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이패드, 애플TV, 그리고 티빙의 미래

미국 시간으론 3월 7일, 한국 시간으론 티빙 1주년이 되는 3월 8일, 그동안 아이패드3라고 불려졌던 애플의 새로운 태블릿PC, 뉴 아이패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뉴 아이패드는 기존에 흘러나왔던 루머와 거의 동일한 사양으로 나와서, 제품 자체로는 매력적이지만 사람들에게 ‘와우’라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요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더 일으키고 뭐고 할 것도 없죠. 이건 애플의 규칙(?)대로 새로운 라인업의 세번째 제품, 그러니까 가장 완성도가 높아진 제품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신규 라인업에서 첫번째 두번째 제품은 테스트용 제품일뿐…(응?)

이런 변화는 사양만 따져봐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이 들어간 것은 별로 없고, 기존에 있던 기능들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로 ‘본격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해상도는 무려 2048×1536. 무게와 두께는 약간 늘었지만(그래봤자 아이패드1에 비하면 얇고 가볍습니다.), 배터리 시간과 가격은 동일. 거기에 4G LTE를 지원합니다.

개인적으론, 그동안 아이패드를 이용해 사진 찍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기에, 아이패드2에 달린 후면 카메라가 겨우 90만화소 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신기합니다만….

그런데 뉴아이패드보다도 제 관심을 끌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애플TV의 등장. 뉴 아이패드 발표 이전의 시간 떼우기(?) 제품에다, 이 제품 역시 마이너 업그레이드에 가깝기 때문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이긴 하지만… 제겐 왠지, 은근히 걸리더군요.

앞서 말한대로, 애플TV는 별로 변한 것이 없습니다. 핵심은 1080p 풀HD 해상도의 지원. 그 다음 커버플로우 유저 인터페이스 적용. 아이클라우드 접속 가능. 넷플릭스, 유튜브, 비메오등의 서비스 사용 가능. 아이폰, 아이패드등을 이용한 에어플레이 기능.

그래요. 1080p 지원을 빼면 크게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음, 뭐랄까요. 이 촉이 곤두서는 느낌은, 뭐죠?? -_-^
애플이 그동안 고전하고 있었던 비디오 시장에 야금야금 접근하려는 듯한 이 느낌. 음, 뭔가 관자놀이를 쿡쿡 찌르고 있습니다. 어이, 뭔가 지금, 애플이 장난치려고 하고 있다고-.

사실 1080p 지원은 그동안 애플TV 사용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것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직 1080p 영화가 많지는 않지만(동영상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HD급 동영상은 대부분 720p 입니다.), 분명히 블루레이등에서는 1080p를 지원하고, TV도 1080p를 지원하니… 애플TV를 이용해서도, 풀HD 동영상을 보고 싶다는 요청은 끊이지 않았을 겁니다. 큰TV로 보면 화질은 확실히 차이나거든요. 비교해서 봐야 알기는 하지만…

그리고 뉴아이패드는 2048×1536 이라는, 그동안 10인치급 디스플레이에선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던 초고해상도 화면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1920×1080이라는 풀HD 동영상을 해상도 손실없이 다보여주고도 남을 사양의 디스플레이를. 오케이. 이제 대부분의 iOS 제품에서 고해상도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애플TV의 인터페이스는 리모콘 조작이 훨씬 쉬워졌다고 합니다. 아이클라우드를 지원하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찍은 영상을 별다른 수고로움 없이, 바로 애플TV를 통해 TV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PC에 담겨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불러오는 것도 간편해졌습니다. 앱스토어에서 구입한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원래부터 가능.

미러링과 듀얼스크린 기능도 지원합니다. 미러링은 지금보고 있는 아이패드의 화면을 그대로 복사해서, TV 화면에 크게 보여주는 것이고- 듀얼 스크린은 하나의 앱을 TV와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기기를 활용해 2개의 모니터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폰에서 티빙을 볼 때, TV에서는 TV화면이 나가고 아이폰 화면은 리모컨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간단히 말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애플TV만 사면, TV를 바로 아아폰이나 아이패드처럼 활용할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애플에서 굳이 TV를 제작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99달러짜리 애플TV만 사면, 세상 모든 TV가 애플사 제품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거니까요.

…제 두근거림, 그리고 불안감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애플은 뉴아이패드 발표와 함께, 자신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디바이스(PC, 노트북,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터치)에서 비슷한 동영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었습니다. 마치 mp3 파일 하나만 있으면 기기를 가리지 않고, 어느 기기로나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이용해 아주 간단히 TV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손에 넣었습니다.

▲ 뉴아이패드와 애플TV가 있다면, 이런 형태의 게임 경험이 가능해집니다.

▲ 동영상을 볼 때도 더 간편하게! (위는 VEVO)

애플의 이 같은 변화속에, 오늘 1주년을 맞은 한국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은 또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사실 지난 1년간 티빙이 걸어온 길만 해도 보통 길은 아니었습니다.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많은 영상을 다른 이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티빙 에어도 공개했습니다. 지상파 3사와의 콘텐츠 협상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주요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패드와 스마트TV에선 상당히 호평받고 있는 주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대신 문제도 여전합니다. 유료-인것은 문제가 아니구요 ^^. 스마트TV에선 좋은 편이지만, 다른 디바이스에선 아직 화질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콘텐츠 수급은 올해부터 시작이라 볼 수 있고, 인터페이스도 마냥 편하진 않습니다. 애플TV와 같은 외부 플레이어를 어떻게 지원할지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자, 열심히 해서 겨우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위의 문제에 더해 이번엔 고해상도-_-와 에어플레이-라는 복병을 만난 셈입니다. 한국에 당장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뭔가 환경 변화가 시작된 것은 사실. 굳이 애플의 콘텐츠 시장에 들어갈 필요도 없고, 애플에서도 굳이 한국까지 들어올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변화된 환경에 맞춰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요즘 세상에선 매섭게 내쳐질지도 모르는 것이 사실.

참, 인생살기 힘듭니다. 그렇죠? ^^

사실 대안은 뻔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 새로운 기기에 발맞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여러가지 디바이스와 통신망 상황에 맞춰 동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이용자 분들이 편히 쓸 수 있도록,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하는 것. … 거기에 더해, 여러 통신사, 콘텐츠 권리를 가진 회사, 기기 제조사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가져갈 수 있도록 관계를 잘 맺는 것. 일종의 정치까지…

다시 말하지만, 인생 살기 참~ 힘듭니다. ㅜ_ㅜ

그래도 티빙, 언제어디서나 즐겁게 TV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잘 달려왔습니다. 1년이란 시간을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것을 해낸 겁니다. 거기에 언제나 끊임없는 실험 정신도 보기 좋구요. 분명 뉴 아이패드의 출시는 태블릿PC 시장의 환경을, 그리고 몇몇 나라에선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상황을 계속 바꿔놓을 겁니다.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정면 돌파하는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티빙의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왠지 뉴 아이패드와 애플TV를 소개하려고 시작한 글이 티빙 1주년 축하글로 끝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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