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에게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LG Led TV 신제품 발표회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왠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실은 그 전에 온 것 같긴 했는데.. 워낙 문자 메세지나 전화오는 것을 잘 확인하지 않는 성격이라.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봤다가, 그만 웃어버렸습니다. (문자 메세지 보내주신 분에게는 죄송)

그러니까.. 그 내용이 아래와 같아서 말이죠.

실은 보낸 전화 번호를 살펴보다 웃었던 거였어요. 181818이라니, 왠지 귀여워서. ^^

사실 악플을 가끔(…예, 자주) 받긴 하지만, 문자 메세지로 악플을 받은 것은 2년만이네요.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과 관련된 논쟁이후 처음입니다. 그런데 내용이 참 신선합니다.

할일도 없냐, 댓글이나 달고 있게“라니.

김주완님은 “시사 블로거들, 댓글에 답글 좀 달아주자“라고 쓰셨지만, 역시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제가 IT 블로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응?)

그런데 의외로, 제 자신이 무덤덤-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저는 재밌다고 보여드렸는데, 오히려 주변에 계신 분들이 더 걱정하셔서 당황했다는…

처음에는 겁이 났던 악플

블로그에 글을 쓰다보면, 그것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처음에 항상 2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나는, 열심히 썼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안봐준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열심히 썼는데 칭찬은 커녕, 악플이 달릴 때입니다. 많은 분들, 특히 나이들이 블로그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이 문제로 블로그를 접어버리곤 하는 모습을, 저는 많이 봐왔습니다.

이건 사회에서 이름값 좀 있다-하시는 분들이 좀 더 심하신데요,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이 블로그를 더 맘 편하게 운영하면서, 서로 덕담도 좀 나누시고, 좋은 글이나 음악있으면 공유하시면서 블로그 라이프를 즐기시더군요. -_-;

사실 다른 사람이 안쳐다봐주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글을 쓰면서 관계를 쌓아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고… 뒤에 악플 문제는, 까놓고 얘기하자면, 강해지는 수 밖엔 없습니다. 뭐, 날때부터 악플에 강하게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요. 🙂

처음 심한 악플을 받았을때는, 앞서 말한대로 2년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과 관련한 글을 썼을때 입니다. 그때는 본의아니게 피랍자들 옹호하는 글을 쓰면서 -_-; 별 소리를 다 들었어요. 처음으로 100개 넘게 리플이 달리기도 했는데, 그쯤되면 블로그를 열기만해도 겁부터 나기도 했습니다.

… 세상에, 욕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_-; 그때는 장난 아니었어요, 과민성 대장 증상 걸려서 하루 종일 설사-_-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응?)

악플에 무덤덤하게 변한 이유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이 가라앉으니, 그 악플들이 재밌게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떼쟁이 아이들 같은 리플들도 있지만… 마음의 흐름이랄까, 이 사람들이 왜 이런 글을 쓰게되는 걸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되고, 그 배경이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씩 이해가 가면서 무덤덤해지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블로그 글은 하나의 흐름. 저는 제 자신이 항상 옳지만도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흐름들 속, 서로 치고받으며 얘기 나누는 가운데,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기도 하고, 다르게 보는 시선이 발견되기도 하면서, 논쟁에서 뿌린 씨앗은 나무가 되어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서로 글과 글이 엮이면서 하나의 이야기 나무가 커지지요. 저는 그런 것을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때론 상처받기도 하지만… 그것도 자주하니, 캡콜드님 말 그대로 복근-_-;이 길러지더라구요. 맷집이란 거죠. 어지간한 욕설에는 꿈쩍하지 않을 배짱. 그렇지만 그냥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프간 사건 이전에 IEtoy 사건이나 몇몇 논쟁에 참여하면서, 인신공격성 악플을 받으면서, 조금씩 단련되어 가던 중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응응?)

뭐, 노노데모 카페에서는 제 신상정보 공개하면서, 어떻게 xx 할까-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는 제보도 받았었는 걸요. 🙂

…그러니까, 당신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물론 악플에 대처하는, 몇가지 원칙이 있긴 합니다. 첫번째는 흥분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다, 세번째는 동일Ip로 서로 다른 닉네임 쓰면서 댓글 다는 사람들의 글은 하나만 빼고 지운다. 네번째는 최대한 유머를 유지한다- … 원칙이 있다고 다 지킬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니까, 당신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예, 다른 말로 해서 관심 좀 주세요-란 표현과 같은 말입니다.) 욕이고 뭐고, 대안이 있고 없고 상관없으니, 얘기하고, 부딪히세요. 말한 만큼 책임을 질 각오는 하시는 것이 좋겠지만.. 🙂 일단 말하면 고민하게 되고, 자료를 찾게 되고, 생각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먼저 내세우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자료를 찾는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그게 나쁜 것이 아녜요. 그러다 생각이 좀 바뀌기도 하고, 더 나아지기도 하고, 뭐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게 되는 거니까요. 다만 우리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 더 열린 자세를 가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기왕이면, 서로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구요. 자기가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인류 역사에서 항시 존재했던, 황귬률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때문에 악플을 거절하진 않겠습니다. 그 정도의 배짱은 늘상 단련하고 있습니다. 무반응보단 악플이 낫습니다. 관심 주십시오. 그리고 얘기합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 단, 이런 말 했다고 블로그 털러오시면, 그건 정말 곤란합니다.. 🙂 (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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