가 모자라 정치자금법 하나 개혁하지 못하면서, 창작의 자유를 100% 보장해줘도 모자랄판에 성인용 만화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니 마니 하면서 잡아가고, 음반 5000장 수입했다고 구속하고…

지랄맞은 세상,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람들 귀막아 못듣게 하고, 눈막아 못보게 하고, 입막아 못말하게 하는 것뿐.

구역질 나올 것 같은 보수주의의 물결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지난 한겨레 신문을 다시 읽는다. 이런, 제기랄. 세상에서 폭력의 천지라는 미국. 가장 지랄맞은 나라중의 하나인 미국. 그런 미국이 부럽다. 차라리 미국이 낫다. 이런 개같은 나라보다 차라리 미국이 낫다. 아, 최소한 미국애들은, 미국 경찰들은 지들이 끼어야할 곳과 아닌 곳을 구분할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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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린이 청소년 살인 공포소설 열풍
한겨레신문 96.03.25 15면 (문화) 기획·연재 1,464자

공공도서관의 어린이 담당 사서들은 공포소설이 반납 즉시 대출돼 책꽂이에 꽂혀 있을 시간이 없고,일부는 너무 많이 빌려가 아예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라고 혀를 내두른다.

문제는 최근의 공포소설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흉포한 방법으로 서로 죽이고 죽는 내용으로 점철돼,과거의 공포물보다 훨씬 잔인하고 엽기적이라는 데 있다.… 보수적인 잡지인 〈위클리 스탠더드〉는 “오늘날 공포물은 깊이가 없고,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내용으로 일관해 포르노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부모들은 〈위클리 스탠더드〉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공포물이 판치는 현상이 걱정스럽다.일부 부모들은 도서관에까지 자녀 뒤를 쫓아가 읽고 있는 공포소설을 빼앗기도 하고,교사들에게 수업시간에 공포물의 해악을 교육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그러나 대부분은 자녀들의 독서선택 자유를 교사와 부모가 억압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공포물의 인기현상이 일시적인 것으로 그치고, 그동안 내 아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어쨌든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명작은 아니지만 뭔가 열심히 읽고 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고 있죠.” 12살난 딸을 둔 한 학부모의 말이다.<안영진 기자>

우리나라라면 아마 난리가 낫겠지. 공포소설이 유행이라고, 청소년의 정서에 해악을 끼친다고, 학교에는 당장에 소지/독서 금지령이 떨어지고, TV에선 연일 왜 공포소설이 문제인지 특집프로가 실리고, 소설을 출판한 출판사 사장과 작가는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책을 판 서점 주인은 구속되겠지. 자유총연맹에선 큼지막하게 현수막을 붙이고, 신문엔 청소년 폭력-공포소설이 문제다,라고 기사가 실리겠지.

그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모든 주장은 간단하게 무시되겠지. 어느 언론에도 실리지 않겠지. 모든 청소년들이 우린 공포소설따위로 영향받지 않는다고 주장해도, 모든 보수주의자들은 모든 청소년이 공포소설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얘기하겠지.

씨팔, 그런데, 이런 것은 또 알고 있니? 폭력만화가 문제라고 말하기 전에, 청소년 폭력이 문제라고 말하기 전에, 그런 영화는 수입할수 없다고, 그런 음악은 수입할수 없다고, 애들이 암것도 모르면서 유혹당하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포르노 영화를 찍는다고 구속하기 전에, 이런 것은 알고 있니?

96년도 ‘세계은행연감’에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이 세계 2백9개 나라 가운데 30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우리나라 가계 저축율이 세계 2위라는 사실을? 그런데 그에 따라야할 삶의 질은 세계에서 꼴지에 가깝다는 사실을? 맨날 파업이니 뭐니 하면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노동자들이, 일본보다 일주일에 11시간이나 더 일한다는 것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세계 5위란 것을?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람숫자는 세계 4위란 것을 알고 있니? 영국보다 30배, 프랑스보다 5배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산업재해 부상자까지 포함한 사람들 숫자가 무려 8만명이란 사실을. 또 이로 인해 입는 손실이 파업으로 인해 입는 손실의 30배가 넘는다는 것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매년 1만5천명, 부상자가 35만명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니? 우리나라의 여성권한척도는 1백16개국에서 북한(50위)보다도 못한 90란 사실은? 남성 대비 여성 임금은 53.5%로,세계 55개국중 54위란 것은? 우리나라 서울의 땅값은 세계 22개 도시중 5번째로 비싸단 것은? 서울의 대기오염도는 멕시코시티에 이어 2위란 것은?

뭐?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헛소리. 당신들이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는데? 대학진학율은 46%로 세계 최대를 자랑하면서도,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선진국 평균치의 2배란 사실을 아니? 국가재정의 국민총생산대비 교육비 지출률은 4.2%로 1백32개국 가운데 84위인 것은 아니? 사교육비가 정부예산 보다 오히려 높은 5.8%란 것은 또 아니?

좋은 책을 읽으라고? 한국은 인구 1인당 0.2권의 책을 보유해서, 구소련(7.6권) 영국(2.3권) 일본(1.3권)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의 책을 보유한 것은 아니? 심지어 중국(0.3권)보다도 뒤진다는 사실은?

그래놓고두, 뭐, 이 땅의 청소년들은 다 문제가 있다구? 일본만화의 영향으로 애들이 이상해졌다구? 가수들이 머리에 염색하고 귀걸이해서 따라한다구? 헛소리 하지마. 언제 한번 맘껏 뛰어놀 공간이나 마련해 줬어? 그건 아니라고, 이렇게 해보라고 말한 적 있어? 학교 안나가도 찾아와서 다독여주는 선생님들이 몇 명이나 있지?

공부안하고 딴거 하고 싶을 때 그거 잘하라고 이끌어주는 인간들이 있기나 했어? 떼거지로 사람죽인 인간들이 대통령까지 해먹구 이제는 사면이니 뭐니 그딴 소리가 나오는 판에, 무슨 일본폭력만화는 일본폭력만화.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바로 잡아줄 생각은 했어? 무조건 때리고 구속시키고 별달아주는 것말고 딴 것 해본적 있어?

힙합이랑 귀걸이가 당신들 눈에 거슬린다는 것외에, 그것을 하는 것이 왜 나쁜지에 대해서 얘기할수 있어? 집나온 우리들을 데려다가 삐끼 시키고 단란주점에서 몸팔게 시킨 것은 누구야? 딸같은 애들 데려다가 히히덕 거리던 인간들은 누구야? 본드랑 부탄이랑 판 인간들은 누구야? 술이랑 약먹지 않으며 견딜수 없는 세상을 만든 인간들은 누구야? 포르노 영화 들여다가 판 인간들은 누구야?

그래놓구는 왜 엉뚱한 것들을 탓해. 왜 엉뚱한 사람들을 욕해.

아아, 다시 미국이 부러워. 그 지랄맞은 미국이 부러워.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이 나라를 떠나서 살고싶어. 다른 곳에선 최소한, 앞뒤도 못가리고 낄데 안낄데 다 낄려고 지랄하는 경찰이랑 검찰은 없겠지. 최소한 그 지랄맞은 것들은 없겠지. 다시 미국이 부러워. 최소한 검열보다 자유를 더 중요시할 맘이 있는 그들이 부러워. 보수층 맘에 안드는 짓한다고, 구속시키고 때리고, 아이디 짜르고 글 짜르는 짓은 못하게된 그들이 부러워. 그 지랄맞은 나라가 부러워.

인터넷의 언론자유 보장을
– 미국 뉴욕타임즈, 96년 6월 14일

최근 필라델피아법원의 3인 특별재판부는 언론의 자유를 중요시한 판결을 통해 올해초 어린이 보호명목으로 시행된 위헌적이며 전혀 불필요한 연방관련법의 효력을 정지시켰다.이 판결은 현재 수백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광범위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위협적 존재가 아니라 언론자유를 보장한 헌법조항에 따라 최대한도의 보호를 해줘야 하는 「영원한 전세계적 대화」로 본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옳다.3명의 재판관은 재판관련 청문회에서 이 새로운 통신기술에 대해 집중교육을 받았다.이들 재판관이 배운 것은 진상조사를 통해 신중히 반영됐으며 이는 인터네트의 독특한 성격과 함께 인터네트가 라디오·텔레비전·출판물·신문과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컴퓨터 공포증의 미국인들에게 교본으로 사용될 수 있을 법 하다.

의회가 만든 인터네트 규제법은 즉각 미국시민자유연합,미국도서관협회,언론·출판단체,온라인서비스회사 등 광범위한 연합단체의 저항에 부딪쳤다.이들 단체의 주된 우려는 이 법이 인쇄물 형태로는 완전히 합법적이지만「음란」으로 간주되는 온라인 내용물을 내보는 도서관,신문·잡지에 형벌을 내림으로써 언론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것.

재판관들은 이 법이 인터네트 통신수준을 어린이들에게만 적당한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이들은 이 법이 예술적 가치가 있는 내용물을 포함,성인들이 출판해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제한을 주고 있으며 이는 헌법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재판부는 인터네트는 일부 발언에 제약이 있는 TV나 라디오방송과 똑같이 다뤄져야 한다는 정부당국의 주장도 일축했다.컴퓨터 사용자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자료를 활발히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재판에 참여한 연방지법의 스튜어트 달젤 판사는 ‘현재 개발된 언론중 가장 참여성이 높은 형식인 인터네트는 정부의 간섭을 배제해 가장 보호받을만 하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은 정부가 가장 비제한적인 수단으로 언론을 규제해야 한다는 데에 실패했음을 반영해주고 있다.이번 판례는 대법원으로 곧 넘어가 다시 심의되겠지만 재판부의 사이버공간에서의 언론자유 인정은 만장일치로 지지받을 만한 것이다.

…1997년, 7월 27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저때가 한창, 김영삼 정권 말기, 청소년 보호법이니 뭐니를 제정한다고 해서 말이 많던 시기였죠. 청소년은 노래방에도 들어가면 안된다…할 시절이라고나 할까요. 오늘 아침 이글루스 밸리를 보다가, 몇몇 분들의 글을 읽다가, 옛날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한번 옮겨봅니다.

12년이 지났는데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네요. 아니, 요 1-2년 사이에 되돌아간건가요- 🙂 다이나믹 코리아 맞는지 잠시 의문이 들었습니다. 딱 하나 바뀐 것 있네요. 노래방에 청소년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부끄럽지만, 망나니라 불려도 별로 변명할 말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어른들이 하지 말라던 것, 정말 하지 않아도 좋은 것들이긴 하더군요. 그런데요… 상처와 고통도 지나고나면 다 경험이고, 배움이더라구요. … 뭐,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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