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좋은 사례가 있다. 파파라치들의 추적을 피하다가 지난 2003년 사망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한겨레 신문 곽윤섭 기자는, 작년 ‘논쟁이 있는 사진’이란 꼭지에서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몬 것이 파파라치인가(링크)‘라는 글을 통해,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의미에 대해 이미 다룬 적이 있다.
찍을 수 있는 권리의 경계는 어디인가
먼저 분명히 하자. 연예인의 사생활도 분명히 존중받아야 한다. 비록 유명인이나 공인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 공개적인 삶을 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할지라도, 거기에도 넘지말아야할 선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곽윤섭 기자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그 선의 기준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사생팬은 단순한 팬 활동이 아니라 파파라치 활동, 다시 말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사생활을 찍는 활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이름부터가 사생이니…). 그들은 그들이 따라다니는 스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다.
…아니라고? 그럼 다이애나 파파라치가 다이애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본다면, 솔직히 JYJ의 기분이 이해는 된다.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조차, 조금 어이 없어서 -_-; 이런 글을 쓰고 있을 정도이니. 자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JYJ도 나쁘고 사생팬도 나쁘다는 양비론? 솔직히 상관없는 사람에겐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긴 하지만….
양비론으로 끝나면 다시 되풀이 된다
하지만 양비론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양비론으로 끝나면 이런 일들은 다시 되풀이 된다. 아니, 애시당초 사생팬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여러번 남의 사생활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인 적이 있었다. 아주 많다. 기억나지 않는가? ‘타진요 사건’이.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란 이유로, 그 정도 사생활 침해나 고통은 감내하라고 아주 당연한 듯 말하던 어떤 이들이?
우리는 이미, 눈 앞에 그 사람이 없다고, 그 사람이 유명하다고… 그런 이유를 들어가며,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영역을 까발리고 파헤치는 짓을, 너무 많이하고 있다. 어쩌면 사생팬들은, 그런 우리들의 욕망이 오프라인에 구현된 것이라 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위 링크에 실린 곽 기자의 글에 동의한다.
모두 각 분야의 유명인이니 감히 공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공인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사생활을 쫓고 까발리는 것은 파파라치들이나 하는 짓이다.
…
타블로는 학력위조의 의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이 사이트를 개설하여 맹공을 퍼부었다. 그 과정에서 타블로의 가족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때 이미 누리꾼들은 도를 넘어섰다. 파파라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중에 경찰이 조사해서 모든 의혹이 밝혀졌을 때도 그들은 사회정의를 구현하기라도 한다는 듯 진실규명을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냥 황색저널리즘을 둘러싸고 윙윙거리는 모기처럼 찌질한 파파라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JYJ가 다이애나처럼 되길 원하지 않는다. 넘지말아야할 선은 넘지말라.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지 말라. 대접받고 싶은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은, 옛부터 전해내려온 인간 관계의 황금률이다.
* 이번 파일을 공개한 모 언론(?… 그렇게 불러주기도 아깝다.), 니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사실 어쩌면 가장 욕먹어야할 곳은, 여기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