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지도 않고 사지 말라는 프리뷰, 어떻게 봐야할까?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게 된 것은, 예전에 썼던 엑스노트 X300 글에 붙은 아래와 같은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가격은 소니 바이오X와 같군요. 가격, 성능, 배터리 시간, 무게, 해상도 모든 점에서 바이오 X보다 열등하면서 가격은 엇비슷하네요;;;; LG의 가격정책에 당혹스러운 감정이….

엥? 가격이 엇비슷하다구요? 그것도 바이오X랑?

… 사실 이전에 달린 댓글부터 나는 차라리 바이오x로 가겠다! 하시는 분들이 한 두분 계시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가격이 비싸서 그러시는 거니-하고 있었습니다. X300의 가격도 비싸게 여기는 저 같은 보통 사람들은(?) 바이오X는 꿈꿀만한 물건이 못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비싼데 더 비싼 것으로 가겠다? -_-a

아무튼, 조금 이상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정말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제가 발견한 것은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두 분의 글입니다. 두 분 다 네이버 파워 블로그로 등록되어 있네요.

두 분의 글 구성은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론 동일합니다. LG X300 소개, LG X300과 소니 바이오X의 스펙 비교, 결론으로 ‘차라리 바이오X를 사겠다’ 라던가 ‘X300 절대 안산다’의 도출. 에피타이저로 X300 광고는 맥북 에어 광고 표절이라고 가뿐히 씹어주면서 마무리.

좋습니다. 까는 거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걸요. 🙂 X300이 생각보다 고가로 출시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스펙상 여러모로 바이오X에 대해 뒤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X300의 가격 정책에 대한 불만은 이전에 X300 출시 사실을 알려드리면서도 밝힌 적이 있습니다. … 저 역시 누구 못지 않게 가격에 민감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네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프리뷰를 벗어났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리뷰는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거나, 가볍게 겉만 본 상태에서 작성하게 되는 글입니다. 따라서 그 내용도 일종의 ‘인상 비평’을 벗어나기 어렵고, 해당 제품에 대한 가벼운 맥락적 설명을 곁들이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위 두 분의 글은, 그런 일반적인 프리뷰를 벗어나 있습니다.

출시가와 실제 판매가를 비교한다?

가장 이상하게 느꼈던 것은 제품 출시가와 실제 판매가가 비교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히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_-; 출시가와 실제 판매가가 다른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고… 보통 출시 이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따질때도 출시가격이 이 정도면 이 정도에 팔릴테니, 경쟁력이 있다 없다-를 논하는게 일반적인데요.

예를 들어, 블루오션님은 아예 스펙에 이렇게 비교를 해놓았습니다.

저 스펙 비교에 표시된 가격은 LG 엑스노트 X300 상위 기종의 출시가와, SONY 바이오X 하위 기종의 최저가입니다. 글에는 똑같이 Z550 CPU를 사용하는 것으로 기록되었지만, 실제론 Z540을 사용하는 녀석(바이오X)과 Z550을 사용하는 녀석(X300)과의 비교이기도 합니다.

독거노인님은 스펙에는 출시가를 함께 명기하면서, 대신 바이오X의 현재 온라인 최저가를 들이밉니다. 그리곤 두 가격의 차이가 20~30만원 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이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다. 따라서 LG가 스스로를 바이오X와 동급으로 생각하거나,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출시 이후, 실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은 아래과 같습니다.
어차피 저 최저가들, 현금 구매 가격이라 별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이제 가격이 34~43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그럼 다시 바이오X 버리고 X300 살만해 지는 건가요?

… 물론, 정답은, 당연히 아닙니다. 노트북 구입은 그런 식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인 애정이 있어도 리뷰어라면, 프리뷰에 그런 식으로 쓰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소니 바이오x가 179만원/ 219만원으로 나온 것은 그저 아쉬운 거고, LG X300 139만원/159만원으로 나온 것은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거나, 소니와 동급이라 착각하고 있는 건가요?

써보지도 않고 절대 구매하지 말라고 한다?

압니다. 사실 써보지도 않고 제품 구매를 말릴 경우가 있긴 있습니다. 하나는 써본 사람들의 평가가 정말 안좋을 때. 써본 사람들이 안좋다더라-하면서 말립니다. 다른 하나는 어떤 사양이 기본이 안되어 있을 때. 예를 들어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거나, PMP인데 컨버팅하지 않으면 영상을 볼 수 없다거나- 그럴 때는 일단 말리고 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프리뷰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애시당초 리뷰도 아닌 프리뷰에서, 다른 제품과 스펙 비교하는 일 자체가 별로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써봐야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어보지도 않고 이거 먹어봐, 먹지마- 할 수는 없잖아요? 그거 되게 비싸더라-라고 할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노트북은 스펙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게 사람들이 노트북 리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실제 사용자가 그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어떤 경험을 얻게 될 지, 스펙으론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말 나온김에 소니 바이오X 얘기를 해 볼까요? 앞서 두 분은 무게, 두께 등등을 들면서 차라리 바이오X가 낫다고 얘기했지만, 과연 실제 사용자들도 그럴까요?

  • 왜 소니 바이오X의 사용자중 많은 사람들이 윈도 7을 윈도 XP로 다운 그레이드 시켜서 사용할까요?
  • 64GB 모델의 경우 SSD의 문제 때문에(?) 실제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지디넷의 X300 기사에서도 나온 문제입니다.
  • 팬의 소음이 크진 않지만 분명히 있고, 보통 팬이 돌아가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도서관이나 고시원에서 사용하기에는 눈치 보인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 키보드는 어떻구요? 적응하면 된다지만 오른쪽 쉬프트키가 작아 타이핑에 애를 먹는다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들, 과연 스펙만으로 알 수가 있는 일일까요? X300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겁니다. 프리뷰에선, 스펙만 확인해선 당연히 그 부분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상은 다들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 그런데도 독거노인님은 프리뷰에 이렇게 적습니다.

… 이상하거나, 아니라면, 너무 오버 하셨습니다. 바이오X와 비교없이 X300 가격 비싸다, 넷북이 이 가격이라니, 살만하지 않다-라고만 하셨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그 정도야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바이오X가 더 낫다거나 절대 사지마라라는 이야기로 이어지나요…-_-;;

X300을 써.보.지.도.않.고.서.말.입.니.다.

…뭐, LG는 소니보다 못한 등급의 회사이기 때문에, 그 가격을 받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것으로 밖엔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긴 없습니다. 그때부턴 신념 -_-a의 문제이기 때문에…

프리뷰는 프리뷰에서 끝내자

프리뷰는 프리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프리뷰는 프리뷰에서 끝나야 합니다. 정말 저런 비교가 필요했다면, 그땐 당연히 리뷰를 해야합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리뷰한 자료를 인용하거나요. 제가 납득가지 않는 부분도 바로 그 것입니다. 대체 왜 프리뷰에서 이런 억지스런 비교가 행해져야 하는지…

지난 CES2010 전시장에선, MS 부스에서 X300과 바이오X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둘 다 만져볼 수 있었고, 가벼운 테스트도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둘을 비교하거나 깍아내리는 글은 안썼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못씁니다. 뭐 얼마나 만져봤다고 그 둘을 비교하나요.

X300과 바이오X를 비교해보는 것은 재밌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프리뷰는 프리뷰로 끝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뭐, 저는 기왕 이렇게 된 것, 기회가 닿으면 한번 비교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 그 전에 우선, 바이오X를 빌려주실 분들부터 찾아야 겠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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