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책 한 권 사주려고 강남 교보문고에 들렸다가, 원하는 책이 보이지 않아서 직원분에게 찾아다 달라 부탁한 후, 기다리고 있다가 우연히 집어들게된 책. 책이 랩핑되어 있어서 볼 수도 없었지만, 사진 속 강아지가 뭔가 말을 거는 것 같아서… 그냥 집어들고 같이 값을 치뤘습니다.

그게 보름 전 일, 오늘 밥 먹으면서 가볍게 읽을 거리 찾다가 집어들었는데… 원래는 조금 읽다가 나중에 계속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손에 잡고 있었네요. 예, 이 책은 유기동물에 대한 보고서, 아니 사진집입니다. 일본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온, 그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책에는 앞서 말했듯 사진집입니다. 그리고 이 안에는 개와 고양이의 모습이 가득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아이들, 하나같이 목줄을 하고 있는, 내게 원래는 가족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아이들이지만… 곧, 죽어갈, 그리고 지금은 세상에 없는 아이들이기도 합니다.

살려고 태어났다가, 인간에게 버림받아 죽어야만 하는 생명들. 죄 지은 것 하나 없이 사라져야 하는 생명들. 고다마 사에-가 이 책에 담긴 사진을 찍게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이 사진집을 통해 지은이가 묻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아이들이, 대체 왜 죽어야만 하나요?”

▲ 왜 이 아이가 죽어야 하나요?

동물을 버린 사람들은 108가지의 이유를 댑니다. 아파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이사가서, 이웃이랑 싸워서, 애가 태어나서, 늙고 병이 들어서… 그런데, 이 아이가 왜 죽어야 하나요?

▲ 왜 이 아이가 죽어야 하나요?

▲ 왜 이 아이가 죽어야 하나요?

▲ 왜 이 아이가 죽어야 하나요?

솔직히 이런 책인줄 알았다면, 보지 않았을 겁니다. …마음이 힘들어지거든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정도껏이지, 이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상처받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기적인 말이겠지만, 누구도, 죽어가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길에서 잡혀온 아이들만큼, 집에서 키우다가 버려지는 아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그런 사람들이 직접, 유기동물보호소로 아이들을, 처분해 달라고 가져온다고 합니다.

▲ 10살 먹은 포메라니안 암컷. 버리러온 주인의 한마디는
“늙은 개 뒤치닥거리 하기 싫어서”

▲ 일본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오는 개의 33%, 고양이의 80%는 어린 아기들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한 가정집에 태어난 네 명의 아이들중 두 명.

▲ 아이들은, 이렇게 마대자루에 넣어져서, 가스실에서 살처분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사랑은 알고보면 의리라고. 그건 책임질줄 아는 것, 약속을 지킬 줄 아는 것, 그런 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의 무거움을 아는 일이기도 합니다. 책임을 진다는 말 앞에는 항상, (어려움이 있더라도) 라는 말이 숨어 있으니까요. 그건 늘상 우리가, 살면서 계속 배워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건,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겝니다. 귀여우니까 대뜸 사왔다가, 필요없어지면 그냥 갖다버리는, 그런 건 더더욱 아닐겝니다.

나무도, 새도, 개미도, 개도, 고양이도….
그 어떤 생명체라도…
그들 본연의 수명만큼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다가 갔으면 좋겠습니다.

– 임순례 감독, p58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
고다마 사에 지음, 박소영 옮김/책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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