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의 반전, 4페이지 미스테리

어릴적, ‘신선함을 드립니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2-3페이지에 걸쳐서 짧은 SF 한편이 끝나는데, 너무 재밌어서 ‘나도 이런 글을 쓸거야!’라고 생각했었지만… 절대 안됐죠. -_-; 그리고 나중에, 이런 글을 엽편(또는 초단편 소설)이라 부른다는 것도 알게됐습니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이런 엽편들을 좋아합니다. 군더더기 없고, 반전은 필수도, 온갖 설정은 다 갖다 붙일 수 있고… 마치 영화 다이제스트를 보는 느낌.

하지만 모든 엽편이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짧은 엽편에 아이디어 하나씩을 쏟아붇는데, 그게 쉬울리가 없지요. 위의 책을 쓴 호시 신이치-도 가끔 그랬고, 호시 신이치를 따라 엽편을 쓰는 작가들 역시 억지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재미있는 엽편 소설집을 한권 만났습니다.

…바로, “4페이지 미스테리”

『4페이지 미스테리』 전자책 링크

엽편 소설의 구성이지만 내용은 추리물입니다. 어떤 것은 오싹하고 어떤 것은 허탈합니다. 어떤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구요. 하지만, 재밌습니다. 초단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고, 반전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나름 추리를 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하면서 읽기에 참 좋습니다. -_-v 한편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분도 안되기 때문에, 짬짬이 한두편씩 읽으며 다니기가 편합니다. 특히 일본 지하철에선 테터링을 해가도 전파가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읽을거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꽤 좋았습니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나 가벼운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 가볍게 읽을 것을 찾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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