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꾸었던 이상한 꿈 이야기

그러니까…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절 아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잘 아실겁니다. 그렇지만, 하도 이상한 꿈을 꿔서 더이상 잠이 오지 않네요. 이러다 낮에 또 자게될 것 같지만…

#1. 술자리에 있었어요. 가끔 얼굴보는 친구가 주선한 술자리에. 그 친구는 이미 술에 취해서 헬렐레-하고 있고, 주변에 다른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뻘쭘하게 듣고 있었습니다. 원래 낯가림이 좀 있어서..(응?) 처음 가본 술자리에선, 별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듣기만 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주변의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엔 네 명 정도 모인 단촐한 술자리였는데, 어느새 테이블 대여섯개를 붙여놓은 큰 술자리가 되어 있었어요.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며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째 이거, 어느새 블로거 간담회 뒷풀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_-;

생전 처음 본 분들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고, 오늘 어땠냐고- 물으시는데- 할 말도 없고해서 그냥 응응-이러고만 있었어요. 그러다 내가 왜 여기있는 거지? 어쩌다 여기에 오게됐지? 하는 생각도 들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까 밤에 동대문에서 옷 고르다가 집에 오는 길에, 친구의 문자를 받고 참석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2. 술자리는 야외에 있는 술자리. 왠지 경복궁 같은 느낌의 -_- 술집이었는데… 저희가 앉은 야외 테이블 밑에 청계천 -_- 같은 낭떠러지가 있고, 그 밑에 또 넓직한 잔디밭이 있었어요. 그 잔디밭엔 처음엔 아무도 없었고, 몇가지 자잘한 사건만 일어났는데… 정신차려 보니, 왠 사람들이 또 가득모여서 떠들고 있더라구요.

우리가 사고 몇번 일으키니 주인장도 한번 왔다가 가고, 그래도 또 신경쓸 사람들만 신경쓰고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쓰고, 어느 순간 앞의 분이 저보고 술 잘드시네요- 그러더라구요. 술도 잘 안마시는데 무슨 소리인가…했는데, 생각해보니 혼자서 소주 다 마시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따라주는 잔은 모두 넙죽넙죽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중에 일어서자-그래서 같이 일어서는데, 친구가 안보이더군요. 아까 왠 친구에게 손 꼭 붙잡고 기대 잠들어 있는 것까진 봤는데… 혹시나해서 살펴보니, 테이블 밑에 누워서 자고 있더군요. 후드티는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안되겠다 싶어서 들쳐업고, 누구 버리고 간 가방 없는지 살펴보고, 다른 분들에게 한번 만 더 테이블에 잊고 간 가방 없는지 살펴봐 달라고 하고…

#3. 마당을 가로질러 문을 나서니, 왠 엘레베이터-_-가 맞이해 줍니다. 갑자기 주변은 어두워지면서 실내로 급 변경. 엘레베이터를 타니, 그 안에 작은 테이블과 소파가 있었어요. 아까 같은 술자리에 앉아있던 커플이 그 자리에 앉아서 휴대폰 들여다보면서 히히덕 거리다- 내가 들어서니 내 얼굴을 알아본 여자가 갑자기 남자 손을 끌고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뭔가를 들킨걸까요…-_-; 남자는 왜 그러냐고, 도로 들어가자고 여자에게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여자는 쪽팔린지 -_- 절대 못가게 합니다. 저도 남자가 들어올까봐 당황해서 엘레베이터 문을 닫으려고 버튼을 찾는데, 이 버튼들이 왠 상형문자 -_-; 아무거나 하나 누르니, 7층으로 올라가더군요.

7층에서 내리는데, 역시 아까 테이블에서 본 남자 두 명이 서 있다가 뭔가를 들켰다는 듯이 허겁지겁 도망갑니다. 이거 뭐야-하다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꿈인것 같아서, 꿈에서 깨야겠다-고 다시 생각합니다. 친구는 여전히 제게 기대서 자고 있습니다. (응?)

#4. 잠에서 깨보니, 불을 켜놓고 자고 있었습니다. 불 때문에 잠에서 깼나-싶은데, 제가 서 있는 곳은 책상앞.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보니 한쪽 벽이 깨져서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대체 왜 수도관이 저기에 파묻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 예쁘게 생긴 귀신 하나가 서서는 저를 쳐다봅니다.

안되겠다-싶어서 제령의식(…하도 귀신 꿈을 많이 꿔서, 저 만의 제령의식-_-이 있답니다.)을 집행하는데, 이 녀석이 사라질듯 사라질듯-하면서도 안사라집니다. 몸이 사라지니 얼굴이 벽에 박히고, 얼굴이 사라지니 표정이 벽에 무늬가 되어 남고. 표정이 사라지니 그림자가 여전히 남아있고…

대충 애를 보내고, 뒤를 보니 여전히 벽이 깨져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책장에서도 물이 흘러넘쳐 책들 절반을 다 적십니다. 아 이거 x 됐다… 저 책들 다 어떻게 처리하냐…생각하고 방문을 여니, 마루에 어머니가 앉아서 뭔가를 읽고 계십니다. 왠일로 노란 담요를 덮어쓰셨기에 가까이 가서 귀신 꿈 꿨어요-하고 얘기하려는데, 얼굴을 보니 왠 젊은 아줌마가 앉아서 멍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그러니 그러더라구요

“너는 누구니? xxx이니?”

#5. …다시 이그, 또 꿈이구나- 생각하고 일부러 눈을 떴습니다. 여전히 불을 켜고 잠을 자고 있었고, 창문을 열어놨는지 차가운 공기가 방안에 맴도네요. 어젯밤 피곤해서, 컴퓨터도 켜지 못하고 쓰러질 듯 누워서 기절(?)했는데… 바로 잠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귀신 꿈 꿨지만.. 꿈 in 꿈을 꿔보기는 또 처음이라서 기분이 싱숭생숭합니다.

생각해보니, 아까 제 방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아니라 옛날 집이었어요- 워낙 오래 살았던 집이라, 지금도 가끔씩 꿈 속에 그대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 집에 살고계신 분들, 잘 살고 계실라나 모르겠네요… 설마, 지금 이렇게 글을 적는 것도 꿈은 아니겠지요…-_-;; 또 옆에 돌아보면 귀신이 하나 앉아서 쳐다보고 있을라나…

아무튼, 아까 앉아있던 그 아줌마는 왠지 스모키 화장을 하고 있어서 귀신인 것 단번에 알아봤다는…(응?) 친구는 아마도 김su님이었던 것 같고…(들쳐업을때 꽤 무거웠다는) 남녀가 들여다보며 히히덕 거리고 있던 것은 인사이트 폰….(대체 이런 것을 왜 기억을!!) … 그리고 아마, 술 자리에서도 셀카를 찍고 있었던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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