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를 빼고, 집에 있는 전자책 리더기는 모두 5대입니다. 아마존 킨들 페화, 리디 페이퍼프로, 교보 샘, 알라딘 크레마 그리고 북큐브 B815. 이 가운데 메인 기기인 페이퍼 프로를 빼면 사실상 창고 방치 상태. 그나마 쓸만한 크레마를 제수씨에게 주고 나니, 킨들은 콘텐츠가 없어서, SAM은 사실상 지원 종료인데다 제가 교보 문고 SW에는 이제 이를 갈아서, 북큐브 역시 지원이 공식 종료되어서… 안쓰고 있죠.
그러다 이번에 나온 크레마 G를 보고 충격 받아서, 다시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하아. 2010년에 나온 물건인데도 괜찮네요. 옛날 휴대폰에서 쓰던 24핀 충전기를 써서 충전하는 제품이라, 오랜만에 휴대폰 충전기도 어렵게(…) 구해서 충전해줬습니다.
이젠 느리겠지 했는데, 왜인걸, 잘 동작합니다. 사실 요즘 제품이랑 큰 차이 못 느낄 정도에요. 시장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독점이란게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하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니 느려서 고마워-라고 해야하나요. 지금 써도 괜찮은 제품(…)이 되어 버렸으니.
디자인만 보면 허접한 크레마G보다 백배 낫습니다. 어떻게든 고급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달까요. 헤어라인도 넣어주고, 버튼 조작감도 괜찮습니다. 사실 터치 기능이 없어서 그렇게 된 건데(…) 단순 조작감만 따지면 이게 더 낫습니다. 편해요. 오히려 직관적이고. 제가 구세대라서 그런 건지도 모릅니다만.
사실 다르게 쓸 수도 있는데, 북큐브 B-815를 안쓰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론트 라이트가 없거든요. 처분할 기회는 있었어요. 북큐브에서 전자책 리더기 서비스 종료할 때 보상도 해줬는데, 2만원 캐쉬 받느니 그냥 가지고 있는게 낫겠다-싶어서 가지고 있게 됐습니다.
아무튼, 이 제품을 만져보니, 요즘 전자책 리더기 상황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2010년에 이만한 기기를 팔았으면 이젠 좀 나아지거나 태도를 바꿔도 좋을 듯 한데. 이번 크레마G는 솔직히 허접해요. 전자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끌만한 매력이 없달까. 오죽하면 내놓은 장점이 중력 센서 달아서 위아래로 화면이 알아서 뒤집어져요…입니까. 슬프게.
어쨌든 이 제품은, 앞으로 종종 써 볼 생각입니다. ‘왜 잠을 자야하는가’를 읽고 받은 충격도 좀 있고, 기기 자체가 지금 써도 예쁘네요. 열어보니 또 안에 담아놓은 책이 수십권(…) 있어서, 여기에 웹에 있는 글이나 요약본 사이트 글만 넣어둬도 읽을 거리는 모자라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 이렇게 또, 쓰는 기기가 늘어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